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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 EZ Oct 17. 2023

18. 사찰생활계획표

사찰의 일상다반사 및 일년다반사

 불교는 자기 수행의 종교이지만 사찰안에서는 엄격한 단체생활의 일정에 따라 움직인다. 대부분의 일은 각 사찰마다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경로로 되어있어 스님들도 맡은 소임이 생각보다 많다. 또한 군대만큼 엄격한 상하관계로 되어있어 맡은 보직(?!)에 따라 일거리도 많아지는 편이다. 고요해 보이는 사찰에 무슨 일이 그렇게 많은지 사찰의 일상다반사와 일년다반사를 알아보자. (단, 대략적인 개요이고 사찰마다 다를 수 있음을 주의하자)


스님의 생활계획표

03:00  도량석 (사찰의 기상시간)

노전스님이 3시 전에 법당의 다기에 물을 올리고 불을 킨다.

목탁을 치고 게송을 외며 사찰안을 돌아다닌다.


03:40~04:30 새벽예불

도량석이 끝나고 법당 안의 종송(종을 치면서 게송을 외움)을 한다.

종송이 끝날 때쯤 사물을 타종한다.

- 만물을 깨우는 의식으로

1. 법고는 지상의 중생

2. 목어는 수중계의 중생

3. 운판은 하늘의 중생

4. 범종은 지옥의 중생

을 대표한다.

예불순서

1. 다게례 혹은 오분향례

2. 헌향진언

3. 예불문(다 같이)

4. 경전과 참회문등 염불

5. 반야심경 : 신중단을 향해 몸을 튼 다음 진행한다.(다 같이)


4:30~6:00 울력

대체로 도량 안팎청소와 식사준비등이 있다.


6:00 아침공양

30분가량 주어진다.


6:30 수행 혹은 소임


10:00 사시예불(불공, 마지)

 점심 전 하루 한 끼를 먹던 붓다의 식사시간에 맞춰 부처님을 상징하는 탑이나 불상에 공양을 올리는 의식이다. 한국에서는 가장 맛있는 부분을 마지그릇에 담아 빨간 보자기, 혹은 그 색의 뚜껑을 덮어 사악한 기운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서 보관한다. 사시(9:00~11:00)가 되면 법단에 청정수를 다기에 올리고 향을 켜서 불공을 준비한다. 공양칠정례를 외며 공양한 다음 신중단, 영가단에 올린다.


11:00 점심공양


11:30 소임 및 수행


17:00 저녁공양


17:30 저녁예불

종송으로 시작하여 사물타종을 한 후 예불을 시작한다.


18:00 소임 및 수행


템플스테이 생활계획표

4:00~4:30 아침예불

대부분의 경우는 선택적으로 참여한다.


6:00 아침공양

스님들이 들어간 이후에 입실하고, 30분 내로 종료하도록 한다.


7:00 자유시간

쉬거나 퇴실자는 옷과 방사를 정리한다.


9:00 체험프로그램 진행

보통 차담과 포행, 명상 등의 체험을 진행하는 편이다.


10:30 사시예불 참여 혹은 방정리 및 퇴실

참석여부는 자유이고 퇴실예정자는 이 시간에 방정리를 하고 소감문을 작성한다.


11:30 점심공양

점심공양 제공은 사찰마다 다르다.


12:00 하산


14:00 사찰 도착 및 접수

이때 방을 배정받고 템플스테이 복장을 제공받는다.


15:00~16:00 오리엔테이션 및 사찰안내

간단한 사찰예절교육과 사찰을 돌아다니며 사찰의 역사나 구조등에 대해 안내를 받는다.


17:00 저녁공양

약 30분간 진행된다


17:50 저녁예불

범종 타종 체험 및 저녁예불 진행(사찰에 따라 범종 타종 체험을 안 하는 곳도 있음)


18:30 체험프로그램 진행

이 시간은 주로 명상, 108배등이 진행되는 편이다.


