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 이직을 위해 명심할 점 (8)
대기업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재 회사에 만족하고 있고 누구보다도 로열티가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한 회사만 바라보고 가는 게 맞는지요? 제 동기 중에는 헤드헌팅 사에 이력서를 등록했다는 친구들도 있는데 그럴 필요가 있는지 해서요.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제 의견을 여쭈신다면 '유비무환'이라는 고사성어를 말씀드리고 싶네요.
유비무환 : 평소에 준비가 철저하면 후에 근심이 없음을 뜻하는 말
경험담
저는 '90년대 중반 언론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전국 단위의 언론사가 10개 정도밖에 안되던 시기여서 기자 대우는 좋았습니다.
그런데 '97년 말 IMF 사태가 터지면서 제가 속했던 언론사도 현금흐름 위기에 직면했고 전체 기자의 10% 이상이 퇴사당했습니다. 중앙 언론사 기자가 한꺼번에 그렇게 많이 실직하게 되리라고는 1년 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었죠.
퇴직 기자 중에는 정치에 뛰어든 분도 있었고 사업가로 변신하여 성공한 분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이전보다 생활 형편이 나빠졌습니다. 특히 기자로서의 소명의식을 갖고 한 길만 걸어오신 분들은 더욱 그랬습니다.
당시 제가 받았던 충격은 너무 컸습니다. 오피니언 리더로서 사회 변혁에 앞장섰던 선배들이 내몰리는 것을 보면서 '유비무환'을 다짐했죠.
하지만 이처럼 회사 사정으로 한순간에 명퇴를 당하는 것이 이직 준비를 해야 하는 유일한 이유는 아닙니다.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자신의 직업관 또는 신념에 어긋나는 업무를 지시받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또는 회사에서 '믿을 만한 넘'으로 인정받는 분일수록 그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부서원의 20%를 무조건 구조조정하라는 지시를 받는다면?
옆자리 동료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서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한다면?
거래처 임원에게 술접대를 해야 한다면? 그런데 그 임원이 술 먹고 개처럼 논다면?
이 경우는 약과에 속합니다.
회사 정보를 허위로 공시할 것을 지시받았다면?
회사 자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하라고 지시받았다면?
실적 달성을 위해서 결함이 있는 제품을 고객에게 판매하라고 지시받았다면?
그런데 만약 이것이 소위 '거부할 수 없는' 지시라면?
물론 이러한 지시를 아무 거리낌 없이 잘 따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지시를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무슨 대단한 능력이고 로열티인양 으시대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봅니다.
하지만 만약 여러분이 그러한 부류가 아니라면... 무슨 대안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사표를 던지고 싶었던 적이 있었나요? 아마 한두 번쯤은 다들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만약 내가 사표를 내면... 당장 생계가 힘들어지고... 토끼 같은 딸 학원비도 없고... 토끼 같은 딸 아파도 병원비가 없고... 토끼 같은 딸 추워도 구스다운 패딩도 못 사주고... 결국 사표를 못 내죠.
사표를 못 내니까 상사에게 부당한 대우를 당해도 참아야 하고... 억울한 모함을 당해도 참아야 하고... 후배한테 무시를 당해도 참아야 하고... 손님한테 모욕을 당해도 참아야 하고... 그냥 무조건 참아야죠. 이런 생각하면 나 자신이 너무 비굴스럽지 않나요?
사표를 내고 싶어도 못 내면 회사생활이 비굴해진다
하지만 만약 미리미리 이직 준비를 해서 최선은 아니지만 괜찮은 잡 오퍼를 하나쯤은 쥐고 있다면? 나는 사표를 못 내는 게 아니라 낼 수 있는데 안내는 겁니다. 이렇게 생각이 바뀌는 순간 나 자신은 당당해집니다. 왜냐? 나는 내가 원해서 사표를 안내는 거니까. 충분히 낼 수 있는데 그냥 회사가 불쌍해서 조금 더 다녀주는 거니까.
이런 경우는 다른 상황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너 없어도 좋은 남자 많은데 그냥 네가 불쌍해서 받아주는 거야!"
"너는 사실 한주먹도 안되는데 오늘 내가 피곤해서 봐주는 거야!"
있는 자의 여유라고나 할까요? 어쨌든 비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회사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아~무 생각 없이 회사로 출근합니다. 위에서 일 시키면 시키는 일 그냥 하고. 퇴근 시간 되어서 땡 하면 가방 싸서 퇴근하고. 다른 부서로 이동하라고 하면 "예, 알겠습니다!"하고 가고.
하지만 가끔씩은 헤드헌터의 조언을 들을 필요도 있습니다. 이직을 하든 안 하든 좋은 헤드헌터로부터 조언을 들으면 커리어를 관리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본인의 강점은 뭔지, 약점은 뭔지. 강조해야 할 점은 뭔지, 보완해야 할 점은 뭔지. 앞으로 어떠한 커리어를 만들어나가야 하는지 등등.
혹시 오해할까 봐 말씀드리는데 '이직을 준비하는 것'과 '이직을 하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이슈입니다. '이직 준비'는 말 그대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보험을 들어둬라'는 의미이지 '당장 이직하라'는 말씀이 절대 아닙니다.
당장 이직을 하지 않더라도 이직 준비는 미리 해두어야 한다
위의 (2)번 (3)번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직 준비를 해두는 것이 오히려 현재 회사 생활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죄책감일랑은 버리십시오.
by 찰리브라운 (charliebrownkorea@gmail.com)
1.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한 순간에 낭떠러지에 몰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대안은 항상 마련해 두어야 한다.
2. 또한 이직 준비를 미리미리 해두면 당당하게 회사생활을 하고 커리어를 관리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3. 당장 이직을 하라는 게 아니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이직 준비만 해두라는 것이다.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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