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er Faire Shenzhen 2015, 두 번째 이야기
기술만을 강조하다 보면 기술의 함정에 빠지기 쉽죠.
이미 나온 기술이더라도 UX 관점에서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서 사용하기 편리하고 나아가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 탄생하기도 합니다. 이런 Needs에 따라 BANG LAB.(www.banglab.com)에서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들을 UX 관점에서 토론해 보고 그 결과를 정리해서 공유합니다.
지난 여덟 번째 이야기에서 소개한 ‘Hardware Accelerator를 아시나요?’에 이어 아홉 번째 이야기에서는 아이디어가 메이커페어에 나오기까지 팀 구성은 어떻게 했는지, 제품을 만드는데 얼만큼의 시간이 소요됐는지, 어떤 과정으로 제품이 개발되어 이 자리에 나올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UX로 마술을 부리는 그 아홉 번째 이야기 심천 탐방기 2탄 <아이디어가 메이커페어에 나오기까지> 시작합니다.
요즘 TV를 틀면 중국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그중에서 심천(Shenzhen)은 하드웨어의 도시로 유명합니다. 전부터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마침 Maker Faire Shenzhen 2015가 개최되어 다녀왔습니다.
Maker Faire(http://makerfaire.com/)를 직역하면 ‘자기가 만든 것을 전시하는 박람회'라는 뜻이다. 2006년 미국의 Bay Area를 시작으로 전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해마다 열리며,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 기술 애호가, crafter, 교육자, 취미, 엔지니어, 과학 클럽, 작가, 예술가, 학생, 상업 전시 작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한다. 그들은 서로를 메이커(maker)라고 부르며, 자신이 만든 산출물과 그것을 만드는 과정에서 일궈낸 성과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Maker Faire에 참여한다.
Maker Faire Shenzhen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심천에서 해마다 열리는 행사로 올해로 4회째를 맞이했습니다. 그 규모가 전 세계 통틀어 손에 꼽을 정도이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이 해마다 몰려듭니다.
아마 심천이라는 지역이 가지고 있는 ‘제품을 빠르게 만들어낸다’는 특성 때문에 제품을 만들려는 사람이 모이는 것 같습니다.
아이디어가 메이커페어에 나오기까지
메이커페어에 나오는 사람들은 개인, 스타트업, 중소기업,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그래서 목적 또한 다양하죠.
개인은 ‘내가 취미 삼아 만든 이 물건이 다른 사람들에겐 어떻게 보일까?’ 혹은 ‘누군가에게 필요로 할까?’ 하는 생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그 과정과 산출물을 공유하고자 메이커페어에 나옵니다.
스타트업은 몇 명 안 되는 우리 팀이 만든 제품을 고객에게 소개하고, 피드백을 받아 좀 더 사용자의 요구를 제품에 녹여내고자 목소리를 듣기 위해 참여합니다. 규모가 작으므로 피드백을 주면 그 자리에서 반영하는 팀도 있습니다. 이미 완성된 제품을 가지고 나온 팀은 판매도 합니다.
중소기업은 회사 이름과 제품이 대중에게 대기업만큼 알려지진 않았지만, 우리도 이런 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알리려는 목적을 가지고 나옵니다. 그들도 처음엔 작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해서 이름이 알려지고 규모가 커진 경우가 많죠.
대기업에서는 대기업의 장점을 살려 제품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고객의 이목을 끕니다. 큰 기업이지만 이런 행사에 지원하며 고객 친화적인 제품을 만든다는 이미지로 이목을 끌기 위해 메이커페어에 나오기도 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칩 업체인 ARM은 3일 동안 매일 워크숍을 개최하여 사람들에게 ARM mbed 개발 보드 사용법을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리고 워크숍에서 사용한 개발 보드는 참석한 모든 사람에게 기념품으로 나눠주었죠. 비슷하게, 우리 webOS TV에 사용된 칩셋을 만드는 MediaTek에서도 게임을 통해 개발 보드를 나누어주는 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개인과 스타트업은 아이디어 수준의 아직 제작 중인 프로토타입부터 판매할 수 있는 제품까지 다양한 범위의 제품을 가지고 나오는 메이커입니다. 규모는 크지 않아도 사람들이 불편해하는 한 가지에 집중한 경우가 많아 눈에 띄는 아이디어가 담긴 제품이 많습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에서 출품한 제품은 이미 시장에 출시하여 판매 중이거나 이제 곧 출시할 제품이 대부분입니다. 눈에 익은 제품도 많고, 좀 더 전문적이고 질이 높은 제품을 볼 수 있습니다.
