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주, 월요일
나는 눈이 좋아서 꿈에 눈이 오나 봐
온 세상이 온통 하얀 나라였지, 어젯밤 꿈속에.
썰매도 탔죠, 눈싸움했죠, 커다란 눈사람도 만들었죠.
나는 눈이 좋아서, 꿈에 눈이 오나 봐.
온 세상이 온통 하얀 나라였지~ 어젯밤 꿈속에.
겨울이 되면 즐겨 부르는 우리들의 노래입니다.
차가운 겨울에도 우리 작은 친구들이 신나고 즐거운 이유는, 겨울 놀이들이 있기 때문이지요.
오늘은 일기예보대로 눈소식이 있으려는지 창밖으로 잿빛 하늘입니다.
"오늘 눈이 온다고 그러던데~"
눈소식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시선이 자꾸만 자꾸만 창밖으로 향합니다.
시간은 천천히 흐르고, 하늘은 여전히 무겁습니다.
아이들은 활동을 하다가도 눈이 오는가 싶으면 쪼르르 창가로 모여듭니다.
"아이~ 아니네, 눈아 쫌 내려라~"
아이들의 기다림은 그 후로도 몇 차례 창가소환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다 마침내,
작은 흰 점 하나가 하늘에서 내려옵니다.
"눈이다!!" 아이들의 환호성은 옆 교실로 전달되어 "눈이다"라는 말은 메아리가 됩니다.
작은 흰 점들은 어느새 창 밖을 가득 채우고 나무들이 하얀 옷을 입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은 창가에 붙어 서서 눈송이가 쌓이는 모습을 놓치지 않으려 합니다.
아이들의 기다림에 보답하듯, 눈소식은 그렇게 고요히 한참이나 이어집니다.
기다림 끝에 찾아온 반가운 소식은, 단순히 눈이 내린 풍경이 아니라 함께 기다리고 함께 환호한 수간의 추억이 됩니다.
아이들이 눈을 기다리는 경험은 단순한 계절의 사건이 아니라 발달에 중요한 배움의 과정입니다.
눈은 원하는 순간에 오지 않지만 그 기다림 속에서 아이들은 욕구를 잠시 미루고 인내하는 힘을 기릅니다.
이는 자기 조절 능력의 기초가 되어 이후 학습과 또래 관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하늘의 색과 구름의 모양, 바람의 움직임을 세심히 살피며 눈이 올지 예측하는 과정은 자연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심을 자극하고, 관찰력을 키워주는 살아 있는 과학 활동이 됩니다.
또래와 함께 창가에 모여 눈을 기다리며 환호하는 경험은 공동의 기대와 성취를 나누는 사회적 유대감을 강화하고, 협력과 공감의 기초를 다져줍니다. 단 한 송이 눈송이에도 크게 환호하는 모습은 작은 변화에도 감사하고 기뻐할 줄 아는 긍정적 정서를 길러주며, 이는 아이들이 일상 속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힘으로 이어집니다.
눈을 기다리는 과정은 또한 아이들에게 자연의 리듬을 존중하는 태도를 심어줍니다. 세상은 우리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음을 배우며, 기다림 속에서 삶의 질서를 이해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은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맞닥뜨릴 수많은 ‘기다림의 순간들’을 준비하게 하고, 기다림이 단순한 지연이 아니라 성숙으로 가는 과정임을 깨닫게 합니다.
선생님에게도 이 시간은 의미가 큽니다. 아이들과 함께 창밖을 바라보며 눈을 기다리는 동안, 교육의 본질이 기다림 속에 있음을 다시금 확인하게 됩니다. 기다림은 선생님에게도 아이들과 함께 배우는 또 다른 교육의 이름이며, 작은 눈송이가 내리는 순간은 그 기다림이 얼마나 값진 배움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 됩니다.
ㅣ 자연의 리듬을 존중하는 경험이 아이들의 발달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ㅣ 함께 기다리고, 함께 환호하는 경험은 공동체 속에서 어떤 가치와 느낌을 가져다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