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권
세 번째 수업이다. 미투리 대신 신은 나의 워터슈즈~
새로운 전수자 선생님이 오셨다.
완전 1대 1 레슨이다.
두
북채 머리를 북 가운데를 향해 빠르고, 약하게 살짝 친다.
둥
다시 빠르게 북 가운데 부분을 북채 전면 다 닿게 세게 팍쳐야 한다.
두둥
저 두 가지 동작이 마치 하나처럼 연결되어야 한다. 그게 한 번에 돼야 하는데.
백 번 해도 안됨.
팔이 점점 더 꼬인다.
너무 어려워. 도망가고 싶다.
진짜 0부터 다 잘못인가?
채 잡는 거부터..
청주 농악 너무 어렵다.
나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북을 쳐본 사람들이다.
내가 초보라 헤매는 것인지
내가 박치라 헤매는 것인지
매우 심란해지기 시작했다.
가르쳐 주시는데
다른 악기소리에 하나도 들리지 않는다. 기운이 달린다. 기 빨린다.
오늘 나는 임자를 만났다.
기운이 쭈욱 빠지는 찰나
쉬는 시간. 북에 잠시 몸을 기대 본다.
도망갈까? 선생님이 도망갔다.
둥 × 둥둥 × 둥
×부분은 북을 치지 않는다.
둥쉼둥
연결하면 둥쉼둥둥쉼둥둥쉼둥
아 이건 또 엄청 헷갈림
둥 둥둥 둥 둥둥 둥
왕 지도자 선생님이 직접 오셨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직접 지도를 해주셨다. 아 초점이 흐려진다. 나의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오늘 선생님이 총 두 번 바뀌었다.
총 세명의 스승을 만났다.
난 청주농악의 난이도 최상위 학생임.
마지막 나의 스승님이다. 상모 돌리기를 준비 중이시다.
이제 서서 뭔가 해야 된다. 청주 농악은 제자리에 앉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서서 넓은 공간을 점유하며, 서로 호흡하는 게 특징이자 매력이다.
태극권
북 치는 사람들은 몸으로 가운데 태극기 문양 만들고, 장구, 꽹과리는 밖의 원을 만든다.
상쇄의 주도에 따라 서있던 모두가 제자리에 앉는다.
꽹과리 지도자 : 상쇄라 한다.
두 팔 들어 올리며(만세 모양) 태극기!라고 큰 소리로 외친다. 다시 상쇄의 주도에 따라 한꺼번에 일어난다. 가운데 태극기 문양을 만들었던 사람들은 장구와 꽹과리의 대열에 들어가 하나의 큰 원을 만든다.
오늘은 그래도 상모 돌리는 분이
막 흔드시고 해서 좀 기분이 나아졌다.
채찍으로 후두려 맞다가 이런 거 보니까 기분이 좀 풀림.
북! 어려운 악기다. 누군가 북을 선택한다면
뜯어말리고 싶을 지경이다.
오늘 연습 장면.
집에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