여러 참여자 중 개인과 스타트업이 메이커페어의 취지와 가장 잘 어울리는 메이커로 보이지만, 대기업이 참여함으로써 메이커 문화의 확산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LG전자도 메이커페어에 참여해서 고객들을 직접 만나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Hardware Startup의 현재 <스타트업 vs. 대기업>
그럼 메이커페어에 나온 팀은 어떨까요?
현재의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어떤 모습인지, 우리 회사와 다른 점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메이커페어에 제품을 가지고 나오는 팀이나 인기를 끄는 스타트업, 혹은 Hardware Accelerator에 조인해서 제품을 만들어 kickstarter에 제품을 올리는 팀들이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공통적인 부분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아이디어의 시작
* 아이디어 제안자는 제품 영역에 대하여 마니아 수준의 관심과 구체적인 지식을 가짐
* 기존 제품에 대한 강력한 pain point를 느끼는 한 명의 고객을 기준으로 함
인원 구성
* 팀이 꾸려지는 시점은 아이디어가 날 것일 때 완료됨
* 진행 중간에 갑자기 새로운 인원을 들이지 않으며, 각자가 제품에 기여하는 역할을 분명히 가지고 있음
* 역할이 겹치지 않기 때문에 제품을 만드는 것에만 집중함
* 인원이 적기 때문에 바뀐 내용이 있어도 빠르게 대응 가능
아이디어가 제품이 되기까지
* 요구사항은 철저히 고객 관점에서 발의되며, 고객에게 가치를 주는 것에 따라 우선순위가 메겨짐
*초기 콘셉트가 바뀌는 경우는 없지만, 세부적인 기술 구현이 바뀌는 경우는 있음.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실현하기 위한 목적임
* 팀원 모두가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만들어 시장에 출시하기 위하여 전 과정에 적극적으로 임함. 수행해야 하는 일에 있어서 네 것과 내 것의 경계가 없음
* 흥하든 망하든 일단 시장에 선보임. 한 번에 성공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고객의 피드백을 빨리 받는 것에 집중함. 그 피드백을 바탕으로 그다음 단계에 만들어낼 좀 더 나은 제품을 구상함
다음은 국내의 대기업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 그것이 개발되는 과정입니다.
아이디어의 시작
* 다양한 조직에서 제안한 아이디어가 기존에 있던 개발팀으로 들어감
* 있으면 좋을 것 같은 기능이 어디선가 발의되어 기획팀에 전달됨
인원 구성
* 하려는 일과 비슷해 보이는 이름을 가진 조직에 일이 할당됨
* 내부에선 assign 측면으로 일이 분배되기 때문에 구성원의 역량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일인지에 대한 고려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남
아이디어가 제품이 되기까지
* 아이디어가 어떤 목적과 요구에 의해 제안되었는지 실무자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이 시작됨
* 콘셉트나 요구사항이 모호한 상태로 일이 전달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실제 개발이 시작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림
* 개발이 진행되는 중에도 다양한 의견이 위에서 아래로 수직으로 내려옴. 실무자들에겐 설명 없이 결과만 전달되는 일방적인 소통이 이루어지며, 이때 아이디어의 콘셉트 자체가 변경되는 경우가 빈번함
* 그렇게 시작된 일들은 어느새 사라지고 새로운 일이 떨어지는 경우도 발생함
* 한번 했다가 잘 안 된 사례는 이후에 비슷한 것을 시도하려고 할 때 ‘예전에 해봤는데 그거 안돼'라는 피드백으로 돌아와 누구도 그 비슷한 것을 시도할 수 없음
구성원들이 아이디어를 낸다 해도 우리 회사에서 할만한 제품인지를 미리 선별하고, 실패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구성원들에 의한 작은 시도가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제품 개발 프로세스에 참여했다 해도 내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제품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기 어렵습니다. 이와 같은 과정으로 인해 회사 안에서는 완성된 것을 거의 보기 힘듭니다.
