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것을 있다고 말하는 것, 또는 있는 것을 없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이고,
있는 것을 있다고 말하는 것과 없는 것을 없다고 말하는 것이 진실이다."
- 아리스토델레스 <형이상학> -
이 글과 이어진 일곱 가지 글의 주제는, '켈리 최의 사례 분석을 통해서 확인하고 싶은 질문들' 중에서 다음 질문을 검증해 보기 위한 것이다.
"2. 켈리 최가 한국 사회에서 관심을 받게 된 '유럽에서 엄청난 글로벌 기업을 이룬 사업가'이며, '6천 억대 자산가'라는 사실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검증하고 확정할 수 있는가?"
켈리 최는 "6000억 자산가이다.", "영국 여왕이나 데이비드 베컴 부부보다 더 부자다.", "영국 부자 상위 0.1%", "죽을 때까지 쓸 수도 없다."라며 공공연하게 돈 자랑을 한다. 한편으로 "돈이 얼마나 많길래 죽을 때까지 쓸 수가 없다고 할까 나도 그렇게 한 번 되어 보았으면 좋겠다."라고 부러워하는 마음이 생기고, 한편으로는 "돈이 얼마나 많다고 저렇게 오만하게 돈 자랑을 하나" 싶어 못 마땅하기도 하다. 켈리 최가 갖고 있다는 6000억이라는 엄청난 돈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한국에서 켈리 최의 위대함을 설명하는 상징이 되었다.
그래서, 켈리 최가 각종 매체에서 말하는 소위 6000억 원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지 살펴보기로 하였다. 하지만, 켈리 최의 위대함을 수식하기 위해서 항상 사용되는 '6000억 원'이 '회사 매출'인지 '본인의 자산'인지 명확하게 구분하여 설명한 자료들을 찾기가 어려웠다. 특히, '본인 자산이 6000억 원'임을 증명하는 관련 자료는 아직 찾지 못하였다. 혹시, 누군가 관련 자료를 알고 있으면 공유해 주시면 고맙겠다.
"구글은 절대로 잊지 않는다.(Google never forgets.)"는 말이 있다. 그래서, 모든 것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는 구글에게 '켈리 최 매출'이라는 연관 검색어로 한국어 검색을 진행했다. 연도별로 다양한 매출이 검색되었다.
2017년도 매출 4000억, // 2019년도 매출 4000억, // 2020년도 매출 5000억, 매출 7000억, // 2021년도 매출 5000억, 매출 5400억, 매출 6000억, 매출 7000억, // 2022년도 매출 5000억, 매출 6000억
환율 변환의 폭을 고려하더라도 매출 정보에 대한 일관성이 부족해 보였다. 켈리델리의 간략한 재무 정보도 제공받지 못했거나, 인터뷰 중에 켈리 최가 이야기하는 모호한 정보의 진위를 확인하지 못하고 듣고 이해한 대로 기사로 작성하다 보니 수치의 정확성과 일관성이 부족하지 않나 짐작해 본다.
"회사 매출이든 개인 자산이든 그것이 뭣이 중한디?"라고 질문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로, 삼성그룹의 전 세계 매출을 모두 이재용 회장의 재산이라고 말하지 않듯이, 회사 매출과 개인 자산을 혼돈해서는 안되고 정확하게 구별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회사 매출과 개인 자산의 차이를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하는 기업가일 경우에는, "차이를 몰랐다"라는 핑계는 낯 뜨거운 뻔한 거짓말로 여겨질 것이다.
둘째로, 몇 백 권의 책을 들고 깊은 산속에 들어가서 세상의 모든 자기 계발서를 섭렵하고, 세계 0.1% 부자들의 성공 공식을 밝혀 내었다는 자칭 '천억스승'이 긴 수염을 휘날리며 '부를 끌어들이는 법칙'을 나열한 책을 출판하였다면, 20만 명에 이르는 한국 사람들이 책을 구입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 빈털터리 천억스승이 불러주는 대로 돈(부)을 부르는 긍정의 법칙이라며 사람들이 아침마다 10번씩 100일 동안을 쓰고 앉아 있지 않았을 것이다.
