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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갈까?

태극권

by 청주체험가 Mar 19. 2025


세 번째 수업이다. 미투리 대신 신은 나의 워터슈즈~



새로운 전수자 선생님이 오셨다.

완전 1대 1 레슨이다.


북채 머리를 북 가운데를 향해 빠르고, 약하게 살짝 친다.


다시 빠르게 북 가운데 부분을 북채 전면 다 닿게 세게 팍쳐야 한다.



두둥

저 두 가지 동작이 마치 하나처럼 연결되어야 한다. 그게 한 번에 돼야 하는데.

백 번 해도 안됨.

팔이 점점 더 꼬인다.

너무 어려워. 도망가고 싶다.



진짜 0부터 다 잘못인가?

채 잡는 거부터..

청주 농악 너무 어렵다.

나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북을 쳐본 사람들이다.

내가 초보라 헤매는 것인

내가 박치라 헤매는

매우 심란해지기 시작했다.



가르쳐 주시는데

다른 악기소리에 하나도 들리지 않는다. 기운이 달린다. 기 빨린다.

오늘 나는 임자를 만났다.

기운이 쭈욱 빠지는 찰나



쉬는 시간. 북에 잠시 몸을 기대 본다.

도망갈까? 선생님이 도망갔다.


둥 × 둥둥 × 둥

 ×부분은 북을 치지 않는다.

둥쉼둥

연결하면 둥쉼둥둥쉼둥둥쉼둥

아 이건 또 엄청 헷갈림

둥 둥둥 둥 둥둥 둥



왕 지도자 선생님이  직접 오셨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직접 지도를 해주셨다. 아 초점이 흐려진다. 나의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오늘 선생님이 총 두 번 바뀌었다.

총 세명의 스승을 만났다.

청주농악의 난이도 최상위 학생임.

마지막 나의 스승님이다. 상모 돌리기를 준비  중이시다.



상모 돌리기 준비


이제 서서 뭔가 해야 된다. 청주 농악은 제자리에 앉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서서 넓은 공간을 점유하며, 서로 호흡하는 게 특징이자 매력이다.




태극권

북 치는 사람들은 몸으로 가운데 태극기 문양 만들고, 장구, 꽹과리는 밖의 원을 만든다.

상쇄의 주도에 따라 서있던 모두가 제자리에 앉는다.


꽹과리 지도자 : 상쇄라 한다.


팔 들어 올리며(만세 모양) 태극기!라고  소리로 외친다. 다시 상쇄의 주도에 따라 한꺼번에 일어난다. 가운데 태극기 문양을 만들었던 사람들은 장구와 꽹과리의 대열에 들어가 하나의 큰 원을 만든다.



오늘은 그래도 상모 돌리는 분이

막 흔드시고 해서 좀 기분이 나아졌다.

채찍으로 후두려 맞다가 이런 거 보니까 기분이 좀 풀림. 


북! 어려운 악기다. 누군가 북을 선택한다면

뜯어말리고 싶을 지경이다.



오늘 연습 장면.

집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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