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브런치북
그분과 함께 2부
15화
허무함의 극치
by
박세환
May 13. 2024
딸 유치원 등교 준비.
양치질 시키고 옷을 입힌다.
그때 발견한 바지의 조그만 구멍.
딸은 속상해했다.
입고 싶은 옷에 구멍이 나서.
다른 옷을 입으라고 하니 싫다고 한다.
그럼 그냥 입고 가라고 하니 친구들이 놀릴 거 같아 싫다고 한다.
나보고 어쩌란 말인가.
그냥 침대에 앉아 나만 빤히 쳐다보고 있는 딸.
유치원 버스 시간은 다가오는데.
어쩔 수 없이 강제로 입히고 밖으로 나왔다.
원래 입고 싶어 했던 구멍 난 바지로.
딸은 펑펑 울며 따라왔다.
유치원 버스를 기다리며 꼭 안아줬다.
조금 진정이 될 때쯤 도착한 버스.
그런데 유치원 선생님을 보니 또 펑펑 울기 시작한다.
아까보다 더 서럽게.
내가 무슨 죄인이 된 기분이었다.
못된 아빠한테서 벗어나 지원군을 만난 상황처럼.
솔직히 나올 때 한마디 했다.
"그렇게 떼쓸 거면 유치원 가지마."
그래도 허무했다.
아침까지도 옆에 꼭 붙어있던 애가
지금은 유치원 선생님이 자기편인양 펑펑 울고 있다.
자기 반 담임도 아닌 별로 친하지도 않은 선생님한테.
하나님한테 죄송한 마음이 든다.
다 잘해주다가 한 가지 안 해줬다고 삐진 내 모습이 떠올라서.
그리고 세상적인 방법으로 스트레스 풀려는 것까지.
하나님도 마음이 아프셨을까.
keyword
유치원
구멍
일상
Brunch Book
그분과 함께 2부
13
30%의 유혹
14
튀김이 선물로
15
허무함의 극치
16
기다림의 미학
17
붕어빵과 마음
그분과 함께 2부
brunch book
전체 목차 보기 (총 30화)
62
댓글
2
댓글
2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멤버쉽
박세환
라이프 분야 크리에이터
<감사가 뭉클뭉클> 출간작가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는 두 아이의 아빠. 일상을 간직합니다.
구독자
1,148
구독
월간 멤버십 가입
월간 멤버십 가입
이전 14화
튀김이 선물로
기다림의 미학
다음 16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