이러한 차이점과 스타트업의 성공 요인에 착안하여 국내의 대기업들이 스타트업의 업무 방식과 유사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바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직접 프로토타입까지 만들어볼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소수 정예의 팀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구체화하여 짧은 시간 안에 제품 형태로 만들어봄으로써 대기업의 번거로운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고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만들어볼 수 있다는 점이 스타트업과 참 많이 닮아있습니다.
팀이 만들어지기까지
작은 시도를 반복하며 결국 제품을 만들어 메이커페어에 출품한 팀 중 인상 깊은 작품을 만든 몇 팀을 인터뷰했습니다.
Crazepony MINI Quadcopter
Dita : Designer Air Quality Monitor
Voltera - Circuit Board Prototyping Machine
Foream X1
대부분 팀의 리더가 직접 부스를 지키고 있다가 적극적으로 자신의 제품을 설명했습니다. 중국이란 나라의 특성상 자국어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 중국어만 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영어로 질문하면 번역기까지 사용해 하나라도 더 설명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매체를 통해 접하는 드론은 영상 전문 촬영용 장비가 많아 크기나 가격의 부담이 커서 일반인이 선뜻 구매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번 심천 메이커페어에는 일반인이 재미삼아 구매할 만 한 손바닥 안에 올라가는 작은 드론부터 영상 전문 촬영용 드론을 만드는 DJI까지 다양한 업체에서 드론을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그중 부스에 사람들이 끊이지 않으며 구매로도 많이 이어지는 드론이 있었습니다. 8만 원 정도의 가격대에 훌륭한 퀄리티를 갖춘 Crazepony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크기도 적당하고 제품의 퀄리티도 상당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부스의 누군가에게 질문했더니 대답을 굉장히 잘해주고 자부심 또한 느껴졌습니다. 알고 보니 CEO였습니다.
뱅랩 : 안녕하세요. 팀 소개를 부탁해도 될까요?
Crazepony : 네, 현재 회사에 총 10명이 있어요. SW 개발자 2명, 디자이너 1명, HW 개발자 2명, 공장 책임자 2명, 세일즈 담당자가 2명입니다.
뱅랩 : 총 9명이네요?
Crazepony : 마지막 10번째 멤버는 CEO인 저입니다. CEO지만 전체 개발 과정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뱅랩 : 그렇군요. 개발하는 데 얼마나 걸렸나요?
Crazepony : 1년 정도 걸렸어요. 회사를 창업하기 전에 DJI에서 개발자로 일했어요. 그때 경험을 바탕으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만들 수 있었죠. 소프트웨어 소스는 Github에 공개해놨습니다. 필요하면 여기 보이는 Github 주소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자신을 보스라고 말하는 회사 CEO는 DJI에 있다가 나와서 창업한 개발자였습니다. CEO이지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체를 직접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이전에 DJI에서 일하며 제품을 만들어본 경험을 바탕으로 이미 드론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경험치가 많은 상태에서 회사를 창업하였습니다. 더불어 자신이 잘 알고,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을 시작한 덕에 1년 만에 메이커페어에 완성된 제품을 가지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구매를 원한다고 하면 포장을 뜯어 구매자 앞에서 직접 날려서 보여주며 이상이 없는지 확인까지 해주는 모습에 감동했습니다. 10개를 구매한다고 했더니 10개 다 뜯어서 하나하나 테스트해줬습니다.
