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제빵사의 사회생활 이야기
루시가 들어간 베이커리는 생각보다 규모가 큰 곳이었다.
직원의 수 또한 많은 편이었는데,
직원이 많다 보니 다양한 아이디어가 있어 좋았지만
그만큼 다양한 생각들이 모여있기에 일할 때 트러블이 생기곤 했다.
특히나 가장 많이 트러블이 생기는 이유로는 바로
일하는 방식이다.
제과제빵은 어찌 되었든 본인이 기술을 배우고
또 그것을 본인의 것으로 만들고
더 나아가 그 기술을 발전시켜 본인만의 기술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러다 보니 같은 기술을 배워도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르고
시간이 지나면 다 각자 다른 방식으로 빵을 만드는 게 허다했다.
매뉴얼이 어쩌면 의미가 없달까.
그렇게 일을 하다 보면 빵이 잘 나오면 그만이다 사실.
가장 큰 문제는 인수인계를 할 때에 일어난다.
보통은 한 사람이 인수인계를 받으면 두 명에서 많으면 3~4명에게 인수인계를 받게 된다.
그러다 보면 한 제품을 만드는 다양한 방법을 배우게 되는데
여기서 배우는데만 그치면 이점이라 할 수 있겠지만
보통은 본인과 다른 방식으로 빵을 만드는 직원을 보면
"너 왜 그렇게 잡아? 내가 그렇게 가르쳤어?"
라며 꾸짖기 시작한다.
직장생활에서의 트러블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각자의 방식을 얘기하고 가장 최선의 방식으로 결정하여 매뉴얼화하거나,
가장 높은 상사의 방식을 따르면
쉽게 해결될 문제지만 현실에선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직원들의 자존심도 있을 것이고
누군가의 경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누구의 방식이 맞냐 아니냐를 따지기에는 모호함이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루시도 일을 배우고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듣게 되었는데,
마치 다른 사람의 손때 묻은 빵처럼
완성은 되었지만 어딘가는 어수선한
그런 찜찜한 빵을 만들게 되곤 하였다.
루시도 시간이 지나 본인의 방식이 생기고
누군가에게 가르쳐야 할 때가 오겠지만,
루시는 최대한 매뉴얼대로 가르치려
혼자만의 전투를 떠날 것이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맛있는 빵을 만드는 방법'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실제 사건들을 바탕으로 하여 각색한 글이기에 실존 인물과 상황이 다를 수 있음을 공지드립니다 <3
이 브런치북은 앞서 연재된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굽습니다'의 글을 읽고 보시면 더욱 생생하고 재밌게 즐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