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더우니 몸과 마음의 균형을 잡기가 더 어려운 것 같다. 시장통에서 정신줄 놓은 여자를 보았다. 눈은 동공이 풀리고 가방을 품에 꼭 껴안고 온몸이 젖은 채 맨발로 보도블록을 걷고 있었다. 무엇이 정신 나가게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마음이 안 좋아 그 여자 가는 길을 계속 돌아다보게 된다.
먹는 걸 잔뜩 사가지고 시장에서 오는 길에 보도블록에 깔린 고추를 보고 또 정신 나간 사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자고 사람 다니는 길 위에다 고추를 말리는 것인지 모르겠다. 비가올 것같은지 조금 있으니 치우기는 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