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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한한량 Feb 16. 2024

무너지는 팀의 특징

실패한 조직

어쩔 수 없이 경험한 사람들과 비교를 하게 된다.

비교를 했을 때 이 사람의 능력치가 뛰어난지 부족한지 보이고, 마찬가지로 그 사람의 뛰어났던 부분과 부족한 부분을 인지하게 된다. 나는 그런 경험을 대부분 첫 공식적인 회의 때 구분하곤 한다.


직장 생활을 하게 되면, 맞지 않은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하곤 한다.

대화가 대부분 회사 내 업무와 관련된 경우가 많아 딱딱하게 진행됨은 어쩔 수가 없다.


 이따금씩 대화를 하다 보면 집중을 하지 못해 나는 나대로 어느 순간의 기억을 꺼내어 아른거리곤 한다.

이유는 알 수 없고 대화의 주제와 하등의 연관도 없는데 톡 하고 퍼트린 풍선처럼 발생했다 터지곤 한다.

그런 풍선들은 서론과 연관된 것도 없이 연쇄되어 발생한다.

눈치 없이 일방적인 대화를 고집하는 사람이 상대방이라면, 연쇄반응은 좀 더 길어지곤 한다.

의미 없고 서로 상관없는 기억의 단편적인 조각들이 왜 발생하는지 이유는 알 수 없다.

그럴 땐 눈치라는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앞에 있기를 바란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아무래도 그대와의 대화는 내게 별 영감을 준다거나 유익한 시간은 아니었는가 보다.

죽이고 있는 시간이 아까워 일 수도 있고, 앞의 이 사람이 내게 매력적으로 와닿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대의 말들이 마냥 박수나 쳐주며 맞장구를 기대하며, 열변을 토했는지도 모른다.

어쩔 수 없다.

눈치채지 못하는 대상을 만나게 되었으니 아무래도 의미 없는 상황이 유지될 거 같다.

적당히 맞장구치디 급히 대화를 종료해야겠다. 소모하기 싫어 이 자리를 이 시간을 얼른 탈출해야겠다.

나름 머릿속으로 예의 있는대화의 종료 기법을 떠올리곤 하는데 별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럴 때 울리는 스마트폰 벨 소리는 최고의 탈출 기법이 된다.

그때는 상대방이 누군지 중요하지 않다. 광고성 스팸전화일지라도 성실히 받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근데 이게 팀이라는 조직 속에서 진행되는 회의라면 별다른 방법이 없다.

정말 무능한 팀장 밑에서 회의를 진행하게 되면 정말 답도 없는 경우가 있다. 분명 참석한 팀원들의 표정이 읽힐 텐데 그런 건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일방통행이다. 한심하기 짝이 없는 시간이 지속되다 보니, 별의별 상상의 것들이 난잡하게 뒹군다. 눈은 어딘가 보고 있는데 초점은 없다. 보이지 않는 초점 속엔 나만 보이는 상상의 것들이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대화에 서로가 진심이 없는 게 느껴진다. 4가지가 보이기 때분이다.

  

     열변에 진심으로 경청하지 않고 있음을 느낀다. 나부터 경청하는 자세가 되어있지 않음을 잘 안다.   

     서로의 표정은 굳어 있다. 누구도 그대에게 호감을 얻기 위한 별다른 반응은 없다. 미소가 그리운 시간이다.  

     어떤 관심사가 있는지 건설적으로 대화가 발전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하지 않으니 회의는 딱딱해진다.  

     능동적인 회의는 온데간데없고, 서로가 인정을 하지도 칭찬을 하지도 않는다.   


상황이 지속되니 시간이 감에 따라 팀으로써 서로를 지지해 주는 좋은 관계가 형성되지 못한다.


질문이 없는 일방적인 일 처리를 앞세우니 팀원의 창의성과 아이디어는 저기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된다.

자연스레 열린 사고방식은 기대하기 힘들고 딱딱한 조직 아래 안되었을 때의 패배의식만 가득하게 된다.

얼굴은 점점 더 굳게 되고, 대화는 비즈니스 관계일 뿐이고, 이 회사를 떠나게 되면 완전한 남남이 된다.

심각한 반복이다.

죽은 조직의 전형적인 예다.

그런 분위기를 감지한 임원들의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어디서부터 차단이 된 건지 변화는 발생하지 않는다.




1시간의 회의 시간을 할애하여, 6명이 모였으니 총 6시간의 업무시간을 투자하게 되는 셈이 된다. 그게 그 시간으로 끝나게 되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연장이 되거나 결론으로 매듭짓지 못하니 문제가 커지는 거다.


주최자는 얼마나 귀중한 시간을 사용하고 있는지 인지하지 못한다.

오롯이 자기의 기준에서 만들어진 시간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흘러가는 1시간만 생각한다.

공감의 6시간은 팀장이 인지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아래는 나쁜 조직의 길로 빠지게 되는 루틴을 경험으로 나열해 보았다.

  

    올바른 결정에 대해 미온적이다. 팀원의 의견을 경청하거나 존중하는 듯하지만 실상은 우왕좌왕이다.   

    책임을 지지 못하니, 팀원들에게 전가하는 발언이 생활화되어 있다. 건설적인 대화가 차단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띤다.  

    어쩌다 운 좋게 회의 안건이 일치하여 실행하기로 한다. 하지만 확실한 믿음이 없다 보니 어떠한 탁월한 추진력을 얻기 힘들다. 본인 스스로 결단을 내린 거에 대해 100% 이해를 못 했거나 자신이 없다. 방향이 잘못되었음을 인지하더라도 자존심 때문에 말도 꺼내지 못하고 끙끙 앓게 된다. 놓친 타이밍은 돌아오지 않는다. 악순환이다.   

    서로의 가능성을 키워주거나 인정하는 분위기가 결여된다. 협력하는 팀원 조직이 무너진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차단되고, 조직은 급속하게 수동적인 자세로 무너지게 된다. 시키는 일만 하게 되는 개인주의가 정착하게 된다.  


만약 본인의 조직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내정하게 잘 판단을 했으면 한다. 안타깝게도 절반이 그 과정 속에 있는 조직에 있는 터라 암울하다. 절반을 넘어가면 4가지 모두 충족되는 건 시간문제라 이젠 놀랍지도 않다.


다행인 건 일부 팀원들의 능력치다. 그 팀원들의 능동성이다. 그들의 밝은 숨겨진 성격들을 봤기 때문이다.

언제든지 100에서 120의 결과치를 낼 수 있다는 믿음에 있기에 좀 더 냉정해진다.


나부터 솔선수범하자는 생각을 가지면서도,


. 막상 그 시간이 오면 내가 나대는 건 아닌지?

. 그냥저냥 지금의 회의가 빨리 끝내기를 바라는 다른 팀원의 속마음을 눈치 없이 막아서는 건 아닌지?

. 괜한 팀장의 미움으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건 아닌지?

. 꼰대김부장, 김차장, 김과장이라고 인지되는건 아닌지?


위축되는 건 안 봐도 눈에 선하다 어쩌겠나.

적어도 머릿속에 '오늘 점심은 뭐 먹지?' 그런 한심한 상상은 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겠나.


아주 천천히라도 바꿔야겠다는 의지만큼은 유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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