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주도하는 미래

⑩ AI는 ‘뇌신경 동기화’를 모방할 수 없다 : AI 시대, 인간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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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회차에서 우리는 AI 교육 접근성의 격차가 가져오는 현실을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보자. 만약 세상의 모든 아이에게 공평하게 최고 성능의 AI 튜터가 주어진다면, 교육의 모든 문제는 해결될까?


AI 튜터는 분명 훌륭한 ‘보조 교사’다. 지치지 않고 24시간 내내 1:1로 개인화된 학습을 지원하며,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최적의 정답을 찾아내는 ‘수렴적 사고(Convergent Thinking)’ 훈련에 탁월한 효율을 보인다. 그러나 기술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필자는 확신한다. AI가 아무리 정교해져도 교육의 본질, 즉 ‘인간적 연결’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최근 아동 발달 연구에 따르면, 아이의 학습과 정서 발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서브 앤 리턴(Serve and Return)’이라 불리는 상호작용이다. 테니스 공을 주고받듯, 아이가 표정이나 소리로 신호를 보낼 때(Serve), 양육자나 교사가 눈을 맞추며 의미 있게 반응(Return)하는 과정이다. 연구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아이와 어른의 뇌 활동이 서로 유사한 패턴으로 활성화되는 ‘뇌신경 동기화(Neural Synchrony)’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단순한 감정 교류가 아니라, 아이의 언어•사회성•자기조절력 발달을 촉진하는 중요한 생물학적 기반으로 보고된다.


AI는 이런 현상을 데이터 차원에서 ‘모방’할 수는 있지만, 인간의 생물학적 신경 반응 전체를 재현하거나 그 정서적 맥락까지 공유할 수는 없다. 즉, 반응은 가능하지만 ‘공명(共鳴)’은 불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AI가 교실에 들어와도 인간 교사가 사라질 수 없는 가장 과학적인 이유다.


AI에만 의존하는 교육 환경은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 AI가 즉각적으로 정답을 제시하는 환경에서는 아이들이 스스로 탐구하고 실패를 통해 배우는 ‘회복탄력(Resilience)’의 기회를 잃기 쉽다. 일부 실험에서는 AI 학습 도구를 사용한 아이들이 정답을 맞히는 능력은 향상됐지만, 블록을 쌓고 무너뜨리며 노는 ‘창의적 놀이(발산적 사고)’ 시간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보고되었다. 즉, 정답을 너무 쉽게 얻는 환경에서는 질문하는 힘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술의 실패가 아니라, AI와 인간이 맡아야 할 역할의 경계를 다시 그려야 한다는 메시지다. 미래의 교육은 AI가 인간 교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교사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교사는 단순 지식 전달의 부담을 AI에게 맡기고, 그 시간에 AI가 결코 대신할 수 없는 일, 아이들과 눈을 맞추며 정서적으로 교감하고, ‘왜?’ 라는 질문을 던지며 사고를 확장시키고, 복잡한 사회적 관계 속에서 함께 성찰하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AI는 ‘효율’을 가르칠 수는 있어도 ‘존엄’을 가르칠 수는 없다. AI는 ‘정답’을 제시할 수는 있어도 ‘꿈’을 꾸게 하지는 못한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역설적으로 교육의 본질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온다. AI가 교실의 효율성을 높일 때, 교사는 그 교실의 온도와 인간성을 높여야 한다. 그것이 특이점(Singularity)의 시대에도 우리 아이들이 기계의 부속품이 아닌 온전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지 않을까.


▶김영기 위고컴퍼니 대표이사


*[AI가 주도하는 미래] 11회차 주제는 ‘AI 거울 속의 청소년 : 어떻게 정체성을 탐색할 것인가’입니다.


출처 : E동아(https://edu.donga.com) 김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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