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더 기버(기억전달자)

쉽지만 심오한 청소년 소설, 영화는?

by 책한엄마

동대문구 도서관 씨앗 독서 동아리에서 같이 읽어본 작품은

청소년 소설인 이 책, '더 기버'(기억전달자)였습니다.

출처: 네이버 이미지

사실 저는 그 전에 영화를 봤습니다.

이전에 미국에서 유명한 베스트셀러 청소년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 많았지요.

'헝거게임', '메이즈 러너', '다이버전트'등.

이들은 청소년 소설을 영화화해서 성공했고 후속작들도 나오는 시리즈입니다.

이들 청소년 소설 시리즈 원조격인 책은 바로 이 책, '더 기버'(기억전달자)라고 합니다.

이 책 또한 시리즈라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2014년 이 영화가 개봉한 뒤 후속작을 만든다는 소식은 없습니다.

아마도 흥행에 실패한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사실 저도 영화를 먼저 봤을 때 앞서 본 영화보다는 못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오해하지 마세요. 작품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헝거게임 원작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던 사람입니다. 사실 헝거게임 같은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는 꿈도 꿨어요. 하지만 전 '헝거게임'시리즈보다 이 책 '기억전달자'가 훨씬 더 뛰어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굉장한 책이에요.

얇고 쉽게 쓰인 책입니다. 그렇다고 내용이 쉽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 모든 상황이 심오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주인공 '조너스'의 나이가 12살입니다. 딱 12세 아이들이 읽기 무리 없을 책이에요. 그렇지만 어른이 읽어도 많은 생각을 갖게 하는 책입니다.

한마디로 남녀노소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책입니다.


영화는 그럼 감독이 잘못 만든 걸까요?

답은 아닙니다. 만약 그렇다면 책과 영화를 같이 소개하는 이 글을 쓸 이유도 없겠죠.

만약 '더 기버'란 이야기를 심오하게 즐길 마음을 갖고 계신 분이시라면 책을 읽고 영화를 보길 추천합니다.


영화는 먼저 졸업을 앞두고 설레는 조너스를 보여줍니다.

아빠는 보육사, 즉 새로운 인류를 잠시 키우는 역할을 합니다.

이곳에 자주 봉사를 하는 절친한 친구 피오나를 만납니다.

조너스는 피오나를 보며 이상한 것을 보게 됩니다.

조너스와 같은 성향을 가진 가브리엘이라는 아기를 만납니다.
피오나

흑백 영화에 붉은빛이 보이시나요?

참 안타까운 일이에요.

사실 전 책을 읽을 때 영화를 오래전에 봐서 흑백영화로 시작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어요.

책을 읽고 있을 때 조너선이 색을 알게 되는 부분은 소름이 돋았습니다. 거의 '식스 센스' 급이었죠.

옛날에는 거기에 색깔이라고 불리는 특성도 있었단다.
색깔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빨강이라는 색이다. 바로 네 눈에 보이기 시작한 색을 말하지. 네 친구 피오나가 바로 빨간 머리를 하고 있다. 실제로 상당히 두드러지는 색이다. 나는 아까 이미 네가 그 색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걸 알았단다. 네가 피오나의 머리카락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네 눈에 어쩌면 빨간색이 보이기 시작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지.(161)

이 부분을 읽기 전까지 전 책 안에서 색이란 개념이 없다는 걸 모르고 있었거든요.

영화는 이런 소름 돋는 경험을 주기에는 노출되는 부분이 많아요. 먼저 흑백으로 시작한 영화부터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며 뒤통수를 치는 듯한 놀라움을 주긴 힘들었어요.


처음 이 사회는 완벽해 보입니다. 사람들은 평등해요. 모든 사람들이 정해진 규칙 안에 안전하게 살아갑니다. 위험은 완전히 차단됐습니다. 불안과 두려움은 없는 곳입니다. 그래서인지 조너스가 엄마에게 '두렵다'고 말하자 당황하며 혼냅니다.

