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어쩌면 삶은 소금 커피와 레몬 케이크(단맛)

by 달삣


싼 음식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남편이 퇴근하고 돌아오는 길에 \15000원 족 발 플랭카드를 보고 외식하자고 전화가 왔다."오늘 저녁은 밖에서 먹을까?"알았어요"

저녁에 뭐 해 먹지 걱정하고 있었는데 잘 됐 다 싶었다.


대학 졸업하고 한동안 취업이 안되어서 풀 죽었던 아들이 취업이 된 지 한 달 정도 됐다. 먼저 들어온 아들은 조금 귀 챦다는 듯 “아빠가 오시는 길에 사 오시지, 싼 음식은 별로 맛이 없을 텐데 “불만을 내비쳤다.


하지만 옷을 주 섬 주 섬 입고 따라나섰다.


족 발 집은 버스 타고 10분을 타고 가야 했으므로 남편이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린다 했다.


버스에서 내리려고 버스 문간에 서서 밖을 보니 중년의 머리숱 없는 구부정한 남편이 작고 왜소하게 보였다.


아들을 공군 보낼 때 서울에서 남쪽 진주까지 데려다주었는데 차 안 운전석 뒷모습에서 느꼈던 쓸쓸한 모습이 교차되며 떠올랐다.


버스에서 내려 아들의 모습을 보니 키가 아빠보다 크고 수려한 오월의 미루나무 같았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 남편은 결혼해서 첫차 를뽑고 그 차에 갓난아이를 싣고 기분이 좋아 콧노래 부르며 집으로 와서 가만히 방바닥에 뉘어 놓고 한참을 들여다보았었다. "요 녀석 참 신기해"


족발집은 정류장에서 멀지 않았다. 남편은 열심히 메뉴판을 보더니 최대한 알맞게 남기지 않고 맛있게 먹는 방법을 동원하여 족발 대자와 쟁반국수, 맥주를 시켰다.

음식이 나오고 족발 한점 을 먹어보니 싼 음식 치고는 맛이 있었다.


핸드폰만 들여다보던 아들도 족발을 먹어 보더니 “맛있어요”그런다. 나도 '이상하게 음식이 다네'

속으로 생각했고 다 먹고 나오는데 아들이 “제가 계산할게요”하며 계산대로 가더니 핸드폰 결제를 한다.


아들에게 대학 졸업하고 첫 월급 타서 처음 얻어먹어서 그런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족발을 먹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생각나는 아들의 어렸을 때가 생각이 났다.


동네에 설렁탕집이 있었는데 설렁탕을 시키고 아들에게 설렁탕 국물에 밥 말아 주면 엄지 척하며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국물이에요” 하고 외쳤다. 기분 좋은 주인아주머니는 깍두기와 설렁탕 국물을 더 주셨다.


그렇게 종알 종알 대고 엘리베이터 단추도 까치발 들고 누르던 아이가 학교 가고 , 군대 가고 , 취업해서 부모에게 음식을 사 준 것이다.


다 먹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는데 아들이 이제 다 커서 우리 품도 곧 떠나리라는 예감이 들었다.


난 감개무량하여 있는데 남편이 분위기를 깬다.


집에 와서 영수 증본 남편이 바가지 쓴 것 같다고 하며 할인도 안됐다고 “전화해볼까, 눈 팅이 맞은 것 같아”계속 뭐라 불만을 나타낸다."족발 대자는 받을 것 다 받았네 만 오천이 아니고 이만 육천 원 이야"

아들은 “됐어요”. 하며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킥킥 됐지만 남편도 아들의 성장이 감개무량하여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오늘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족발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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