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4월 16일의 따뜻한 봄 햇살을 받으며 축복 속에서 태어난 나를 사랑한다.
학창 시절 따돌림을 당했던 상처 입은 나를 사랑한다.
더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해 냈던 용기 있는 나를 사랑한다.
갑작스러운 삶의 변화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텨온 나를 사랑한다.
매일 밤 잠에 든 아이들의 얼굴을 보며 내일은 더 잘해줘야지 다짐하는 나를 사랑한다.
엄마가 되어서도 부모님에게 마냥 기대고 싶은 나를 사랑한다.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했지만, 남편을 따라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는 나를 사랑한다.
몸이 좋지 않은 날에도 꾸준히 요가를 하려는 나를 사랑한다.
그림그리기와 글쓰기의 도전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나를 사랑한다.
뭐 하나 제대로 할 줄 모르면서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나를 사랑한다.
작은 강박과 불안을 여전히 놓지 못하는 예민한 나를 사랑한다.
나를 사랑하려고 하는 나를 사랑한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스스로 사랑하지 않는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못 한다. 하지만 꾸준히 방법을 찾아가는 중이다. 이런 다짐에도 곧 다시 나를 궁지로 몰아가는 나 자신을 발견하겠지만. 그러면 나는 또다시 마음을 다잡아 본다. 내가 나를 사랑하려는 이유는 하나이다. 자신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겠는가. 내 딸들에게 자신을 아끼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래야지 아이들도 자신을 사랑하며 자라날 테니까.
얼마 전 인생 드라마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잘 봤던 드라마가 있다. 바로 ‘나의 해방일지’이다. 마지막 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여자 주인공이 했던 말을 잊을 수가 없어 종종 그 장면만 돌려보곤 한다.
“나 미쳤나 봐 내가 너무 사랑스러워.
마음에 사랑밖에 없어.
그래서 느낄 게 사랑밖에 없어.”
이 말이 참 궁금하다. 진심으로 저 말을 내뱉을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단단한 사람일까? 그래서 나도 한 번 되어보려고 한다.
느낄 것이 사랑밖에 없는 사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