이 사회는 "사과드립니다.", "사과를 받아들입니다."를 형식적으로 외치고 다닙니다.

과연 이 곳은 완벽하게 평등할까요?

영화에서는 크게 보이지 않지만 책 안에서는 '그래도 존재하는 차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무지 귀여워. 난 나중에 산모 직위를 받았으면 좋겠다."
그러자 어머니가 몹시 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리 질렀다.
"릴리! 다시는 그런 말하지 마. 산모는 명예로운 직위가 절대로 아니야."(40-41)

부분 부분 육체 노동자들이 경시당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습니다.

조너스는 떨립니다. 과연 조너스는 12세 졸업식에 어떤 진로를 배정받게 될까요?

졸업을 하고 각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직업을 줍니다.

여기서 조너스는 마지막에 호명됩니다. 바로 '기억 보유자'라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여기서 기억 보유자가 특별하게 얻을 특혜에 대해 설명합니다.

조너스-기억 보유자

1. 매일 학교 공부가 끝나면, 즉시 노인의 집 뒤에 있는 별채 입구로 가서 안내원에게 당신이 왔다고 알립니다.
2. 매일 훈련 시간이 끝나면 즉시 집으로 돌아갑니다.
3. 이 순간부터 당신은 무례함을 금지하는 규칙들을 지키지 않아도 됩니다. 어떤 주민에게 어떤 질문이든 할 수 있고 그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습니다.
4. 마을 사람들에게 당신이 받는 훈련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아버지 어머니는 물론 원로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5. 이 순간부터 당신은 꿈을 이야기하는 데 참여해서는 안됩니다.
6. 훈련과 관계없는 병이나 상처를 제외하고 당신은 어떠한 의학적 치료도 신청할 수 없습니다.
7. 당신은 임무 해제를 신청할 수 없습니다.
8. 당신은 거짓말을 해도 됩니다.

이곳은 거짓말을 극도로 금지하는 곳입니다.

그런 곳에서 '거짓말'과 '무례함'이 허용되는 지위라니!!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보다 더 특별한 권한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실로 환원한다면 조너스가 받은 '기억 보유자'는 어떤 직업을 뜻할까요??

제가 생각하기엔 예술가, 작가, 역사가, 비평가, 예언자 등등을 생각했어요.

조너스는 기억을 전달받기 이전에도 색깔을 아는 능력이 있었습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능력이 있다는 뜻입니다.

제대로 많은 색을 본 이후 기억전달자는 이 세상에 '사랑'이 없어졌다고 콕 집어 알려줍니다.

기억은 우리에게 지혜를 주기 때문이다.
지혜가 없었다면 원로 위원회에서 나를 불렀을 때 아무런 조언도 할 수 없었을게다.


10년 전에 임무 해제 신청한 기억 보유자, 몽고메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예전 기억 보유자인 여자 아이는 '음악'을 아는 능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음악가적 기질이 있었나 봐요. 계속 행복한 기억만 넣어주니 나쁜 기억도 넣아달라고 이야기합니다.

몽고메리가 임무 해제를 하게 만든 건 바로 이 사건을 본 이후입니다.

주사를 준비하는 아빠
머리에 주사를 한 후 아이는 숨을 쉬지 않습니다.
이 모든 일은 모르고 하는 일입니다.

아이를 죽이고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천연덕스러운 아빠.

조너스는 이제 아버지가 아기를 깨끗이 씻고 다독거릴 거라고 속으로 말했다. 이 작은 임무 해제 기념식이 진행되는 동안 기억 전달자는 한마디도 말하거나 듣고 싶어 하는 것 같지 않았다. 조너스는 화면을 계속 바라보았다. 아기는 더 이상 울지 않고 경련하듯 팔다리를 움직였다. 그다음 순간 아기가 흐느적거렸다. 고개가 옆으로 떨어졌다. 두 눈을 반쯤 뜬 채. 그러고는 모든 게 조용해졌다.(254)

곧 피오나도 이런 훈련을 받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기억전달자는 조너스에게 도망가라고 알려줍니다. 이 마을은 올바른 삶을 사는 곳이 아니라고 알려줍니다. 이 죽음을 보고도 예전 기억 보유자인 몽고메리는 죽음이라는 걸 인식한 채 임무 해제를 선택합니다. 죽을 만큼 괴로웠다는 뜻이죠.


