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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 뛰어넘을 수 있을까?

<붉은 수수밭> 작가 '모옌'의 <개구리>를 읽다

by 하루 Mar 19. 2025


 이번 도서는 <붉은 수수밭>으로 유명한 작가 '모옌'의 <개구리>를 읽었다.

 기존에 읽던 서양문학과는 다른 중국만의 대륙적 기질과 중국인의 독특한 문학적 특색이 글 속에서 느껴졌다. 


<작품의 특색>

중국 산하제한인 '계획생육'은  역사적으로 비판을 받아온 민감한 문제였다.

그 역사적 사건의 실제 인물이었던  산부인과 의사 고모를 모델로 쓴 '완신'의 이야기이다.

작가가 세월이 흐른 뒤 고모의 이야기를 쓸 수 있었던 것은 역사를 쓰는 것이 아니라 소설이므로 가능했다.

소설은 사람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고, 작가는 "사람을 똑바로 보고 쓴다"라는
창작 이념으로 <개구리>를 썼다.


'커더우'라는 화자가 일본인 '스키타니 요시토'에게 편지 형식으로 고모에 대한 서사를 펼치고. 작품 후반엔 커더우가 연극을 하기 위한 대본까지 쓰여있는 (서간체+연극 대본) 독특한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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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모옌 중국인 최초 한국 만해 대상 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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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벨상 수상작가 '위화' 칭송글 챗GPT로 썼다 고백


<전체 줄거리>

서양의학을 배운 큰할아버지는 팔로군 군위관을 지낸 혁명열사로 부상자들을 수술해 준 지하 병원 창설자이고. 할머니는 산모의 안전과 건강한 태아를  우선으로 하는 산파였다. 두 분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고모는 신식의술을 배워 고향에서  전도유망한 신여성산부인과 의사였다.  그 시절 마을에서는 전문적인 의술이 없는 늙은 산파들에게 아기를 받았다. 산모와 아기의 안전뒷전이고, 출산만을 강요했던 시절.  고모는 그들의 안전을 위해 출산책임졌던 존경받는 의사였다.

능력 있는 왕 씨 가문의 일인자 고모는 '왕샤오티'라는 공군 조종사와 사랑을 나누고 약혼을 했으나 타이완으로 망명을 한 약혼자'왕샤오티'로 인해 반공분자라는 의심을 받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고구마 농사가 풍년이 들고 성욕도 왕성해지자 국가에서 '계획생육'이란 정책이 실시되었다.

고모는  '왕샤오티'때문에 추락한 자신의 체면을 다시 찾고자 '계획생육' 정책에  참여하고 남자들의 정관수술과 여자들의 임신중절수술에 적극 앞장선다.

그 첫 번째 대상이 조카 커더우의 아내 '왕런메이'이다

 왕런메이는 첫째 딸을 출산했으나 남편 커더우 몰래 고모가 출산 때 끼워둔 루프를 위안싸이에게 가서  빼고  둘째를 임신한다.

그 사실은 안 고모는 끝까지 쫓아가 왕런메이를 찾아내고, 출산을 막는 과정에서 산모는 죽음을 맞는다.

두 번째 대상은 '왕단'이다

왕단은 조카 커더우의 절친 천비의 아내이다

왕단도  도망가다  끝까지 쫓아가 막는다는  고모의 신념에 굴복하고 결국 목숨도 잃는다.

이 일로 마을에서  신식 의사로 존경받던 고모는 '살아있는 염라대왕'이라는 오명을 받는다.

왕런메이의  죽음으로 조카 커더우가 혼자가 되었고, 간호사 사오스쯔가  조카 커더우를 좋아한 사실 안

고모는 둘의 결혼을 성사시킨다.

