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다음 변화, 그리고 그 첫 대화
머릿속이 복잡했다. 며칠째 떠나지 않는 생각 하나.
"이대로는 안 된다."
팀의 흐름이 정체되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 흐름을 바꿀 사람, '그 한 명'이 절실했다.
사실 나는 올 한 해 새로운 팀원 구성에 대해 계속 고민해왔고, 그게 바로 리더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사람들과 팀을 만드는 일.
박 팀장.
그를 처음 만난 건 작년 연말, 우연히 같이 저녁 식사를 한 게 전부였다. 이후 몇 번 복도에서 스쳐 지나가며 짧게 인사만 나눴다. 하지만 그 짧은 만남에도 그는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묵직하면서도 따뜻한 말투. 영업 현장을 꿰뚫고 있는 감각. 그리고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신뢰감.
그는 분명, 감사팀이 필요로 하는 사람이었다.
사실 감사팀은 기피부서였다.
“감사팀요? 누가 오고 싶어 하겠어요?”
우리 팀원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모두가 꺼리는 자리였다.
전임 팀장 시절에도 인력 영입을 시도했지만, 늘 실패했다.
하지만 나는 감사라는 업무의 본질을 알고 있었다.
단순히 규정과 프로세스를 체크하는 일이 아니었다.
사건의 흐름을 읽고, 사업을 꿰뚫는 통찰력과, 그 속의 사람을 이해해야 하는 일.
그동안 내가 그 역할을 해왔고, 이제는 그 일을 함께할 사람이 필요했다.
마침, 박 팀장이 맡고 있던 영업팀이 실적 악화로 인해 존속이 불투명하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조직 개편을 앞둔 지금, 이 타이밍을 놓칠 수 없었다.
나는 남대문에 있는 조용한 한방 찻집에서 그를 만났다.
간단한 회사 이야기로 말문을 열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팀장님, 혹시 팀의 변화가 생긴다면, 저희 팀으로 오시는 건 어떠세요?"
박 팀장의 눈이 순간 커졌다.
조금 놀란 듯했지만 곧 미소 지으며 되물었다.
"저요? ㅎㅎ"
나는 진심을 담아 말했다.
"감사팀에서 가장 중요한 건 현장과 사람을 아는 겁니다.
팀장님은 사업 경험도 많고, 직원들과도 교류가 많으시잖아요.
이 업무를 제대로 해내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이 팀에 와야 할 사람이 누굴까 오랫동안 고민했는데,
떠오른 사람은 팀장님뿐이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모시고 싶습니다.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제가 도울께요."
박 팀장은 의외라는 듯이 가볍게 웃더니, 긍정적인 표정으로 말했다.
"사실 저도, 팀이 해체된다면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었어요.
감사팀… 좋은 것 같네요. 그런데 제가 이동하면 TO가 늘어나는 건가요?"
"아... 팀장님 생각이 확고하다면, 제가 실장님을 설득해보겠습니다."
사실 나는 이 이야기를 실장님과 미리 상의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젠 해내야 했다.
이제 남은 일은 실장님을 설득하는 것뿐이었다.
찻집 문을 나서며 문득 깨달았다.
팀의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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