21:00 취침(권고)


사찰의 일 년 계획

다른 종교는 양력을 기반으로 기념일과 예배일을 나눈다. 하지만 불교는 양력이 들어오기 전 우리나라에 정착했기 때문에 명절을 음력으로 세고 있어 해마다 날이 바뀐다.기본적인 법회(기도) 일 이외에도 보살의 재일(공양하는 날)이 정해져 있다. 따라서 사찰에서는 바뀌는 예불날짜를 달력해 표시하여 연초에 불자들에게 제공한다. (띠에 따른 삼재등 운세는 덤이다.) 아래의 시간표는 음력을 기준으로 중요한 순으로 정리해 보았다.


1. 부처님 오신 날

 음력 4월 8일(초파일)이며 대체로 양력 5월 중에 있고 현재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다. 이날에는 각 사찰마다 색색의 연등을 하늘에 걸며, 천지인을 한 아기 부처상에 물을 끼얻는 관불의식을 한다.

 조계사와 같은 총본산의 경우는 연등 퍼레이드같은 행사를 열기도 한다. 이는 ‘연등회'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 문화유산이 되었다. 이 기간동안 조계사 앞에선 세계인이 모여드는 불교축제를 볼 수 있다. 


2. 출가재일

사캬무니 족의 왕자였던 붓다가 인간의 고통과 번뇌를 관찰 한 뒤 성에서 출가를 한 기념일로, 음력 2월 8일이다.


3. 성도재일

음력 12월 8일로, 붓다가 깨달음을 얻은 날이다. 항마촉지인과 관련이 있다.


4. 열반재일

 음력 2월 15일로, 붓다가 세상을 떠난 날이다. 이날을 기리는 것은 붓다가 순교자라서가 아니라, 그가 세상을 떠나며 윤회와 업을 청산한 기념일 이기 때문이다. 주로 와상으로 표현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와상을 찾기는 힘들다.


5. 우란분절(백중)

 음력 7월 15일로 대체로 양력 8월에 있다. 이날은 장자인 아버지와 방탕한 어머니 사이에서 탄생한 목련존자에 관련된 날이다.  목련존자는 부모가 돌아간 후 승가에 들어가서 얻은 신통력으로 어머니가 아귀도에 떨어진 것을 알았다. 이를 한 목련존자는 어떻게 하면 자신의 어머니를 구할 수 있는지 붓다에게 의견을 물었다. 붓다는 그에게 7월 15일 우란분재를 배풀면 지옥에서 구할 수 있다고 하였고, 그는 붓다의 말대로 실행했다. 후에 그의 모친이 천국으로 간 것을 알게되었다. 이를 기념해 효를 중시하는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불교 명절 중 하나이다.


6. 정기 법회

음력 초하루(1일)와 보름(15일)에 진행한다.


7. 십재일

 세속의 사람들이 선행을 닦는 날이다.  평상시 수도하는 모습으로 계(종교에서 원하는 수도방법)를 지키는 것은 기본이다. 우리나라에는 열개의 재일이 존재하지만 이때마다 계를 다 지켜 재를 지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자신의 원에 따라 재일을 선택하는 편인데 대체로 관음, 지장의 재일이 잘 지켜진다.


계는 아래와 같다:

살생, 도둑질, 음행, 거짓말, 음주를 금하고 꽃이나 향으로 몸을 가꾸거나 노래와 춤을 추지 않으며, 높고 넓은 평상에 뽐내는 자세로 앉지 않고, 오전 한 끼만 먹는다.


십재일은 아래와 같다: 

1)정광불재일 : 

 매월 1일, 석가모니 이전의 붓다인 정광불(연등불)의 재일. 연등불은 전생의 석가모니에게 후대에 붓다가 될 것을 예언했다. 자신의 덕행이나 수행을 환기하고 다지는 날이다.

2) 약사재일: 

 매월 8일, 치유의 대명사인 약사 여래의 재일이다. 

3) 현겁천불재일: 

매월 14일, 현재의 겁(불교의 시간단위)에 존재하는 천불의 재일이다.

4) 아미타불재일: 

매월 15일, 서방정토의 주인인 아미타불의 재일이다. 사자의 극락왕생을 비는 날이기도 하다.

5) 지장보살재일: 

매월 18일, 중생의 구도자 지장보살의 재일로 조상등 영가천도를 주로 빈다.

