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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시안 Apr 17. 2021

손톱을 깎는다


손톱이 자랐다

울어도 자랐고 밥을 먹지 않아도 자랐다

하고 싶지 않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줄 알았는 데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손톱이 자라고 있었다

사람들은 손톱이 자라는 것도 모르고

밤과 낮을 살았다


손톱을 깎는다

초침 없는 시계는 여전히 흘러가고 있었다

멈춘 줄 알았던 시간에

슬픔이 쌓이고 자라났다

하얗게 단단해진 슬픔이

나에게서 떨어져 나간다

초승달 같은 슬픔이 깎인다

슬픔이 뚝 뚝 떨어져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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