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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lwrts Jan 12. 2021

꿈 손님

나와 화목하려고 매주 화, 목에 쓰는 시 - 11



어제 내 꿈에 나왔어 너


지난밤 나도 몰랐던 행적을

누군가 알려주면


그 밤의 얼굴이 미웠을까 봐

올이라도 나간 옷 걸치고

나사라도 빠진 말 걸었을까 봐

감지 않은 머리카락에

냄새라도 감겼을까 봐


내가 네 꿈에 들러 뭐 했는데

묻지도 못 하는

사람이 있다더라


고작 남의 꿈에 들를 때도

실례하기 싫은 거겠지


찬 바람 끄트머리가

한 꼬집 두 꼬집 둥글어지는 계절

이른 봄바람처럼

낯설게 답하는 사람을 보았다


우와 정말? 진짜?

나랑 꿈에서 뭐 했어?

우리 둘이 같이 나왔어?

나 예뻤어?


남의 꿈에 들러서라도

한바탕 빛 내며 놀고 싶은 거겠지

어느 모습 어느 얼굴도

꿈결처럼 고울 테니까


길바닥에 버려진 유리에

무심코 비춰도 

어김없이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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