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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덕호 Oct 13. 2015

혼자인 것을 배워야 한다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는 하나부터 열까지 혼자 할 수 있는 게 없다.

밥을 제대로 씹어먹지도 못하고 옷을 입는 것도 화장실을 다녀오는 것도 그렇다.

셀 수 없이 많이 넘어지고 일어서며 그것을 배운다. 

걸음걸이를 배워나가며 아장아장 걸어가면서부터 우리의 삶은 늘 배움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렇게 하나, 둘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그런 것들이 자연스러워진다. 

시간이 약이 아니라 시간은 그 만큼 많은 경험을 하게 해주는 것이다. 

더 이상 그런 것들이 낯설지 않게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는 것이다.


걸음걸이에 익숙해지면 뛰어다닌다. 누구보다 천진난만하고 신나게 세상을 향해 뛰어들어간다. 

그런데 그 세상은 생각처럼 만만하지가 않다. 내가 뛰어다닐 수 있는 공간도 그렇게 넓지 않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세상은 크지만 내가 가보고 뛰어볼 수 있는 공간은 그렇게 많지 않게 느껴진다. 

실패를 맛보았고 앞으로는 실패가 없을 것 같지만, 우리 앞에는 수많은 장애물들이 얇밉게 버티고 서 있다.


세상은 험난하고 또 두려운 곳이다. 그 곳에 있다 보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익숙하고 편한 내가 알고 있던 길들 만 골라간다. 처음에 몇 번의 도전이 재미있었지만 몇 번의 실패는 우리에게 겁을 준다.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알려준다. 우리가 모험과 도전을 하지 않은 이유는 새로운 것보다는 편안한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우리가 넘어지는 것이 두렵고 아파서 다시 일어서서 걷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마 평생 걷지 못했을 것이다. 밥을 혼자 먹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더라면, 만약에 엄마가 없었더라면 수 많은 도전은 못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을 혼자서도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혼자 옷을 입고, 세수를 하고 밥을 먹고 생활하는 것이다. 쉽지도 않고 버겁지만 결국 우리는 해내야 하는 것들이었다.

낯선 것도 하다 보면 곧 익숙해진다. 당신의 것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우리는 혼자인 법을 배워야 한다. 엄마는 나의 곁을 평생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까지는 꽤나 오랜 시간을 걸릴 것이다. 홀로서기가 가능한 사람. 진정한 어른이 되는 시점이 언제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우린 그런 인내의 시간을 견뎌내야 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고, 누구나 해야 하는 일이다. 

피할 수 없는 일이고, 받아야 들여야 하는 일이다. 


혼자 밥을 먹는 법도, 혼자 영화를 보는 것도, 혼자 여행을 하는 것도 홀로 살아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내 옆에 누군가가 없어도 홀로서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어야 한다.

아니, 해내지 못하더라도 쓰러져서는 안된다. 

혹여나 쓰러졌다고 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이별을 했다고 하더라고, 주위에 슬픔이 몰려왔다고 하더라도 , 혼자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고독과 불행이 찾아와도 당신은 견뎌내야 하고, 버텨야 하는 것이다. 


힘들더라도 인정해야 하는 삶이다. 

세상에 하지 못할 일은 거의 없다. 내 마음이 못한다고 하면 그것이 내가 하지 못하는 일이 될 뿐.

행동하라 할 수 있다. 홀로 일어나서 생활을 하며 홀로 잠을 자는 방법을 배우고 익혀라. 


홀로 설 수 있는 자만이 넘어진 사람을 붙잡아 줄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킬 수 있다. 

당신이 사랑하는 모든 것을 지키고 싶다면, 홀로 서 있는 연습을 하자.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고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자. 

씩씩하고 보다 굳건하게 당신을 믿자.

당신은 누구보다 멋진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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