메이커페어 기간 동안 1,000대 이상 판매했을 만큼 큰 인기를 끌었던 제품입니다.
제품 명 : Crazepony MINI Quadcopter
개발 분야 :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개발 인원 : 10명(SW 개발자 2명, 디자이너 1명, HW 개발자 2명, 공장 책임자 2명, 세일즈 담당자 2명, CEO 1명)
개발 기간 : 1년
가격 : 8만
조직 구성 : 회사 CEO가 DJI에 있다가 나온 개발자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직접 하고 있음. 이미 드론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경험치가 많은 상태에서 시작했고,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을 시작함.
특징 : 소스는 github에 오픈소스로 공개해서 누구나 받아서 볼 수 있음.
사이트 : http://www.crazepony.com/en/
우리나라에서는 예전부터 봄이 되면 황사가 문제였는데, 언제부턴가 미세먼지가 더 큰 문제로 대두하며 공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중의 요구를 반영해 만든 공기 상태 측정기 Dita입니다. 온도와 습도는 물론 공기 중의 유해 성분이나 미세먼지 농도까지도 측정해줍니다.
휴대용 라디오같이 생긴 외관을 갖추고 있으며 위에 달린 조그셔틀을 돌리면 각각 다른 정보를 보여줍니다. 플라스틱과 나무 재질의 케이스 두 가지 중에 선택할 수 있으며, 나무 재질의 케이스는 CNC 머신으로 직접 깎아 만들어 메이커스러운 면모를 뽐내기도 했습니다.
뱅랩 : 안녕하세요. 예쁜 외형이 눈길을 끄는 제품이네요.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Dita : 이 제품은 공기 상태 측정기입니다. 온도, 습도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정도를 측정해서 앞에 보이는 동그란 화면에 보여줍니다.
뱅랩 : 전체 팀원은 몇 명인가요?
Dita : 저희는 총 7명입니다. SW개발자 1명, HW개발자 1명, 프로덕트 디자이너 1명, 마케터 2명, 소셜 1명 그리고 나머지 한 사람인 저는 CEO입니다. 저는 프로덕트 매니저 업무도 함께 맡고 있어요.
뱅랩 : SW와 HW개발자는 각각 1명인가요?
Dita : 네. 그렇습니다.
뱅랩 : 적은 인원이 효과적으로 움직이는군요. 제품으로 나오는데 기간은 얼마나 걸렸나요?
Dita : 2개월 정도입니다.
뱅랩 : 2개월요?
Dita : 네. 개발하는 데는 2개월 걸렸습니다. 물론 그 전에 아이디어와 콘셉트는 이미 가지고 있었죠. 지금처럼 회사를 만들기 전에 큰 회사에 다니면서 이미 여러 번 프로토타입을 만든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 규모가 큰 경우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만드는 것보다는 기존 제품을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더군요. 저는 제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싶어서 밖으로 나와 회사를 차리게 되었습니다.
뱅랩 : 큰 기업에서는 아이디어가 제품으로 나오기까지 거쳐야 하는 절차가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한국도 미세먼지 때문에 미세먼지 관련 제품이 나오고 있어요. 저도 비슷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렇게 완성된 제품을 보니 흥미롭네요.
Dita : 제가 사는 곳이 광저우인데, 공기가 좋지 않아요. 그래서 밖에 나가기 전에 마스크를 착용할지 말지 고민이 됩니다.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서 나가기 전에 알려주는 장치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중국도 국가 전체적으로 공기가 안 좋아서 사람들이 많은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필드테스트는 각 지역의 개발자 모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어요.
Dita 팀은 필요한 역할별로 맨파워를 충분히 낼 수 있는 1명씩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적은 인원으로 두 달 만에 만들었다고 하여 정말 깜짝 놀랐던 제품인데, 실제 프로토타입 개발 기간으로만 두 달이 소요됐으며, 현재 중국 내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 중입니다.
