나 뿐입니다.
나를 아는 사람 중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은
아마 부모일 것이다.
그리고 형제 자매일 것이다.
힘이 들때
가장 큰 위로가 되는 것이
가족인 이유는,
그 이름이 가족이기 때문이 아니라,
언제나 무조건
내 편이 되어주기 때문이 아니라,
나를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 하는 말들이,
내 가슴속으로
더 깊이 들어오기 때문은 아닐까?
같은 위로의 말을 하더라도,
라디오 클로징 멘트에서
"여러분 오늘도 힘내세요!"라고 하는 말과,
여동생이 "언니, 힘내"라고 하는 것은
천지 차이다.
같은 위로의 말을 하더라도,
돈 많이 버는 유명한
동기부여 강연자가
"여러분, 힘든 것은 다 지나갑니다!"라고 하는 말과,
아버지께서 "아들아, 살아보니 힘든 것은
다 지나가더구나."라고 하는 것은
천지 차이다.
모두 진심 담아서 하는 것이지만,
그 농도가 다른 것은,
혈육이라서,
더 가까운 사이라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혈육이라도,
내가 힘들때 상처주는
경우는 너무나 많다.
위로가 그 사람의
가슴 깊이 닿으려면,
그 사람을 잘 알고,
깊이 이해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 같다.
물론, Free Hug가
한창 유행했을 때,
우린 낯선이에게서도
위로와 격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보통의 경우에는
우리를 아주 잘 아는
사람이 하는 말이
더 깊이 들어가고,
치유가 시작된다.
나를 잘 아는 친구 녀석이
"니가 그랬을 정도면
오죽 힘들었겠냐.
안 봐도 알 것 같다."
라는 말을 한다면,
우린 너무 고맙고
위로를 받아서
눈물이 나지 않겠는가?
나에게 가장 큰 위로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나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모든 것을 다 봐왔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항상 깨어 있는 의식으로,
나 자신을 바라보는
나 자신이,
나 스스로에게
건네주는 따뜻한 위로가
가장 큰 힘이 될지 모른다.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으니까....
신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느 날 신이 나타나서
"네가 고생한 거,
네가 노력한 거
다 안다.
많이 힘들었지?" 라고
말한다면
얼마나 눈물 나겠는가.
모든 것을 다 알고,
모든 것을 다 이해하고,
건네는 짧은 한 마디는
우리의 가슴을
가득 채울 수 있다.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나,
그래서 모든 것을
비난하고,
질책할 수 있는 내가,
그렇게 하는 대신,
괜찮다고,
그럴만했다고,
멋지다고,
고생했다고,
수고했다고
건네는 위로의 말 한 마디는
미래의 우리를
어떤 존재로
바꿀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