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
누구나 제 손톱 밑에 가시가 제일 아플 수 있어.
근데 심장이 뜯겨 나가 본 사람 앞에서
아프단 소리는 말아야지.
그건 부끄러움의 문제거든.
<미스터 션샤인 8화 중>
최근에 퇴사한 회사의 직장 동료로부터 최신 근황을 전달받았다. 여행 직후 같이 퇴사 파티(?)를 함께하려고 면세점에서 와인까지 사서 들어왔었다. 그런데 전달받았던 것은 기다리던 내용이 아니었다.
한 달 차이로 퇴사를 하게 됐는데 이전에 했던 건강검진 결과가 좋지 않아 병가 처리가 되었으며 수술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눈물이 찔끔 났다. 한 살 차이지만 든든하고 사회에서 이런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하다고 생각할 만큼 많이 좋아하는 동료분이시다. 3년 넘게 함께 친하게 지냈던 사람의 안 좋은 건강 소식은 나를 며칠간 우울하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그저 멍했다. 혹시나 몰래카메라인가 싶었다. 나중에는 차라리 몰래 카메라이길 바랬다. 그리고 기다리던 답장을 받았을 때 슬펐다.
이런 소식을 듣고 나니 퇴사 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올라왔던 불안과 걱정들이 너무나 가벼워 보였다. 아픔은 상대적인 것이라고 믿고 있는 내가, 스스로 아프다고 시작한 글이 다른 사람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걱정과 부끄럼움 때문이다. 아픔을 공감으로 함께 이겨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속에 혹시 있을 기만에 대한 부끄러움 때문이다.
그래서 아프다는 소리보다는 괜찮다는 말을 좀 더 해보려고 한다. 불평보다는 조금 더 나은 점을 바라보려고 노력하려고 한다. 현실은 언제나 모든 것이 영화처럼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결국 그것을 결정짓는 것은 나 스스로라는 것을, 내가 바라보는 관점의 힘을 믿어보려고 한다.
나의 투정이 다른 이들의 상처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