빈털터리 천억스승과 똑같은 내용의 책이라고 해도, '6000억 부자'라는 구호에 매혹되어, '내가 하라는 대로 하면 나 같이 6000억 부자가 될 수 있다'라는 말을 믿고, 시키는 대로 책도 사고, 하라는 대로 아침마다 10번씩 돈(부)을 끌어들이는 법칙을 쓰려고 마음을 먹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모든 신뢰의 출발점이 된 '6000억 부자'라는 말의 진위 검증은 무척 중요할 수밖에 없다. '6000억 부자'라는 증빙이 없고 과장된 거짓이라면, 그녀의 말은 천억스승의 구라와 같은 정도의 효험이 있을 뿐이며, 그녀의 모든 말이 진실이라며 믿고 삶의 모범으로 삼고 추종하는 간절한 사람들에 대한 기만이기 때문이다.
'켈리 최 = 부자'라는 이미지를 한국의 대중에게 각인시키기 위해서 한 때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보다 더 부자'라는 슬로건이 사용되었다. 하지만, 해당 표현의 부적절함이 제기되고 난 뒤부터 해당 슬로건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 즐겨 사용하는 슬로건이 '영국 부자 상위 0.1% 최상위 부자'이다. (이 표현의 문제점도 아래 글에서 정리해 두었다.)
https://brunch.co.kr/@algarve/311
켈리 최가 한국에서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고액의 성공 강좌를 개설하고, 각종 모임의 기조연설에 초빙되고, 2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다는 베스트셀러 작가에, 50만 명 이상의 유튜브 구독자를 가진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었는데, 사실 그녀가 한국에서 엄청난 사업을 성공한 것도 아니고, 한국에 엄청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되었지?
오로지, 영국에서 발행된 어느 신문에 부자 순위에 오른 것에 근거하고, 주로 켈리 최의 인터뷰나 켈리 최가 제공한 자료에 근거하고 있지 않나 짐작해 볼 수 있다. 한국이 아닌 세상 저 쪽 어딘가에 있다는 자산 6000억을 믿고 놀라고 칭송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켈리 최가 6000억 자산의 근거를 제시하였는지? 누군가 구체적으로 확인을 하였는지? 누군가 보았는가?
독일에 6000만 달러의 상속금이 있다는 말 한마디만 갖고 부자 행세를 하며 뉴욕 사교계를 발칵 뒤집히게 한 애나 소로킨의 범죄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애나 만들기'라는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가 떠올랐다. 애나 소로킨에게 던진 질문처럼 같은 질문을 켈리 최에게도 던지고 싶다. 도대체, 누가 확인하였는가? 언제 확인하였는가? 어떻게 켈리 최의 자산을 확인하였는가? 그녀가 제시한 몇 년 전 부자 리스트 신문 말고. 켈리 최가 자신의 책과 인터뷰에서 한 '말' 말고.
켈리 최가 '6000억 부자'라고, '6000억 자산가'라고, '7000억 부자'라고, '7000억 자산가'라고 홍보하고 칭송하고 있는 수많은 유튜브 영상이 있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비슷한 정보를 가진 영상을 나열하며 켈리 최의 자산이 6000억, 또는 7000억이라고 해당 사실을 서로 보증해 주고 확증해 준다.
유튜브 영상 여기저기서 '켈리 최는 6000억 부자, 7000억 자산가'라고 한다. 또 여기저기서 '6천억, 7천억 부자 켈리 최'라고 다시 인용을 한다. 여기저기에 인용된 '6천억, 7천억 부자'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또다시 여기저기에서 인용을 한다. 근거를 따지지 않은 자극적인 인용을 통해서 온통 '6천억,7천억 부자'로 도배가 된다. 그래서, 켈리 최는 당연히 '6천억, 7천억 부자'이다.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한국 신문 매체의 상황도 동일하다.
한국에서 6000억이니 7000억이니 하는 켈리 최의 개인 자산을 확인할 쉽고 구체적인 정보가 없다. 그래서, 주변에 흩어져 있는 증거들을 통해서 합리적으로 추론해 보는 것이 현재로서는 유일한 방법이다.
켈리 최가 한국에서 '6천억 자산가'라고 홍보되고 있는 부분에 대한 검증은 아래 SADIM님의 네이버 블로그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영국 정부에서 고시한 회계 자료를 분석하며 최대한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외부 링크: 네이버 블로그 SADIM)
https://blog.naver.com/secondwinds/222790092289
윗글의 분석 결과를 요약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객관적이고 전문적으로 분석한 세부 내용과 근거는 SADIM님의 위 네이버 블로그에서 꼭 확인해 주시기 바란다.)
