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17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내가 만날 '나'의 나이를 알아야

그때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by 영순 Feb 21. 2025
아래로

내가 '나'를 만나야하는

절대적인 이유는

내가 나에게 해줘야했던

인정, 격려, 위로,

칭찬, 사과, 감사를 

늦었지만 꼭 해주기 위함이다.




부채가 너무 많이 쌓여,

지금 내 마음이

너무 힘들고 황폐해졌기에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혈육이라도,

정확히 내가 원하는 바를

그들은 모두 알 수 없고,

안다 해도 나에게 필요한 만큼,

필요한 때면 언제나

부어주지 않기에




내가 힘든 것은

외부의 조건이나 환경이 아니라,

응당 받아야 했던 

마음의 여러 보상들을 받지 못하고

너무 먼길을 달리기만 해서 

그런 것은 아닐지 돌아본다.




나에게

과거의 내 마음에게

소중한 것을 주려면,

나를 만나야 하는데,

그러려면,

나의 '나이'를 알아야 한다.


어느 때의 내가

가장 마음 아팠는지,

가장 두려웠는지,

가장 추웠는지 말이다.




정신분석 심리치료에서,

아주 오랜 기간 동안,

끈질기게 원인을 파악하고,

부모의 잘못을 파헤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길이다.


우리에겐 그걸 파헤칠

시간이 없다.




우리는,

가장 따뜻한 마음의 선물이 필요한,

나의 과거 '나이'만 알면 된다.


그렇게 내 나이를 알게 되면,

우리의 뇌는,

그때의 내가 느꼈던 감정을

고스란히 소환한다.


그때의 내가 되는 것이다.




뇌는 얼마든지 상상만으로도,

그때의 감정을 느낄 수 있으므로,

우리가 치유, 위로, 격려를 해주어야 할,

과거의 나를 만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과거의 내 '나이'다.




원인을 분석하고 

부모의 잘못을 파헤칠 이유가 

전혀 없다.


만약, 다친 아이가

길거리에서 울고 있다면,

누가 원인을 묻고,

부모에 대한 이야기를 

오래 듣고 있겠는가?


그 아이가 다친 곳의 치료와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빠르게,

그리고 안전하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는가?




과거의 나를 만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원인도, 원인제공자도,

책임소재도 다 필요없다.


아파하고 있을 나에게,

울고 있을 나에게,

추워 떨고 있을 나에게,

치유에 필요한 

모든 따뜻한 것들을

안겨주면 된다.




가만히 상상해본다.


누군가의 말로,

누군가의 행동으로,

내가 가장 아팠던 때를,

그리고 그때의 감정을 

잠시 느껴본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따뜻하게 바라본다.


말을 건네고

웃어주고

인정해주고

뭐 그런 어렵고

복잡하고

닭살돋고

거부감드는 행동 말고


그 때의 내가 느끼는 감정,

그것을 가만히 지켜본다.

따뜻하게...


그러면, 지금 나의 나이를

인식하게 되고,

그때의 나는 너무 어렸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고,

그걸 바라보는 지금의 나는 어른이고,

그때의 나는 어린아이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때, 나는 어른으로써

아이인 과거의 나를

위로해주고,

안아주고,

치유해줄 수 있는 것이다.


그저, 가만히 느끼면서

바라보면 된다.


따뜻한 시선으로...


이게 바로,

책에서 알 수 없었던

나 스스로 알아낸

나를 만나는 방법이다.


이전 07화 나를 전부 아는 그는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