게다가 책 안에서 두 번째 소름을 경험합니다. 바로 예전 기억 보유자인 몽고메리는 기억전달자 딸이었단 사실입니다.

떠나기 전 피오나와 이성간 사랑에 대해 교감합니다.

영화에서 책에 없는 부분이 들어갔습니다.

바로 피오나와 조너스가 가진 사랑에 대한 감정입니다.

조너스는 임무 해제가 예정된 아기 가브리엘을 데리고 도망갑니다.
기억이 흘러서 사라지고 나면 괴롭고 고통스러운 공허감만이 남았다. 갑자기 조너스의 머릿속에 단어를 잘못 사용해서 꾸지람을 들었던 어린 시절이 희미하게 떠올랐다. '굶어 죽다'라는 단어였다. 그때 조너스는 한 번도 굶어 죽어 간 적이 없다고 야단을 맞았다. 또 결코 굶어 죽지 않을 거라는 말도 들었다.(291)

이 부분을 보면서 독서 동아리 '씨앗'에서는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과연 내가 조너스라면 이 안전한 동네를 떠나 이런 고생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해서 말입니다.

어머니 입장에서인지 모르겠지만 대부분 그 안전한 사회에서 삶을 보내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혹은 나는 용기가 없지만 어느 누군가 반드시 떠났을 것이라고 이야기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떠났을 것이라고 이야기한 분들 중에는 몽고메리처럼 고통 없이 아이를 죽이는 보육사를 보면서 그런 결정을 내렸습니다. 다른 분은 가브리엘이란 의지할 존재가 있기에 떠날 용기가 날 수 있었을 것이란 예리한 분석을 하신 분도 있었습니다.

미래가 보장되고 정해져 있는 규칙을 지키며 안전이 보장된 사회에서 사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조나스처럼 굶어 죽을지도 모르지만 미지 세계를 향해 모험을 하는 것이 나은 결정일까요?

아직도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이미 정해지지 않은 세상을 살면서 많이 힘들고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사랑'이 없다면 '기계'와 다름없는 삶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결국 조너스는 온갖 고통을 이겨내고 집 한 채를 발견합니다. 그곳에 어떤 곳인지 책도, 영화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과연 조너스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갑자기 조너스는 확신과 기쁨에 차서 가족들이 저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음을 깨달았다. 물론 아기도 말이다. 난생처음으로 조너스는 음악이라는 것을 들었다. 사람들이 노래하는 소리였다.
뒤쪽에서도, 엄청나게 큰 시공간을 가로질러, 조나스가 떠나온 곳으로부터도 음악 소리가 들려온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마 그 소리는 단지 메아리일 터였다.(301)

책도 얇고 영화도 길지 않습니다.

책 안 마을은 매우 평화롭습니다.

그런데 참 많은 부분이 빠져있는 곳이었어요.

규칙과 책임이 있고 감정에 대해 표현할 것을 가르치지만

그 안에 색도, 음악도, 고통도, 사랑도 없습니다.

당연히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들이 부재한 세상을 보고 의아하게 됩니다.

계속 생각하다 보면 결국 '공포'에까지 이릅니다.

과연 이런 세상에서 진정 모든 감정을 아는 자가 살아나갈 수 있는지가 의문입니다.

아주 단순한 세상을 그린 듯 하지만 그 안에 포함된 현실은 매우 묵직합니다.

우리 생각 주머니는 커지기 위해 많은 고통을 수반합니다.

책을 읽고 복습하듯 영화를 보시기 추천합니다.

생각하고 고뇌하면 참 오래 걸리는 책이지만 편히 읽으면 1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는 작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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