1. 본인 자산이 아니라, 본인이 주주로 있는 기업의 연 매출이 6,000억 원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2. 기업의 매출과, 그 기업을 소유한 대표의 개인 자산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3. 공개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켈리 최는 6,000억 원 자산가로 보기 어렵다.
4. 켈리최가 6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JIMIKI LIMITED라는 비상장 회사의 2020년 당기순이익은 약 250억 원 정도였다. 1년에 250억 원 정도를 벌어들이는 기업이다.
5. 켈리 최의 실제 자산은, 위 JIMIKI LIMITED라는 회사 주식의 가치 x 60%로 계산해야 하는데, 비상장회사의 기업가치를 구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어찌 되었든, 켈리 최가 6,000억 원 자산가라는 말은 분석된 사실과 다르다.
정리하면, 일반적으로 한국의 대중 매체에서 켈리 최와 관련하여 언급하고 있는 6000억은 회사의 매출이지, 켈리 최의 실제 자산이 6000억이라는 뜻은 아니었다고 합리적으로 추론할 수 있다. 비상장 주식회사라 실물 가치로 환산하기 어렵지만, 지분율에 따라 재산 가치를 억지로 추정해 보아도 켈리 최의 자산은 대중에게 알려진 수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구체적인 수치와 산출 근거는 위 블로그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대단해 보이는 회사 매출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방식의 매출이 아님을 아래 글에서 분석해 보았다.
https://brunch.co.kr/@algarve/241
회사의 매출 6000억 또한 독립 프랜차이즈 전체 가맹점의 매출이 모두 합해진 것으로, 독립 가맹점 매출을 제외하면 실제 회사 수익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회사에서 영국 정부에 제출하여 공개된 재무 자료에 따르면 2020년도에 영업 이익은 매출의 5%에 불과한 약 300억, 당기순이익은 약 250억 원이었다. 6000억이라고 위세를 부렸지만, 실제로는 1년에 250억 원 정도 버는 회사였다.
일정 이상의 규모와 합리적 경영이 검증되어 주식 시장에 상장되어 공개된 상장 회사가 아니라, 아직 비상장 회사라고 해도 주식회사 운영의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회사가 운영된다. 그래도, 현실적으로 회사 운영상 불가능한 일이지만, 회사의 일 년 순이익 250억 원 전체를 지분 60%를 가졌다는 주주 켈리 최에게 모두 몰빵으로 몰아준다 가정해도, 지난 10년을 곱해도 250억 x10 년=2500억 밖에 되지 않는다. 매년 비약적인 성장을 해 왔다고 자랑을 하고 있으니, 이전 연도들의 매출이나 이익은 추정치 보다 훨씬 적을지도 모르겠다.
책이나 언론에서 자랑하지 않은 다른 엄청난 부가 수입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기업 회계 규정을 무시하며 비현실적으로 추정한 최대치 2500억은 6000억과 차이가 너무 크다. 그래서, 한국에서 떠들썩하게 홍보하는 '6000억, 7000억'은 켈리 최 개인 자산으로 추정하기는 어렵다는 합리적인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여러 사람들이 '6천억 부자', '자산 6천억'이라는 표현의 진위 여부를 추적하고 논란이 되기 시작하자, 최근부터 '개인 자산'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도록 유의하고 있는 듯하다. 지속적인 지적의 결과인지 모르지만, 한동안 홍보 문구로 활용하였던 "영국 여왕 보다 부자"라는 부적절한 표현도 더 이상 쓰지 않도록 유의하고 있다. 바람직한 변화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출간된 개정판의 서문에는 '연매출 5천억 원의 글로벌 기업가'로 자신을 소개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자산 6천억 부자'는 '유럽에서 엄청나게 성공한 부자'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서 한국에서 바이럴 마케팅으로 활용된 과장된 홍보 문구가 아니었나 짐작해 볼 수 있었다.
높은 회사 매출을 개인 자산과 구별하지 않고 혼란스럽게 사용하도록 기획하고 의도하였는지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최근에는 '6천억'의 수식어로 '연매출'이라고 표시하고 있다. 동시에 켈리 최의 개인적인 부유함을 강조할 때는 '6천억' 등의 구체적인 자산액을 표시하지 않는다. 해당 수치에 대한 구체적인 증명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고, 실제로 증빙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향후에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느꼈을 수도 있다.