제품 명 : Dita : Designer Air Quality Monitor
개발 인원 : 7명 (SW 개발자 1명, HW 개발자 1명, 프로덕트 디자이너 1명, 마케팅 2명, 소셜 1명, 보스 1명)
개발 기간 : 2달
가격 : 16만 원
제품 개발 목표 : 제품이 만들어진 계기는 CEO가 본인의 고향인 광저우의 공기 상태가 너무 안 좋아 대기 상태를 측정하는 프로젝트로부터 시작되었다. 본인이 몸담고 있던 대기업에서는 이런 제품을 출시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본인이 회사를 차려서 직접 만들게 되었고, CEO 역할을 하면서 제품의 Product Manager를 함께 맡고 있다.
특징 : 공기가 안 좋은 중국이라 그런지 중국 전역에서 큰 관심을 받아 필드 테스트는 다양한 지역 커뮤니티로부터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사이트 : https://www.crowdsupply.com/attkon-tech/dita-designer-air-quality-monitor
하드웨어는 그 특성상 제품 하나를 만들려면 PCB를 여러 번 만들어야 합니다. 이때 PCB 한 장을 만드는데 국내에 의뢰해 빠르면 3일, 해외에 발주하면 21일 정도 소요됩니다. Voltera는 1.5시간 만에 PCB를 만들어주는 PCB prototyping machine입니다.
뱅랩 : 안녕하세요. 뭔가 계속 그리고 있어서 눈길을 끄네요. 어떤 제품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Voltera : 이 제품은 PCB 프로토타이핑 머신이예요. 소프트웨어는 잘못된 부분이 어딘지 코드에서 바로 찾아 고칠 수 있지만, 하드웨어는 PCB를 만들어서 회로를 하나씩 찍어봐야 잘못된 곳을 알 수 있어요. 그래서 제품 하나를 만들려면 PCB를 여러 번 만들어야 해서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듭니다. 그 비용과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만들어진 제품이에요.
뱅랩 : 전체 팀원은 몇 명인가요?
Voltera : 저희는 총 8명입니다. 그중에 코파운더가 4명이고 모두 개발자예요. 세 명은 기계공학을 전공했고, 저는 나노 테크놀로지를 전공했어요.
뱅랩 : 제품의 외관도 퀄리티가 상당히 높고 멋있게 만들어졌는데, 다른 네 명도 전부 개발자인가요?
Voltera : 네. 그렇습니다. HAX에 합류하기 전까지는 코파운더 4명이 기술적인 부분에 치중해 프로토타입을 만들었고, HAX에 합류한 이후에 4명을 더 뽑았어요. 제품 디자인과 성능 향상을 위해서 하드웨어 디자인과 화학공학 분야의 전문가를 영입했죠.
뱅랩 : 모두 개발자로 구성된 흔하지 않은 팀이네요. 제품으로 나오는 데까지 기간은 얼마나 걸렸나요?
Voltera : 총 2년 걸렸습니다. 시드 아이디어는 2012년 8월에 나왔고 몇 번의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는데, 제품으로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었어요. 그래서 9개월 동안 화학적인 부분과 기술적인 부분을 보완해서 프로토타입을 만들었죠. 그 프로토타입을 가지고 HAX에 합류해서 테크 크런치에서 펀딩을 받았어요. 그 이후에 kickstarter에도 올리고, 메이커페어에도 나오게 됐죠.
뱅랩 : 역시 개발자로 이루어진 팀답게 기술적인 부분을 보완하는 데에 시간을 투자했군요. 멋집니다. 하루빨리 시장에서 만나길 기대할게요.