6) 대세지보살재일: 

매월 23일, 문수보살과 비슷하게 지혜의 광명으로 중생을 비추어 힘주는 보살인 대세지보살의 재일이다. 아미타 삼존불로 아미타불의 오른쪽에 위치한다.

7) 관세음보살재일: 

 매월 24일, 중생의 고통을 듣는 관음 보살의 재일이다. 현재의 고통을 덜기 위한 기도를 많이 한다. 

8) 로사나불재일: 

 매월 28일, 오랜 고행 정진의 결과로 나타난 붓다. 대적광전에서 석가모니불과 함께 비로자나 불의 협시로 등장한다. 무엇을 비는지 확실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그의 능력을 보아 원만한 성불을 비는 날인듯 하다. 

9) 약왕보살재일: 

 매월 29일, 약사불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치유 전문 보살의 날이다. 전설에 붓다 사후 한 비구의 설법을 들은 장자가 감명받아 양약을 비구들에게 봉양하고, 자기 이름을 들은 중생들의 병고가 사라지게 하는 서원을 이뤘다. 

10)석가모니불재일: 

음력 30일, 불교의 창시자 석가모니의 재일이다. 완전한 성불을 빈다.


8. 안거

하안거 음력 4월 15일~7월 15일(양력 5월~8월)

동안거 음력 10월 15일~1월 15일(양력 11월~이듬해 2월)

 붓다시절 우기에 유랑하지 않고 정착하여 모여서 수행했던 것이 기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활동하기 힘든 하절기와 동절기에 안거를 실시한다. 안거시기에는 대부분의 스님들이 사찰에서 나와 수련을 위해 선원으로 들어가기에 사찰이 많이 비어보일 수 있다. 강원(스님이 되기 위한 대학)에 들어간 사미와 사미니(예비승려)의 경우에는 하안거 앞에 15일간 봄방학을, 뒤에 1개월간 여름방학을, 동안거 뒤에 1개월간 겨울방학을 갖는다.


9. 방생

 사람들에게 잡혀 죽게된 물고기와 짐승을 놓아주는 의식이다. 불교는 기본적으로 살생을 금하고 있어 소극적으로는 육식을 금하고 적극적인 선행으로써는 방생을 한다. 이전에는 많이 지켜졌으나, 현재에는 날짜를 지켜서 행해지는 경우는 드물다.


10. 천재

 모태신앙이 불교일 경우나, 고인이 불교신자일 경우 장례의식을 사찰에서 진행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불교의 전통에 따라 화장을 하는 다비식도 사찰내에서 진행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근래에는 한국에서 화장문화가 일반화 되면서 몇몇 대표적인 큰 사찰 이외에는 다비식은 화장터에서 하고 예식 및 영정은 사찰에 모시는 형태로 더 많이 진행된다. 

 사자는 사후에 최대 10번의 재판을 받게 된다. 처음 7일마다 7명의 지옥대왕에게 49일동안 받는 재판이 지옥으로 갈지 말지를 결정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다. 전통적으로는 이때 심판받는 날에 맞추어 7번 제사를 지내는 49재를 한다. 하지만 요즘의 49재는 마지막 날에만 하는 것으로 간소화 되었다. 이때 망자를 지옥에서 구하기 위한 ‘영산재'라는 의식을 하는데, 이때 ‘영산회상도’라는 탱을 마당에 걸고 불교전통춤을 춘다. 이 재는 전통적으로 태고종에서 매년 6월 6일에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망자가 좋은 곳에 환생하기를 바라는 천도재 등이 있다.

*비고: 지옥10왕의 재판에 대한 이야기는 ‘신과함께'를 참고해주세요

 

 위에 기술한 재들 이외에도  사찰마다 여러가지 기도 일정을 잡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단체로 큰 소원을 세우고 천일동안 연달아 기도를 드리는 의식인 천일결사라든지, 자녀들의 수능 100일전에 하는 기도 등 큰 소원이 있을 경우 긴 시간을 들여 단체로 기도하기도 한다. 또한 특별한 소원이나 일이 있을 경우, 스님에게 불전 공양과 함께 기도를 부탁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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