그럼 어떻게 부자 이미지를 대중에게 인식시킬까? 정답은, "영국 부자 상위 0.1% 최상위 부자'이다. '영국 부자 중 최상위 0.1%'는 어떻게 산출된 것인지 알기가 어렵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알 수가 없기 때문에 무엇이 틀렸는지 오류를 지적하고 비난하기가 난감하다. 그렇다니 믿을 뿐, 도대체 어디에서 온 0.1% 인지 짐작하기도 힘들다.
영국에서 돈이 얼마 이상이면 부자라고 공식적으로 정해져 있지도 않고, 비공식적으로라도 어느 수준부터 부자라고 규정하기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신문 판매 증대를 위한 재미거리로 매년 부자 리스트를 만드는 영국의 신문사도, 자신들이 접근 불가능한 금융 자산이나 개인 자산은 확인할 수 없고, 공개되지 않은 자산은 포함되지 않았음을 밝힌다. 실제로 영국에서 대부분의 부자들은 자신의 재산이 자세히 대중에게 공개되기를 꺼린다. 규정하기도 힘든 '영국 부자'에다가, 또, 어떻게 산출하였는지 자세히 밝히지 않은 '상위 0.1%' 라니. 황당한 두 요소를 합쳐서 '영국 부자 상위 0.1% 최상위 부자'라니, 참으로 난감하다.
그러나, '상위 0.1%'는 '엄청난' 부자라는 인상을 남기기에는 훌륭한 홍보 카피다. '이게 뭐지?' '무슨 근거로?'라며 사람들이 따져 묻지도 못하고 난감할수록 더 좋다. 정확하게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지만, 한국의 대중들에게 '엄청난' 부자로 인식된다면, 그것이면 충분하다. 그것이 목적이니까.
켈리 최 앞에 붙여진 '개인 자산 6천억 부자'는, 한국에서 누가 최초에 한 말인지, 출처가 어디인지 아무도 모를 수도 있다. 켈리 최가 지분으로 보유한 비상장 회사인 켈리델리 주식의 추정 가치를 제외하면, 실제 켈리 최 개인의 실물 자산은 '한국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 엄청나게 성공한 부자'의 수준에 훨씬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추정할 수 있었다.
"비상장 회사 주식인 경우에는 그 가치를 자기 마음대로 부풀릴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어떤 미공개 회사의 주식을 많이 갖고 있다고 치자. 그리고 이 회사의 미래 가치를 5천억 원이 된다고 뻥을 튀기면 내 재산은 졸지에 수천억 원도 되고 1조 원도 되게 된다. 그러나 미래가치라는 것은 순전히 말 만들기 나름이다. 시장에서 평가받지 않은 주식의 가치는 아무도 모르며 그것마저도 현금화되기 전까지는 실제 총액을 모른다."
- 세이노, <세이노의 가르침>(2023, 데이원), 37페이지에서 인용
2021년 10월 2일 자 김작가TV와의 인터뷰 영상(3분 35초-)에서 자신의 자산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얼버무리면서 슬쩍 진실을 흘리기도 했다.
"제가 실제로 그렇게 돈을 갖고 있기보다는, 회사 가치나 매년 배당금 이런 거를 계산했을 때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원본 링크: https://youtu.be/QqxCLQ2dEYM?si=p1gsOGGq8ylycUdM&t=214)
2021년 11월 7일 자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영국 선데이타임스에서 발표한 '켈리 최'의(혼자만의) '자산'이 3억 8900만 파운드로 명시하고 있었다.
2022년 1월 1일 자 조선일보 인터뷰에서도 '(켈리 최) 혼자만의 '자산'이 3억 8900만 파운드인 듯이 명시되어 있었다.
2022년 3월 16일 자 여성조선 인터뷰에도 (영국 선데이타임스에 대한 언급 없이) '영국 부자 순위'에서 엘리자베스 여왕과 베컴보다 상위에 올랐고, '켈리 최' 혼자만의 '자산'이 3억 8900만 파운드라고 명시되어 있다.
발행 연도를 달리하는 한국의 대형 언론사의 기사들이 모두 동일하거나 유사한 방식의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아, 켈리 최 측에서 제공한 자료를 인용하였을 것으로 짐작해 볼 수 있다.
