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라 쓰고 룸메이트로 읽습니다 - ⑨
신혼부부의 돈 관리는 누가 해야 할까요
결혼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3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1) 각자 일정 금액을 생활비로 내고, 나머지는 알아서
2) 아내가 돈 관리를 하고, 남편은 용돈을 받는다.
3) 남편이 돈 관리를 하고, 아내에게 생활비를 준다.
결혼 전에 저는 1번이나 3번을 생각했어요.
1번의 경우, 맞벌이라도 소득 차이가 있으니
더 버는 사람이 더 내면 되겠다 싶었죠.
3번은 제가 룸메이트보다 재테크에 좀 더 많이
알고 있어서 관리하기가 좀 더 편할 것 같았어요.
룸메이트도 아무래도 절 더 믿는 눈치였구요.
그래서 우선 3번으로 제가 1달을 관리해보기로 합니다.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소득 공개!
둘 다 월급쟁이였기에 세후 금액을 오픈했어요.
합친 금액을 보고 나서 둘 다 주먹을 움켜쥐며
더 열심히 살자를 외칩니다.
이어서 각자의 고정지출 항목을 다 적어요.
수정할 걸 생각해서 구글 스프레드 시트로 정리합니다.
추가로 개인별 용돈까지 계산해서 입금을 합니다.
재테크는 시트를 추가해서 유형별로 정리했어요.
생각보다 어려울 게 없는데?
이 정도면 제가 해도 될 것 같았어요.
한 달이 지났습니다.
"룸메이트~ 월급 들어왔는데, 입금할게~"
"웅. 입금 내역도 캡처해서 보내줘"
아내가 돈 관리를 하고, 남편은 용돈을 받는다.
저희는 2번 유형으로 바꿨어요.
이유는 이렇습니다.
1) 저는 생각보다 덜 꼼꼼했습니다.
2) 저는 생각보다 더 게을렀습니다.
3) 음식에 행복을 느껴서 식대 조절이 안됩니다.
대출이자 나가는 건 직접 체크하겠다고
자동이체 설정을 안 했는데, 입금하는 걸 잊은 거예요.
은행에서 입금이 안되었다는 전화를 받기까지요.
지금은 용돈을 받습니다.
월급이 들어오면 그대로 이체해드립니다.
각자 관리하면 좀 더 여유 있지 않나며
이해를 못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지금이 재테크를 통해
목돈을 만들기 가장 좋은 시기라고 생각해요.
공동의 목표가 뚜렷하기에 맞출 수 있는 거구요.
가끔 저녁에 치킨 같은 야식을 제안해도
식대가 초과했다며 반려되지만 말입니다.
부부간의 돈 관리는 누가 하든지
기록을 꼼꼼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하는 게
최선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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