제품 명 : Voltera - Circuit Board Prototyping Machine
개발 인원 : 전체 구성원 8명. 모두 개발자 (그중 4명이 코파운더)
개발 기간 : 2년 개발
가격 : $ 2,199
제품 개발 목표 : 한 명이 2012년 8월에 잉크젯 기술을 활용한 아이디어를 냈고, 다른 세 명이 더 모여 화학/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해결하기 위해 약 9개월 정도를 보냈다. 이후 일반 잉크젯 기술이 아닌 viscous ink가 더 팀이 만들려는 제품과 부합된다는 판단에 기술을 변경하여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 이후 2014년 8월에 심천으로 이동해 HAX에 조인하고, 다양한 프로토타입을 만들며 디자인과 퍼포먼스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특징 : PCB를 만드는데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데, 1.5시간이면 PCB 프로토타입을 쉽게 만들 수 있다. (기존 5일-21일 소요) PCB 디자인할 때 사용하는 어떤 툴로든 디자인하고 바로 출력할 수 있음.
행사장을 돌아다니다가 머리에 뭔가를 쓰고 손에는 스마트폰을 들고 사람들에게 보여주며 돌아다니는 사람을 마주쳤습니다. 머리에 썼을 때 모양새가 우스꽝스러웠지만, 제품 자체의 디테일은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아 눈여겨보며 여러 가지 질문을 했습니다. 그 후 좀 더 돌아다니다가 그 제품을 홍보하고 있는 부스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머리에 쓰고 있는 카메라로 내가 보는 시야와 같은 영상을 실시간으로 촬영하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바로 소셜서비스로 업로드하는 소셜 플랫폼을 만드는 Foream이란 회사였습니다.
뱅랩 : 안녕하세요. 아까 다른 부스 사이에서 이 제품을 머리에 쓴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 걸 봤어요. 굉장히 궁금해서 보러 왔어요. 혹시 지금 절 찍고 있는 건가요?
Foream X1 : 네, 아까 제 앞에 섰을 때부터 계속 동영상으로 저장되는 중이에요.
뱅랩 : 머리에 쓰고 있는 그 카메라를 만드는 회사인가요?
Foream X1 : 아뇨, 저희는 소셜플랫폼 업체예요. 소셜 플랫폼과 웹, 앱을 만듭니다. 카메라는 저희가 직접 만들지 않아요. 공장에 맡겼고, 단지 저희 플랫폼에 올릴 콘텐츠를 만드는 외부 장치 중 하나입니다. 이 카메라를 머리에 쓰고 내가 보는 것 중에 재밌는 장면을 찍어 스마트폰을 통해서 쉽게 업로드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뱅랩 : 그렇다면 소셜 플랫폼을 포함해서 웹과 앱, 카메라까지 모두 만드는데 얼마의 기간이 소요됐나요?
Foream X1 : 대략 1년 정도 걸렸습니다.
뱅랩 : 몇 명이 함께 작업한 건가요?
Foream X1 : 저희는 총 30명이고, 그중에 개발자는 12명입니다. 개발하는 제품의 영역은 소셜 플랫폼, 웹, 앱, 소프트웨어 이렇게 구성됩니다.
뱅랩 : 그럼 Foream은 1년 전에 시작한 스타트업이군요.
Foream X1 : 그렇진 않아요. 저희는 원래 스포츠 카메라 기술과 온라인 저장소 에코시스템을 개발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2년 전쯤 저희 주력 분야인 스포츠 카메라 기술을 활용해서 에코시스템을 구축할 방법을 찾다가 비디오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소셜 플랫폼 개발을 시작하게 됐어요. 쉽고 빠르게 콘텐츠를 저장하고 편리한 비디오 서비스를 하는 것을 목표로 2013년에 설립했어요.
제품 명 : Foream X1
개발 분야 : 소셜 플랫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웹, 앱
개발 인원 : 30명 (중 개발자 12명 - 플랫폼, 소프트웨어, 웹, 앱)
개발 기간 : 1년
가격 : 18만 원
제품 개발 목표 : 쉽고 빠르게 콘텐츠를 저장하고 편리한 비디오 서비스를 하기 위해 2013년 설립된 소셜플랫폼 회사이다. 스포츠 카메라 기술과 온라인 저장소 에코시스템을 개발하던 사람들이 모여 최고의 비디오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로 소셜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플랫폼만 가지고 있고 소셜로 바로 연결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머리에 쓰고 있는 카메라는 소프트웨어만 개발하고, 하드웨어를 만드는 공장은 외부에 따로 있다.