고모와 함께 계획생육에 앞장섰던 스쯔는 고모의 제자로 임신이 어렵다. 그러나 아이를 갖고 싶은 스쯔는 남편 커더우에게 대리모를 추천한다. 대리모는 다름 아닌 친구의 딸 '천메이'다. 천메이는 아버지를 구하다 얼굴에 화상을 입은 처녀다. 천메이는 대리모로 임신을 하고 출산으로 아이를 건네줘야 하는 상황에 자신의 아이에게 큰 모정을 느끼고  대리모를 신청한 스쯔와 분쟁에 휩싸인다. 아이에게 집착한 천메이보다 아이를 안쓰러워한 스쯔가 생모라고 판단하는 아이러니를 보인다. 계획생육에 앞장선 여자라도 본인이 결혼 후 출산과 탄생의 기쁨은 경험하고 싶은 여자의 모성이 아닐까?

그렇게 시간이 흘러 결혼도 안 하고  나이 든 고모는  오직 사람 인형만을 만드는 '하오다서우'라는 공예가와 결혼하는데 두 사람의 인연도 의미가 있다

 출산을 말리던 산부인과 의사와 인형이지만 사람 모습을 본떠 출산 같은 인형을  만드는 하오다서우의 만남은 숭고하다. 계획생육으로 수많은 아이들의 탄생을 막았던 고모가  상상한 아기는  임신을 비유한 것 같고,  인형을 빚는 하오다서우의 공예 솜씨는 출산 같다. 둘은 그렇게 사람 인형을 만들며 말년을 보낸다.

 하오다서우의 사람 인형은 똑같은 것이 하나도 없으며 사러 오는 사람에게 값을 안 받고 산사람이 알아서 돈을 지불한다. 또한 인형을 보고 가질 수는 없으며 보지 않은 상태에서 항아리에 든 인형을  갖게 되는 게 꼭 부모와 자식의 인연을 보여주는 부분 같았다.

그렇게라도 역사 속에서 저지른 실수를 모면하려는 나이 든 고모의  뼈저린 반성 아닐까?


산하제한이 인구 팽창이라는 어쩔 수 없는 시대의 요구에 의해  실시된 정책이지만 생명윤리에 대한 비판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특히 여자는 호적에 오르지 못하고 '어둠의 자식'이 되는 문제는 심각한 인권유린이다. 경제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생명의 탄생조차 법으로 막은 역사 속에서  탄생의 경이로움을 꿋꿋이 지켜온 민중의 강한 생명력이 대단하게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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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구리(화자 이름  '커더우' 뜻이기도 함) ㅡ개구리의 강한 번식력을 출산에 비유함


<나의 소감>

시대마다 요구되는 국가의 정책이 다르다.

 정책에 희생자는 당연 사람과 사람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1960년대부터 시작한 산아제한 정책은 1970년대  '둘만 낳아 잘 기르자'며 적극 홍보를 하였다. 그 시절은 60년대생 베이비붐세대와 70년대 산업화로 이촌향도라는 도시화가 심각한 인구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에 필요에 의한 정책이었다. 

 함께 사는 세상에 필요에 의한 정책은 부정적인 측면만 낳는 것은 아니었다.

 80년대까지 지속적인 산아정책은 '아들딸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와 '잘 기른 딸하나 열아들 안 부럽다'는  깊이 새겨있던 남아선호사상 계몽시키는 긍정적 효과도 있었다. 또한 아들을 낳기 전까지 출산해야 하는 여성의 고통을 막고, 적절한 가족계획은 아동교육의 질을 높이고, 남성의 정관수술은 적정한 가임기가 지났을 때 원치 않는 임신을 막을 수 있었다. 그로 인해 여성의 육체적 고통을 피할 수 있는 정책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임신과 출산에 대한  보편적 인식이 가계의 경제활동과 관련지어 결정  있다고 본다. 

현재 우리나라는 '인구 절벽'이라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적극적인 출산장려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강한 생명의 경이로움을  요즘 우린 보기 힘들다.

유모차에 아이대신 반려견이 있다. 경제적으로 부담이 덜 되는 선택이라 본다.


경제적 안정이 보장되지 않는 한 인구문제는 해결하기 어렵단 생각이 든다.

장려만 외칠 게 아니라  정부는 그 대상자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귀담아듣고,

 실질적인 대책과 적극적인 지원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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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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