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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autiPo Jan 21. 2018

[Part3] 언젠가는 잊혀질 악몽같은 기억

[Part 3 : 행복하지만 불안한, 퇴사 이후의 삶]

2017.2.20(월) / 회사를 떠나고 32일 후.


어젯 밤에 꿈을 꾸었다. 아주 얼토당토 않는 내용이지만, 아주 기분 나쁜 악몽이었다. 잠에서 깨고 그것이 현실이 아님을 깨닫고서도, 오늘 하루종일 그 잔상이 마음에 남았다.


아무렇지도 않게 밥을 안치고 청소를 하고 책을 보다가도, 문득문득 꿈 속의 내용이 갑자기 현실처럼 느껴져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멈칫, 하던 일을 멈추고 가슴이 조여오는 기분에 압도되었다가, 아 맞다 꿈이었지, 하고 안도하기를 반복했다.


비록 현실은 아니었지만, 꿈 속의 내가 느낀 그 불쾌감만은 (꿈속에서나마) 직접 경험한 것이라 그냥 없던 일이 되지는 않는다. 그 감정이 자꾸만 남는다.




회사에서의 지난 3년간의 기억이, 내게는 오늘의 악몽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이미 지난 일이 되었고, 그 당시 나를 괴롭히던 어떤 것도 지금의 나를 괴롭힐 수는 없는데도, 나는 자꾸만 가슴이 내려앉는다. 그곳에서의 힘든 기억이, 나의 평화로운 하루의 중간중간 예기치 않은 순간에 불쑥 침범한다.


이제 그곳을 떠났고, 다 끝난 일이고, 그때의 기억을 상기하는 것이 내 마음의 평화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스스로를 타이르며 머릿속에서 쓱싹쓱싹 지워버린다. 그래도 또 기억은 나의 일상을 침범한다.


그렇게 계속해서 침범과 안도의 시간을 반복하고 있다.


점점 긴 주기로, 그리고 언젠가는 끝내 완전히 잊혀지기를 바라면서.








취준생부터 퇴사 이후 새출발까지, <나의 똥같은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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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 취업 준비  (☞ 첫 글 보기)
Part 2 : 직장 생활  (☞ 첫 글 보기)
Part 3 : 퇴사 이후  (☞ 첫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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