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eautiPo Mar 28. 2017

[Part2] 영화 인터스텔라. 전쟁같은 삶. 내려놓기

[Part 2 : 미친여자 널뛰기 하듯, 요동치는 직장생활]

2015.3.25(수) / 회사를 떠나기 667일 전.


영화 <인터스텔라>를 다시 봤다. 내가 본 영화의 주제는 "Love is powerful, and life is beautiful!!!" 이 문장에 느낌표 세 개가 꼭 필요할 만큼, 인간과 인생에 대한 감독의 따뜻하고 긍정적인 시선이 강력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동시에 조금 다른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는 딸을 위해 목숨을 걸고, 딸은 또 그 아들딸들을 위해 살고, 그렇게 돌고 돌고 돌고 돌아 별다를 것 없이 많은 인간들이 태어나고 죽고 태어나고 죽고. 인생이 무슨 의미가 있지?


'줌아웃'으로 본 인류는 그야말로 종족 번식이다. 개인에게 삶과 죽음이란 단 한 번 밖에 없는 특별하고 소중하고 아련하고 설레고 슬픈 순간의 연속이지만, 우주적 관점에서는 인류라는 커다란 화면에서 한 화소가 '깜빡-' 지나간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이 슬프고 허무하고 억울하고 아쉬웠다. 그리고 동시에 가볍고 후련했다. 그래서 블랙홀에 들어간 주인공이, 지난 인생의 순간들의 방에 둘러싸인 장면에서 펑펑 울었다. 내게도 저렇게 수많은 '작은 순간'들이 있음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모든 순간들이 먼지처럼 하얗게 흩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매일매일 전쟁같은 삶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렇게 꾸역꾸역 살아내는 것이, 우주에서 나라는 화소가 0.000001초 '깜빡-' 하는 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이렇게 아둥바둥 사는 것이 우스워보였다.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이다. 잘못 되어봤자, 삐끗해봤자 수억분의 1만치의 '깜빡-'일 뿐이고, 잘 되어도 마찬가지로 '깜빡-' 하고 말 것이다. 이렇게 벌벌 떨고 겁먹고 걱정하고 전전긍긍해봐야 '깜빡-'일 뿐이다.


그러니까 조금 더 내려놓고 가볍고 단순하게 살아야겠다. 내게 주어진 '깜빡-'을 조금 더 관조적으로, 행복하게 지날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





취준생부터 퇴사 이후 새출발까지, <나의 똥같은 날들>


☞ 이전 편 보기

☞ 다음 편 보기



Part 0 : D-Day, 회사를 나서다 (☞ 첫 글 보기)
Part 1 : 취업 준비  (☞ 첫 글 보기)
Part 2 : 직장 생활  (☞ 첫 글 보기)
Part 3 : 퇴사 이후  (☞ 첫 글 보기) 


https://www.instagram.com/beautipo_official/


매거진의 이전글 [Part2] 나치 앞잡이, 노예의 삶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