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인사에 밤새 괴로웠던 내 고민을 말하려다가 호되게 면박만 받았다. 괴로움이라는 세 글자 밖에 말하지 않았는데, 그 사람은 걷잡을 수 없이 멀어져 갔다. 채 말을 잇기도 전 날 선 반응에 아침공기가 얼어버렸다. 하지 못한 내 말은 카톡 화면에서 맴돌다가 내 가슴 속으로 가라앉는다. 나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상대가 내 괴로움을 들어주지 않는 이유가 나를 좋아하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그 역시 자신의 짐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타인의 고통을 담아낼 그릇이 작은 것일까. 가깝다고 생각한 사람에게 위로받고 싶었는데, 뒷걸음질을 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서운함을 넘어 배신감마저 들었다. 또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 같아 서글프기도 했다.
문득 깨달았다. 지금 내가 짊어진 고통의 무게도 타인에게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바람일 뿐이라는 사실을. 그래서 아무렇지 않게 외면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나라면 아마도 나는 이 서운함에 계속 잠겨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타인에게 기댔던 마음을 거두어 나 자신에게 가져오려고 한다. 오롯이 나로 서고 싶다. 누가 들어주지 않아도 내가 내 마음을 알아주면 된다고 마음 먹는다. 하마터면 나의 나약함을 남에게 보일 뻔했다.
오늘 내 감정은 타인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자 한다. 상대의 반응이 나의 하루를 망치게 둘 수 없다. 언제나 곁에서 나를 위로할 사람은 나이다. 나는 앞으로 나 스스로 감정을 다독일 것을 다짐한다.
'그는 그의 사정이 있겠지, 하지만 나는 내 마음을 지킬 의무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