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라 쓰고 룸메이트로 읽습니다 - ⑪
"오늘은 어떻게 할까?"
"각자의 시간을 가질까요?"
저희는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하다 보니
주말에 카페를 자주 가는데요. 가끔은 따로 갑니다.
혼자만의 시간, 공간이 필요하거든요.
저는 결혼 전부터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해왔고, 룸메이트도 동의했습니다.
같이 있는 게 싫은 건 절대 아닙니다.
혼자 살 때보다 더 행복해요. 그래서 더 필요합니다.
다만 룸메이트는 저랑 카페를 같이 가는 걸
좋아합니다. 저번에는 이렇게 묻더군요.
"카페를 같이 가도, 작업은 따로 하잖아?"
"대화하는 것도 아닌데, 그것도 나만의 시간 아닌가?"
제 생각은 좀 달랐어요.
"카페를 같이 갔는데, 오늘따라 집중이 잘 되네"
"근데 자기는 뭔가 불편해서 일찍 가고 싶어 해"
"그럼 나는 아무래도 같이 집에 가지 않을까?"
"이때 흐름이 깨지는 게 난 조금 아쉽더라고"
살짝 이기적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는데
맞아요. 그래야 다른 사람을 신경 쓰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몰두할 수 있습니다.
"음.. 그러지 뭐"
사실 이 부분은 관점이 다르면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결혼까지 생각하는 연애를 하신다면
미리 얘기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주로 주말에만 만나는 커플이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각자 시간을 보내자고 하네요.
이해를 못해도 한 두 번은 그러려니 합니다.
그런데 이게 정기적으로 계속될 것 같고,
결혼 후에도 이어질 것 같다면?
그래서 저희는 어디로 이동하거나
빨래를 개면서 이런 주제에 대해 얘기합니다.
"자기는 이런 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
"이런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할 거 같아?"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확인하는 시간을
꾸준히 갖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지만,
저와 룸메이트는 사이가 아주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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