모두 '영국 선데이타임스'를 출처로 하고 있고, 모두 '켈리 최 개인 자산'임을 명시적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서, '영국 선데이타임스에서 해당 수치의 자산이 모두 켈리 최의 개인 자산으로 명시하고 있다'는 뉘앙스로 해당 사실을 전달하고 있다. 따라서, 공신력 있는 영국 선데이타임스와 한국의 대형 언론사에서 '켈리 최 개인 자산'으로 명시하고 있으니 그렇게 믿어도 될 것 같고, 그녀의 어마어마한 자산 정보는 '검증된' '정확한 사실'처럼 보인다. 한국의 온갖 매체와 각종 이력 소개란에 빠짐없이 '영국 선데이타임스가 선정한 엄청난 부자'라고 스스로를 자랑하고 있다.
켈리 최의 공식서포터스 활동을 하는 어느 분이 켈리 최의 홍보를 위하여 <"선데이 타임즈" 기사 한글 번역본입니다>라는 제목으로 해당 기사를 번역해 두었다. 해당 신문 기사 한국어 번역에서 관련 부분을 찾아서 살펴보니 다음과 같았다.
선데이 타임스 기사의 원문(번역)에는,
1. 켈리 최 혼자가 아니고, 켈리 최와 남편 공동의 합산 자료임이 명시되어 있었다. '데이비드ㆍ빅토리아 베컴 부부'라고 명시하였듯이 동일하게. 그런데, 한국 신문의 기사에서는 켈리 최 혼자만의 통계 자료인 것처럼 '남편을 삭제'하였다.
2. 선데이 타임스에서는, "켈리와 그녀의 남편 제롬 카스탕은 3억 6천만 파운드 매출을 일으키는 사업을... 소유하고 있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즉, 매출이 3억 6천만 파운드인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 즉, '회사의 매출이 3억 6천만 파운드'이다.
(해당 신문사에서 해당 기업의 매출 3억 6천만 파운드의 독특한 산정 방식에 대해서 세부적으로 확인을 하고 평가를 하였는지는 모르겠다. 짐작으로, 그 정도 사항까지 파악하고 분석하는 치밀함과 정확성을 요구하는 부자 리스트 기사는 아닌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아래 글에서 자세히 정리해 두었다.)
https://brunch.co.kr/@algarve/241
3. 해당 기사의 원문에는 켈리 최 '개인 자산'으로 명시한 부분은 찾을 수가 없었다.
켈리 최도 개인 자산 정보를 인터뷰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다른 인터뷰나 책에서 밝히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한국 신문 기사에는 '선데이 타임스' 기사를 근거로 하고 있고, 신문 기사에 포함된 수치는 명확하게 '켈리 최 '개인' 자산'인 것처럼 명시되어 있었다. 각 신문사의 표현이 유사한 것으로 보아 해당 자료는 켈리 최 측에서 공통으로 다수의 언론사에게 제공하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정확한 '선데이 타임스' 기사의 원문은 '회사의 매출'이었다.
현재까지 개인적으로 추적한 결과에 근거하여, '자산 6000억, 7000억 자산가, 6000억 부자' 등으로 사용된 표현이 앞으로 문제가 된다면, 대충 상상할 수 있는 예측 가능한 답변은 다음과 같다.
1. 초기에 회사 매출과 개인 자산을 혼돈하여 사용한 적은 있다. 하지만, 해당 이슈를 발견한 이후에는 회사 매출이라고 하였지, 개인 자산이라고 말한 적은 없다.
2. 대부분의 신문이나 방송 등에서 오해하여 '개인 자산 6000억'으로 표기한 것이다.
3. '회사 매출'이나 '개인 자산'으로 혼재되어 사용되는 것에 어떤 문제가 발생한다고 인식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해당 매체에 정정을 요청하지 않았다.
4. 향후에는 '개인 자산'으로 표기되지 않도록 유의하겠다.
5. 자산 정보에 대한 요청은 개인 정보에 해당하므로 밝힐 수 없음을 양해해 주기 바란다.
6. 저에 대한 많은 관심과 격려에 감사드린다.
나의 상상력은 늘 너무 지나치다.
"켈리 최의 자산이 몇 십억이든 6000억이든 그것이 무슨 상관이에요? 유럽에 사업체도 있고,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해서 성공을 이룬 것은 사실이잖아요. 한국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려고 애쓰는 훌륭한 분을 그런 사소한 트집을 잡아서 흠집을 내려는 의도는 무엇인가요? 근거 없는 질투를 하며 보내는 시간에 자신의 인생이나 돌보는 것은 어떤지요?"
