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일
문득문득 요 녀석 없이 내가 어떻게 살았더라, 싶을 때가 있다. 뭉구와 함께 지낸 시간보다 뭉구 없이 살아온 시간이 훨씬 긴데도, 이제는 뭉구가 없는 일상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나는 워낙 집순이인 데다가 일도 집에서 하는 사람인지라 별다른 외출 일정이 없다면 말 그대로 하루 종일 뭉구와 함께 생활한다. 잠에서 깨어나 다시 잠들 때까지, 나를 졸졸 따라다니는 존재가 있는 일상이 언제 이렇게 자연스러워졌을까?
생각해 보면 강아지 한 마리가 삶에 뛰어 들어온 그날부로 내가 일상이라고 여기던 생활은 산산조각이 났다. 꼭 나가야 할 일이 없다면 집에만 있던 내가 매일같이 산책을 나가고, 책 외에는 이렇다 할 소비를 하지 않았는데 뭉구에게 필요하다 싶으면 득달같이 주문을 넣고…. 거의 모든 생활이 뭉구를 중심으로 돌아가게 되면서 몸과 통장이 퍽 고달파졌다.
하지만 고달픈 만큼, 정확히는 그보다 몇 배는 큰 마음의 여유를 얻었다. 일단 하루의 시작부터가 예전과는 무척 달라졌는데, 뭉구가 곁에 온 뒤로 나는 일어나자마자 웃는 일이 잦아졌다.
눈을 뜨자마자, 내 옆에 꼭 붙어 잠들어 있거나 내가 일어나는 기척에 부리나케 달려오는 귀여운 존재를 보면 미소 짓지 않을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어제도 보고 그제도 본 누나가 그냥 자고 일어났을 뿐이건만, 뭉구는 매일 반가워서 어쩔 줄을 모른다. 그런 뭉구 덕분에 나는 늘 픽픽 웃는다.
웃으며 하루를 시작한다는 게 이렇게나 멋진 일이라는 걸, 전에도 결코 모르지는 않았다. 다만 뭉구를 만나기 전까지 그것은 뇌 속에 정리된 하나의 개념에 불과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뭉구가 곁에 오고서야 그 개념의 실제를 알게 되었다.
최근에는 이 멋진 하루의 시작을 기록해 두려고 영상을 하나 찍었다. 잠에서 깨자마자 누운 채로 촬영해서 온통 뿌옇고 흔들렸지만 영상을 찍는 내내 나는 더없이 행복했다. 자주 개운치 않은 기분으로 눈을 떠서는 비몽사몽 간에도 자기 전에 하던 걱정을 이어서 하던 내가, 잠기운이 가실 때까지 아무 생각 없이 웃게 되다니….
사랑스러운 내 강아지,
나의 귀여운 구원.
오늘도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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