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oreanerin Sep 30. 2015

내가 되고 싶은 한국어 선생님

지난방학 때 쉬고 운동하며 요가 수업을 들었다. 운동을 좋아하지만 유연성은 많이 떨어지는 편이라서 요가 수업을 즐기지 않았는데 간만에 참여해 봤다. 


첫 수업이 끝난 후에 나는 요가 선생님께 몇 차례나 감사의 말씀을 드렸다. 요가의 한 동작 한 동작마다 지금은 어디에 집중하며 호흡해야 하고 지금은 내 팔과 다리는 어느 위치에 있는 것이 좋으며 그 동작이 힘든 경우에는 조금 바꿔 볼 수 있는 다른 동작을 제안했다. 그뿐만 아니라 수업의 흐름을 놓쳤을 경우 다시 따라오기 쉽도록 분명하고 명확하게 지시하셨다. 


처음 듣는 수업이었지만 소외되는 느낌 없이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할 수 있었고 그렇게 싫어하던 요가가 재미있어졌고 즐겁게 느껴졌다. 


한국 사람인 내가 한국어로 배우는 1시간 동안의 요가 수업도 이렇게 힘들고 중간 중간에 타이밍을 놓치기 일 쑤인데 나의 학생들은 매일 4시간씩 한국어로 수업을 듣는 게 정말 힘들고 대단한 일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단 한국어나 외국어를 가르치는 언어 선생님에게만 국한되는 자질은 아닐 것이다. 

교사라면 수업 시간에 학습자에게 반드시 지금 무엇을 해야 하고 

지금 하는 것을 통해서 무엇을 할 수 있게 되는지를 분명하고 명료하게 제시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 올렸던 글에서의 반복이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교사가 어떤 하나의 문법을 가르쳤다면 그 문법을 교사가 이해할 수 있는 말로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이해한 후에 적절한 상황에 그 문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교사의 목표인 것이다. 
어떠한 것을 설명하는 것에 있어서는 간단하고 명료해야 한다. 

누군가에겐 진부할 수도 있지만 아인슈타인의 명언 중의 하나를 인용해 보자면 

만약 당신이 어떤 것을 단순하게 설명할 수 없다면 당신은 그것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이 말을 듣고 나는 둔기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것처럼 딩딩- 거렸다. 직접 경험해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 오늘 가르쳐야 할 내용에 대한 이해가 충분히 되지 않고 충분히 준비하지 못하고 들어갔던 수업이 몇 번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럴 때는 중언부언, 이 말했다 저 말했다, 앞뒤가 안 맞고 말이 꼬인다. 그러면 수업이 끝난 후에도 정말 기분이 안 좋다. 학생들이 좋게 평가를 한다고 할지라도 스스로 만족스럽지가 못하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시를 반드시 명료하게 제시해야 한다. 


학생들 스스로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 후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선생님이 무엇을 설명하고 있는지 분명히 이해하고 따라올 수 있는 수업을 해야 한다. 


내가 학생인 경우에도 선생님 혼자서 떠드는 수업은 정말 싫었다. 

교사가 눈을 맞추고 내가 이해했는지를 눈빛으로 확인해 가면서 수업하는 것이 좋다.


집중력이 흐트러졌다가도 정신 차리고 수업에 집중하려고 할 때 돌아오기 쉬운 수업. 

교사로서의 이런 자질은 오랜 노력 끝에 갖추고 나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새롭게 해야 하고 이것이 습관이 되어야 한다. 


한국어 선생님 이소연입니다. 


이전 17화 내 기분까지 표현이 가능한 한국어 문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