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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별로 재미없었던 이유

방은 있는데,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기 싫어 알람을 끄고도 폭신한 이불에 더 비비적대다 세수와 양치를 하고, 출근 준비 마치고,

출퇴근에 지쳐 집에 오면 드디어 내 세상이다 싶어 이런저런 잡다한 것들을 하던 일상들이  


참으로 지루했다.


여행, 연애, 친구, 여러 취미생활, 새로운 드라마 시청까지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봤다고 생각했는데 별로 재미가 없었다.


부모님의 마음에 들고자 하기 싫은 공부도 해보고, 건강관리 도와드리려 시간과 정성을 쏟으며 애도 썼지만 그 모든 것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모님과의 갈등은 끊이질 않았다.


더 이상 하기 싫은 공무원이 되라던 아버지의 잔소리도 싫고, 당뇨와 갱년기의 부작용까지 더해 부쩍 사나워진 어머니의 그 날카로움에 베이고 또 베이는 것에도 무뎌질 즈음..


내게도 우울증이란 녀석이 찾아왔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다.

한숨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지겠지 싶었다.


그러다 불러내는 친구가 있으면 같이 맛있는 것도 먹고 영화도 보고,


혼자서 여행도 떠나봤지만 어째서인지 살아있는 내 몸에 큰 구멍이 뚫려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다.


가끔은 커다란 가시 방석 괴물이 온몸을 찌른다는 통각이 착각인 줄 알면서도 생생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신기한 경험이다.

내 마음에도 방은 있는데,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바람과 이혼, 재결합 과정에서 겪은 기억들은 내게 남자에 대한 불신을 심어주었고, 이는 성장 후에도 자존감 높은 연애를 하는 것에 상당한 방해가 되었던 듯하다.


이 구멍을 더 이상 연애로도 치유하기 힘들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이젠 무엇 때문에 살아야 하는지를 잊어버렸다.


허망한 마음에 남들이 좋아한다는 술도 마셔보고, 노래방에서 막춤을 추며 소리도 질러봤지만.. 내 취향과는 맞지 않다는 걸 한 3번 정도 해보니 알겠더라.


그런 내게 한줄기 빛과도 같은 존재가 찾아왔다.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지하철 길바닥에서 눈을 감고 자고 있었다.


그는 바로..


(다음 편에 이어갈게요^^)



며느리의 시부모님 간병일기 1화 


결혼식 보다 결혼생활 1화 


개 같은 남편 1화


종갓집 며느리의 생각 한 자락 1화 


동물변호사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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