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몰랐던 사실
남편과 싸웠거나 마음이 좀 허할때는 김창옥 선생님의 강의를 봤었다. 평소 멀쩡할 땐 얼씬도 안하다가 호르몬 영향인지 기분이 좀 다운 될때는 본능적으로 찾게 되었다.
그날도 남편과 싸우고 자동 본능적으로 보게 된 영상에는 이혼 전문가 부인과 남편의 얘기를 들을수 있었다.
이혼 전문가라 뭔가 다르겠지 라며 그녀의 불만을 들었을 때 웃음이 나왔다. 그녀의 불만은 남편이 설겆이만 한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보내준 여행을 갔다와서도 고맙다라든지 정서적인 이야기 없이 또 그렇게 설겆이만 했다고 했다.
나는 속으로 설겆이 해주면 너무 좋을 것 같은데..라고 생각했지만 알고 있었다.그녀의 불만이 무엇인지.
그녀가 원한건 설겆이가 아니라 남편의 따뜻한 말 한마디 였다.
김창옥 선생님은 역시나 명쾌한 해설을 하셨다. 남편의 사랑은 반복되는 행동에 있다고 하셨다. 이 남자의 사랑은 설겆이 처럼 말이 아닌 행동에 숨어 있다고 하셨다. 나는 또 감탄을 하지 않을수 없었다.
반복되는 행동이라..
나는 설겆이만 해줘도 정말 사랑한다고 했을 것인데 남편의 반복되는 행동은 뭐가 있을까 생각해봤다. 없었다면 이 글을 쓰지 못했겠지..
남편의 반복된 행동은 김치였다.
남편은 출장을 갔다 왔을 때나 지금도 집에 왔을 때 한 손에 술잔을 손에 쥐고 김치를 담았었다.
배추김치, 깍두기, 물김치.. 자기는 먹지도 못하는 김치를 담을 때 마다 나는 김치 실험을 하는 줄만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남편이 왜 그톡록 김치를 담아댔는지 알거 같았다.
말 없는 남편의 사랑이 김치 였던 것이다.
그냥 설겆이만 해줬어도 나는 정말 고마워 했을텐데 남편은 왜 그토록 어려운 미션을 해서 내가 알아차리기도 힘들게 했던 것일까.
올해는 어머님이 보내주신 김장김치가 빨리 동이나서 신랑에게 말했더니 시댁 김치 냉장고에 있던 김치통을 통채로 들고 왔다. 어머님은 집에 김치 도둑이 있다고 하셨고 나는 김치통을 들고 배타고 넘어온 남편이 고마우면서도 웃음이 났다. 아직도 물건너 온 그 김치통을 열때마다 감동스럽기까지 하다.
엄마가 보내 준 총각 김치, 어머님의 김장김치, 그리고 남편이 담은 각종 김치까지..나는 김치만 먹은게 아니었다.
얼마 전 시어머님이 보내준 김치를 가지고 갑론을박이 벌어진 기사를 보고 마음이 씁쓸했다.
김치는 사랑인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