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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이의 세계

10화 잼못타 오르는 잼민이

by 작가

10화: 잼못타 오르는 잼민이


로블록스.


그 끝없는 세계 속에서 준이는 잼민이다.


근데 그냥 잼민이 아니고 <잼못타>에 도전하는 잼민이다.


잼못타는 말 그대로 "잼민이 들은 못하는 타워"라는 뜻이다.

점프 한 번 삐끗하면 아래로 쭉 떨어지는 진짜 이름값 하는 게임이다.


준이는 100번 떨어지고 101번째 오르는 놈이다.


그리고 그걸 두루마리 휴지 위에 세워둔 준이 폰으로 찍는다.

“엄마, 이거 내 유튜브에 올려죠. 분명 대박 날 거야.”


엄마는 피식 웃는다.

“구독자는 우리 가족뿐이야, 준아.”


준이는 심각하게 말한다.

“그러니까 더 빨리 구독자 4명이 되는 거지.”

준이는 매번 찍고, 매번 올리고, 매번 그런 자신이 대견하다.

왜냐하면 준이는 매번 떨어지지만, 매번 다시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게 인생이란 걸, 준이는 벌써 안다.

(아마도?)


그리고 준이 인생의 또 다른 세계

<입양하세요>


아… 이 게임은 진짜 심장 뛰게 한다.


엄마는 늘 말해왔다

“우리 집에 포유류는 딱 너 하나만 키울 거야.”


근데 <입양하세요>에서는 고양이, 강아지, 드래곤까지 다 키울 수 있다.

준이는 현실에서 없지만, 가상에서는 스무 마리를 키운다.

그리고 그 스무 마리를 엄마보다 더 잘 챙긴다.


그런데 갑자기 화면에 키워드로 '친구와 거래하세요’가 뜬다.

“오. 거래?”


준이는 준이의 보물을 자랑할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근데 아무도 준이랑 거래를 안 한다.

심지어 준이 옆에서 달리던 플레이어는 준이를 무시하고 가버렸다.


준이는 현실로 돌아왔다.


아빠를 붙잡았다.

“아빠, 나 로벅스 필요해. 진짜 딱 조금만.”

“아빠, 엄마 몰래 조용히 빨리 한 번만 어?.”


결국 야금야금 모은 로벅스로 전설 펫을 뽑았다.

그 순간 준이는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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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준이는 여기저기 외쳤다.

“거래하자! 거래하자! 거래하자!”


드디어 누가 내 앞에 섰다.


준이는 전설 펫을 올렸다.

상대는… 사과 하나 올렸다.


준이는 고민했다.

사과도 맛있는데…?


그리고 거래 버튼을 눌렀다.


순간, 화면에서 전설 펫이 사라졌다.

사과가 내 인벤토리에 들어왔다.


준이는 소리쳤다.

“엄마! 나 거래 성공했어!”


엄마는 달려왔다.

화면을 한참 보시더니 한마디 했다.

“… 너 사기당했어.”


준이는 멍했다.

‘사기?’

“아니야, 나 진짜 기뻤는데?”


준이는 사과 하나에 전설 펫을 준 영웅이다.

세상에서 제일 착한 사람이다.


근데 엄마는 막 화냈다.

“그거 진짜 비싼 거야! 네 아빠랑 내가 땀 흘려 번 돈으로 산 거라고!”


준이는 울먹였다.

“근데 나 진짜 행복했단 말이야.”


엄마는 잠시 조용해졌다.

그리고 한숨을 한번 푹 쉬시고. 다시 웃었다.

“그래, 네 행복이면 됐다. 근데 다음부터는 사과 말고 전설 펫이랑 바꿔와.”


준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거래는 꼭 성공할 거다.


그리고 다시 폰을 두루마리 휴지 위에 올렸다.

녹화 버튼을 눌렀다.


오늘도 준이는 게임을 하고,

떨어지고,

오르고,

사기를 당하고,

웃고,

다시 도전한다.


독자는 여전히 우리 가족뿐이다.


하지만 준이는 안다.


준이의 구독자는 세상에서 제일 큰 팬클럽이다.

엄마, 아빠, 그리고 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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