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11.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요청할 수 있는가?

by 빈의자포유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요청은 약함이 아니라 살아가려는 용기다.

햇빛을 향해 가지를 뻗는 나무처럼, 나의 바람을 내어본다.




정확하게 요청하라


세계적인 암 전문가 김의신 박사는 서양과 한국 환자들이 치료 과정에서 보이는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서양 환자들은 자신의 병을 주변에 알리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반면, 한국 사람들은 병을 숨기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병에 걸렸다면 주변에 알리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은 병을 숨기며, 고통을 홀로 해결하려 한다.


이건 단지 병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자신의 바람이나 필요를 표현하는 일에도 주저한다. 도움을 요청하는 게 어색하고, 부탁하는 것이 왠지 자존심 상하고 부끄럽기 때문이다. 거절당할까 두렵고, 이기적으로 보일까 걱정한다.


특히 ‘착한 사람’일수록 이런 경향은 더 심하다. 자신의 욕구를 말하지 않고 꾹꾹 누른다. 겉으로는 괜찮다고 말하지만, 속으로는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길 바란다. 그리고 그 마음이 외면당했을 때, 쌓인 서운함은 결국 터지고 만다.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려울까?


나뭇잎 다 떨구고 맨몸을 드러낸 겨울나무를 바라본다. 나뭇가지가 촘촘하다. 햇빛 한 줌 더 받기 위해, 빈 자리를 향해 치열하게 꿈틀거리며 뻗어나간 수많은 나뭇가지들이 경이롭다. 치열하게 뻗어나간 나뭇가지처럼, 산다는 건 본래 온 힘을 다해 나아가는 것 아닐까.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약한 것도, 무례한 것도, 이기적인 것도 아니다. 그건 살아 있으려는 의지이다. 온 힘을 다해 나의 삶을 뻗어가는 것이다.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말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정확하게 요청하자. 단, 나에게 요청할 자유가 있는 것처럼, 상대방에게도 거절할 자유가 있음을 받아들이자.


나무는 인간이 내뱉은 이산화탄소로 광합성을 하고, 인간은 나무가 내뱉은 산소를 마신다. 모든 생명이 이렇게 서로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요청은 관계의 순환이다. 홀로 살아갈 수 없기에 서로 요청하고 응답하며 살아간다. 그것이 삶이다.


나의 요청이 상대방에게 약이 될지 독이 될지 어찌 알겠는가? 그러니 필요하면 요청하자. 상대가 받아들이면 감사함을 전하고, 거절하면 이해하고 받아들이자.


벤저민 하디는 말한다.

‘그냥 요청하라, 두려워하지 마라. 부끄러워하지 마라.’


성경은 말한다.

‘구하라. 그러면 받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요청할지 말지를 고민하지 말자. 어떻게 하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자.


내게 묻는다.

‘내가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요청할 수 있는가?’




말하는 순간


맨몸의 가지들이

햇빛을 향해 쉼 없이 꿈틀거린다

한 줌의 빛을 향해

틈을 비집고 치열하게 나아간다


살아 있다는 건 이미

뜨거운 요청


말하지 않으면

알지 못한다


내민 가지 위에

햇빛 찬란히 쏟아진다


말하는 순간

나는 자라고 있었다




요청은 약한 것도, 이기적인 것도 아니다.

나무가 햇빛을 향해 가지를 뻗듯, 치열하게 살아가려는 용기이다.

가지를 내밀어야 빛이 쏟아지듯, 요청할 때 우리는 받을 수 있다.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내가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을 때,

삶은 순환하고 관계는 깊어진다.

말하는 그 순간, 나는 자라고 있다.


keyword
이전 11화질문 10 어떤 환경, 어떤 사람들 속에 있고 싶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