사이트 : http://www.foream.com/
UX는 어떻게?
행사장 내의 부스 중에 눈에 띄는 곳이 한군데 있었습니다. 손으로 그린 그림과 다채로운 색상의 포스트잇이 눈에 띄어 들어갔더니 제가 사내에서 제품 콘셉트 기획 단계에서 요구사항 도출을 할 때 주로 사용하는 퍼소나(persona)가 벽에 여러 장 붙어 있었습니다.
Wearable technology에 관해 관심이 있는 wearware.io라는 조직으로, 구성원은 designers, entrepreneurs, makers, educator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옷, 신발, 가방, 장갑, 모자 등에 wearable technology를 적용해 어떤 제품을 만들면 좋을지에 대해 퍼소나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었습니다. 행사 기간 3일 동안 계속 들렀는데, 매일 사람들이 북적거렸고,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신나서 종이에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곤 많은 사람이 비슷한 내용의 퍼소나를 작성한 것은 따로 게시해서 voting을 했고, 가장 많은 표를 받은 퍼소나에 해당하는 아이디어는 그 다음 날 프로토타입으로 만들어 와서 전시하기도 했습니다.
업무를 하다 보면 프로토타입이 꼭 예뻐야 하고, 시장에 나와 있는 제품처럼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를 종종 마주합니다. 최소요건기능제품(MVP: Minimum Viable Product)을 만들어야 할 시간을 예쁘게 치장하는 데에 더 많이 사용하죠.
하지만 고객의 피드백을 더 빠르고 쉽게 받는 데에는 그저 이게 어떤 제품인지 눈으로 확인하고 머리로 이해할 정도의 프로토타입이라면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초기 프로토타입에서는 종이와 펜을 이용하여 빠르게 스케치하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후 고객의 피드백을 더 빨리 받아 점점 더 구체화해 나가는 방법을 채택하는 것이 정말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아닐까 합니다.
BANGLAB.(www.banglab.com)과 사내 커뮤니티를 통해 전파하던 퍼소나 만들기와 페이퍼 프로토타이핑(paper prototyping)을 심천에 와서 만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습니다. 이런 대규모 행사에 참여하는 팀들도 제가 평소에 회사에서 하던 활동들을 통해 고객의 요구를 확인하고 있었고, 이러한 과정이 제품 개발에 실제로 큰 도움이 됐다고 하니 ‘도구로써 검증된 것을 사용하고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감격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인터뷰를 해보니 퍼소나를 그린 것이 제품을 만들 때 실제로도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는데 효과가 컸다고 합니다.
퍼소나와 페이퍼 프로토타이핑은 저도 업무에 자주 사용하며 효과를 많이 보고 있는 프랙티스인데, 이런 대규모 행사에서 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니 그 효과를 더 빨리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전문가가 아닌 일반 사용자가 쓰는 웨어러블 장치를 만들 때는 이렇게 일반 고객에게 오픈해서 요구를 받는 방식을 사용해 범위를 좁혀나가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퍼소나를 잡아 제품의 콘셉트를 구체화하고, 페이퍼 프로토타이핑으로 화면을 구성함으로써 사용자 요구사항을 구체화하는 이런 과정들을 프로세스 형태로 정형화해서 도입하면, 윗분들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하나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모인 다양한 부서의 실무자들 간의 눈높이를 맞추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으므로 좀 더 기민하게 협업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모습이 자연스러워지는 날까지, BANGLAB. 과 회사 내에서 반복적으로 시도하고 전파하고 있는 프랙티스들이 사내에서 널리 퍼져 요구사항 도출과 합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도움 줄 수 있는 과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원본 : http://www.banglab.com/articles/techux-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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