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 주기) 잘 지나가길 바라
엄마는 아이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서
힘들게
그 세상을
아이 앞으로 옮겨다 주려고 했다.
엄마는 자신이 동경했던 컸던 세상이
아이에게 선물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이에게 다가가면 갈수록
엄마가 옮겨 놓으려던
그 세상은 어느새
좁아져 있었고,
아이에게 가서는
높은 첨탑으로
변해 버렸다.
엄마도 살아보지 못했던
그 세상,
아이에게 기회 같은
그 큰 세상이
올라가도 올라가도
아이에게는
어떤 것도 보이지 않고,
힘겹기만 했다.
무엇이 보일지 모르는
그 높은 첨탑에
오르면 오를수록
아이는 작아졌다.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엄마가 바랬던
그 크고 넓은 세상은
그저 엄마의 희망, 바람일 뿐이다.
아이를 스쳐 지나가야 하는
엄마의 바람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