켈리 최에 우호적인 분이 대응하는 예상되는 반박 글이다. 일반 고등학교를 갈 형편이 되지 못하여 주간에는 와이셔츠 공장에서 일을 하며 야간 고등학교를 다녀야 할 만큼 어린 시절이 가난했다고 하고, 일본을 거쳐 프랑스에서 힘들게 살다가 우여곡절 끝에 유럽에서 사업을 해서 이제는 제법 살만해진 것도 인정한다. 그것만으로도 대단하다. 그래서, 그녀의 자산이 몇 십억 쯤 있다고 해도 나는 "대단하다"라고 칭찬을 매일 할 수 있다. 오랜 해외 생활의 경험을 통해서 먹고사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
게다가, 불굴의 의지로 성공을 이루어낸 자신의 삶과 경험을 한국의 대중들과 나누며 격려하고 도와주기 위해서 한국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 '훌륭하다'라고 평가했다.
단, 한국의 신문, 방송, 유튜브 그리고 책을 통해서 쏟아내는 정보가 서로 다르고, 때로는 과장되고, 때로는 왜곡되고, 때로는 근거를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 전까지는 그랬다.
그리고, 내가 그녀의 모든 말을 진실로 믿고, 추종자가 되었고, 인생을 걸었고, 그리고, '아차!'하고 후회를 하고 난 후에, 한국 사회에서 나와 같은 어리석은 피해자가 계속 발생할 위험성이 있지 않을까 걱정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나에게는 몇 십억이든 6000억이든 금액은 중요하지 않다. 그 돈을 나에게 줄 것도 아니고, 사람의 가치를 돈으로 평가하지 않으려고 애쓰니까.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몇 십억 자산가는 대중의 관심을 끌기 어렵지만 6000억 자산가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그래서, 한국에 와서는, 한국의 대중들이 호감을 가질 수 있도록 극적인 인생 스토리를 추출하고, 한국의 대중들이 깜짝 놀랄만한 자산 6000억이라고 적당히 둘러댄 것은 아닌가 확인을 하고 싶었다.
자산이 몇 천억이니, 영국 최상위 부자니, 요트니, 세계일주니, 전 세계에 집이 몇 채니, 일 년 내내 놀아도 몇 천억을 버니, 돈을 죽을 때까지 다 쓸 수 없다느니, 그래서, 내 말만 들으면 당신도 부자가 된다느니, 이런 홍보 전략으로 한국 사회의 욕망을 자극하며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들고, 온갖 방송에 출연하고, 각종 정부와 단체의 행사에 초청연사로 초대되는 인생 최대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확인을 하고 싶었다.
이렇게 형성한 대중적 인기의 여세를 몰아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회사도 한국에서 설립하고, 고액의 강좌와 각종 멤버십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홍보 전략에 끌려들어 온 추종자들의 지갑을 열려고 애쓰고 있는 것은 아닌가 지켜보고 싶었다.
또, 그녀가 전하는 강좌나 메시지가 세상에 떠도는 정보들을 짜깁기하여 그럴듯하게 펼쳐 놓는 추상적인 말 잔치에 불과한지, 아니면, 비즈니스 세계에서 치열하게 생존하고 성공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체험적인 정보와 지혜를 전달하고 있는지 확인을 하고 싶었다. 만약, 근거가 없고, 허황된 소리라면, 그녀의 책을 읽으면서, 그녀의 인터뷰 기사를 읽으면서, 그녀의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더 이상 한국 사회가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도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직하게 사실대로 이야기하지 않고 한국의 대중들이 오해를 할 수 있도록 교묘하게 자산으로 왜곡하였다면, 교묘한 왜곡을 통해서 엄청난 부자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유도하려고 했다면, 긍정적인 이미지를 통해서 대중의 인기를 높이려고 하였다면, 대중의 인기를 통해서 개인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고 하였다면, 비난받아 마땅할 것이다. 그렇게 기획된 개인 브랜드 인지도는 한국에서 펼치는 새로운 비즈니스와 돈벌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의도를 갖고 교묘하게 오해할 수 있는 부풀린 자산 정보를 한국 사회에 흘린 것이라면, 이를 믿고 흠모하고 존경하고 추앙해 온 많은 한국 대중들과 순수한 추종자들의 용서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https://brunch.co.kr/@algarve/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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