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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리브라운 Jan 18. 2017

퇴사 잘하기 - 퇴사시 금기사항

성공적 이직을 위해 명심할 점 (5)


Question


퇴사를 앞둔 사원입니다. 혹시 퇴사할 때 삼갈 행동이나 주의할 점이 있나요?





Answer


있을 때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떠날 때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는 게 기억에 더 오래 남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퇴사할 때 몸가짐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도 퇴사를 여러 번 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처음 퇴사할 때에는 잘 모르고 이런저런 실수를 많이 했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당시 저는 남아있던 동료들에게 해서는 안 될 몹쓸 짓을 했던 것 같습니다.


퇴사할 때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금기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단, 제 개인 경험에 의존한 것인 만큼 단지 '51% 정답'에 불과하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왜 51% 정답이냐? 이 세상에 100% 정답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 입장에서는 100% 정답이더라도 상대방 입장에서는 정답이 아닐 수도 있고, 또 오늘의 정답이 10년 후에는 정답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또한 51%만 정답이기 때문에 여러분께서도 제 주장을 100% 받아들이실 필요는 없습니다.



1. 진짜 퇴사 이유는 얘기하지 말아라


사직서를 제출하면 제일 먼저 물어보는 질문이 "왜?"입니다. 이러한 경우 진짜 퇴사 이유를 말씀드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냥 이성친구랑 헤어질 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헤어지는 이유는 다양하겠죠. '네가 못생겨서.' '네가 무능해서.' '네가 나쁜 사람이라서.' 아니면 '너보다 열 배는 더 좋은 사람을 만나서.' 하지만 정말 모진 사람이 아닌 이상 헤어지는 이유를 곧이곧대로 다 얘기하는 사람은 없겠죠?


퇴사도 마찬가지입니다. 퇴사하면서 "더 좋은 회사에서 연봉을 더 많이 받기 위해서 그만둡니다"라는 말씀은 절대 하지 마십시오. 이런 말 하시면 남아 있는 동료들의 상실감이 너무 큽니다. 뿐만 아니라 인사팀에서 경쟁사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설득을 벌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퇴사 카드를 무기로 인사팀과 네고를 할 의도였다면 몰라도 그런 게 아니라면 퇴사 시점만 늦어지고 심할 경우 인사팀과 얼굴을 붉히는 상황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무난하고 두리뭉실한' 이유를 대는 것입니다. '기업문화랑 잘 맞지 않아서.' '회사생활이 힘들어서.' '다른 일을 하고 싶어서.' 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해서.' '가정에 이슈가 있어서.' 등.


최악의 경우는 이직하는 회사명까지 얘기하는 겁니다. 이럴 경우 동료들이 그냥 배가 아픈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회사를 못 가게 하기 위해서 누군가가 방해공작을 펼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직하는 회사명을 얘기하면 내가 그 회사를 못 가게 누군가 방해공작을 펼 수 있다


물론 진짜 퇴사 이유를 얘기했을 때 이슈가 없을 것 같다면,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저 역시 퇴사할 때 거의 대부분 솔직하게 진짜 이유를 말씀드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퇴사하고 유사 업종으로 이직하는 것을 철저하게 금하고 있고 이 경우 소송까지 불사하는 회사들도 있습니다. 물론 소송에서 회사가 이긴 경우는 거의 없지만 회사 상대로 법적인 싸움을 벌여야만 하는 개인 입장에서는 많이 힘들 수 있습니다. 이직자를 받은 회사가 이전 회사의 항의에 짜증이 난 나머지 이직자에게 "이전 회사로 돌아가라"라고 퇴사를 시킨 사례도 있고요. 

이런 경우에는 선의의 거짓말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2. 회사에 대한 불평불만하지 말아라


제가 일할 때 가장 싫어하는 표현 중 하나가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말입니다만, 퇴사할 때만은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말이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퇴사할 때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또 한 가지는 회사에 대한 불평불만을 얘기하는 겁니다.


물론 그 순간 속은 참 시원하죠. 꾹꾹 참아오느라 응어리졌던 가슴이 한순간에 뻥 뚫리는 것 같죠. 하지만 남은 사람들은 어떡하라고요. 떠나고 싶어도 갈 데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참고 다녀야 하는 동료들은 앞으로 어떻게 하라고요. 내 한 순간의 시원함을 위해서 남은 사람들의 사기를 꺾을 수는 없잖아요.


경험담


저도 처음 회사를 그만둘 때 유학 핑계를 댔습니다. 그러자 같은 부서 선배들이 저를 불러놓고 '진짜 이유'를 대라고 다그치더군요. 그래서 저도 '에라 모르겠~다!'하고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불만을 다 쏟아냈습니다. 그 순간 저는 보았습니다. 그 선배들의 상처받은 모습을... 


그때 계셨던 선배 중 한 분은 제가 그만둔 지 1년도 안 돼 그만두셨습니다. 들어보니 그분도 그만둘 때 저랑 비슷한 불만을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분은 아직도 저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가 그만둘 때 드린 말씀이 틀려서가 아니라 그냥 제 말씀 때문에 기분이 상하셨던 것 같습니다.


퇴사 사유나 불평불만은 웬만하면 말씀하지 않으심이... [사진 출처: 'Tell Me What You Want' by Natalee(나탈리) 앨범 커버]



3. 팀원들을 나 몰라라 하지 말아라


떠나더라도 바로 며칠 전까지 동고동락하던 동료들은 잊지 말아야 합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우리 중 한 사람이 이 회사를 떠나더라도 월급 주는 회사의 이름 외에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우리 중 한 사람이 이 회사를 떠나더라도 
월급 주는 회사의 이름 외에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남은 사람에게 인수인계는 확실히 해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퇴사 후에도 이슈가 있다면 옛 동료들을 잊지 말고 도와주십시오. 언젠가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날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새로 옮긴 회사에서 일이 잘 안 풀려서 다른 회사로 다시 이직하게 될 경우 함께 일하던 동료들은 내 '생사여탈권'을 쥐게 될 수도 있습니다. 새로 옮길 회사에서 내 평판조회를 그들에게 부탁할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이런저런 이유를 떠나서도 옛 동료들을 잘 해주는 것은 그래도 한 때 한 솥밥을 먹었던 사람으로서 기본적인 도리인 것 같습니다. 나의 미래를 위해 떠나는 것이지 옛 동료들을 힘들게 하려고 떠나는 것은 아니니까요.



by 찰리브라운 (charliebrownkorea@gmail.com)





Key Takeaways


1. 진짜 퇴사 이유 대신 '기업문화랑 잘 맞지 않아서' '회사생활이 힘들어서' '다른 일을 하고 싶어서' 등 무난하고 두리뭉실한 이유를 대라.

2. 불평불만은 마음속에 담아 두고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생각으로 쿨하게 떠나라.

3. 퇴사 후에도 남은 동료들은 챙겨 줘라. 그들을 힘들게 하기 위해 떠나는 것은 아니다.


퇴사시 금기사항은 한두 가지가 아닐 것 같습니다. 중요한데 빠뜨렸거나 잘못 기술한 부분이 있으면 댓글로 지적해 주십시오. 바로 반영하겠습니다.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공감하시면 다른 분들도 공감하실 수 있도록 공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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