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목적이 없는 그림 4"에 대한 반응이 그렇게 뜨거울지 몰랐습니다. 그냥 그린 그림이 더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고심한 그림과 글에 대한 미안함, 혹시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 저의 그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다시 한번 더 공개합니다.
저의 컬러 그림들은 거의 모두 디지털 드로잉입니다. 아이패드로 그렸고요. 사용한 앱은 어도비(Adobe)의 프레스코(Fresco)입니다. "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이란 이름으로 진행하는 야외 드로잉은 직접 펜과 종이로 그리는 아날로그 드로잉입니다.
산책길 풍경이나 주위의 장면을 그리는 경우도 있고 누군가의 사진을 보고 그리기도 합니다. "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은 저의 눈앞에 펼쳐진 장면을 현장에서 바로 그린 것들입니다. 영화 장면 그리기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놀이 중에 하나입니다.
아래 그림 역시, 디지털 드로잉 (아이패드+프레스코)이고요. 누군가의 사진을 보고 그린 것입니다.
지난 글, "디지털 그림을 위해 필요한 것"에는 저의 그림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들어있습니다. 저의 바람은 실제 종이에 물감으로 수채화를 그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수채화를 그리기에 좋은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돈도 많이 들고 장소도 마땅하지 않았죠. 실제 아날로그 수채화로 그림을 시작했다면 한 달도 못돼서 그만두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림 공부는 실제 수채화 그리는 동영상을 보면서 하고 있습니다. 차선책으로 디지털 속에서 수채화를 구현하며 저의 욕망을 다스리고 있는 것이죠.
목적이 없는 그림 (brunch.co.kr)
목적이 없는 그림 2 (brunch.co.kr)
목적이 없는 그림 3 (brunch.co.kr)
목적이 없는 그림 4 (brunch.co.kr)
얼마 전 애플의 "비전 프로"라는 가상현실 디바이스가 나왔습니다. 가상현실이 미래를 지배한다는 말이 나온 지도 꽤 되었습니다. 아직도 실제 현실을 넘어설 수 있는 것은 없어 보입니다. 애플이 빠른 시일 안에 그 일을 해낼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아직 그림도 진짜 현실세계에 속하는 예술입니다. 아무리 디지털 장비가 좋아졌다고 해도 수채 물감이 발산하는 그 영롱한 색감을 따라잡지 못합니다. 디지털 그림의 장점도 분명 존재합니다. 당신이 매일 30분 그림 그리기가 목표라면 디지털 그림이 좋은 대안이 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