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도와 사람의 도
원문은 생략했다. 한글로 충분히 읽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괄호 안의 부연 설명으로 최대한 자연스럽게 다듬었다.
하늘의 도는 활을 당기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높은 것은 밟아주고 낮은 것은 북돋아주며, 남는 것은 덜어내고, 부족한 것은 보충해준다. 하늘의 도는 남는 것에서 덜어 부족한 것에 더해주고, 사람의 도는 이(하늘의 도)와 달라 부족한 것에서 덜어내어 남는 것을 받든다(남는 것에 더한다).
누가 남는 것으로 세상을 받들 수 있을까. 오직 도를 따르는 자만이 가능하다. 그리하여 성인은 수고스러운 일을 하더라도 거기에 기대려 하지 않고, 어떤 공적을 쌓더라도 거기에 연연하지 않아, 그가 가진 현명함을 드러내지 않는다.
삶은 불평등하다. 여기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된다. 모든 존재들 사이에는 차이가 있기 마련. 이것은 저것과 다르고 저것은 이것과 다르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아니다. 다만 그 차이에 대한 값어치가 달라지면 문제가 시작된다. 값어치가 있다 여기는 것은 저절로 귀하기 마련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반대로 천하기 마련이다.
고대인들은 우주가, 그리고 인간의 삶이 커다란 하나의 원과 같다고 여겼다. 그리하여 삶의 차이를 차별하지 않았고 모든 이들을 평등하게 대하고자 노력했다. 여러 경전에서 가장 가난한 이와 가장 불행한 이를 구제하는 이야기가 등장하는 이유도 그들이 갖는 상징성에 있다.
완전무결하고 무한한 차원에서 비라보면 이것과 저것의 차이가 별 게 아니고, 인간의 삶도 아주 작은 티클처럼 생겨났다 사라지는 것에 지나지 않다. 바꾸어 보면 모든 존재는 이 무한하고 완전무결한 우주와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모든 존재는 하나하나 소중하고 그 값어치를 무엇으로도 따질 수 없다.
안녕하세요. 2024년 한 해 동안 노자 도덕경 번역 및 해설 연재를 했습니다. 연재하는 동안 관심을 가져주시고 저의 글을 좋아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또 다른 글로 다시 뵙겠습니다. 브런치 뽀시락에 연재한 내용은 본문과 해설 일부를 남기고, 나머지 글들은 저의 개인 블로그인 ‘바스락’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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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세종도서 선정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는 철학>(믹스커피)
살림지식총서591 <도가>(살림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