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할머니 얼굴이 이상해."
엄마는 골절 사고로 수술 후 입원 중이다. 단순히 넘어졌을 뿐인데 그 일이 골절로 이어졌고, 이런 사고를 본 건 처음이었다.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 아이가 말했다.
"엄마, 할머니 얼굴이 이상해."
피부가 얼룩덜룩하고, 주름이 있고, 눈썹은 화장이 안 되어 있다고 했다.
"할머니는 지금 아파서 조금 달라 보이는 거야. 아픈 건 누구에게나 올 수 있지?"
엄마는 평소 화장을 하지 않는다. 내 눈엔 늘 같은 얼굴인데, 아이 눈에는 아픈 할머니 모습이 '다른 얼굴'로 보였나 보다. 그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예전에 아이가 증조할머니를 보고 "얼굴에 주름이 많다"라고 말했던 기억이 함께 떠올랐다.
아이의 말에는 판단도 악의도 없다. 그저 보이는 것을 말했을 뿐이다. 알고 있음에도 아이 입에서 그 말이 나오자 마음이 잠시 흔들렸다. 세상은 엄마를 '그 나이의 사람'으로 데려가고 있는 듯했다.그 사실을 아이를 통해 처음 또렷하게 마주한 날이었다.
엄마의 나이 듦은 슬프지만, 오늘 다시 그 시간을 부정하지 않고 이해하려 마음을 놓아본다. 나는 그 시간을 함께 건너는 딸이 되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