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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by 밤과 꿈


모든 꽃이 이내 지는 줄 알고 있었다

화무십일홍이라고


그래도 쉬이 지지 않는 꽃도 있더라

삼십 대에 청상이 되어

오십 줄에 들어선 지 오래된

후배 기현의 아내는

여전히 한창인 꽃으로 남았더라


화무십일홍이라고

짧은 시간 꿈같은 한창을 보내고

때를 알아 저물어 가는

꽃의 퇴장이 서러운 줄 알았더니


혼자된 긴 세월 동안

여전히 아름다운 여자의 수절이 서럽고


먼저 떠나간 후배의 짧은 생(生)이

안타깝고 서러운데




NOTE


시들지 않는 꽃의 아름다움은 서러움의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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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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