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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여전히 청춘이다

대지에 피어나는 앳된 꽃

by 아르망

연둣빛 계절 산처럼 거대하게

세상을 물들이고 있을 때


솜사탕처럼 달달했던 사랑의 기억

하얀 구름 위에 살짝 걸쳐놓고


봄이 건넨 다정한 손 잡으며,

햇살이 오소소 쏟아지는 길

함께 걸어간다.


어느 이름 모를 꽃

산들바람에 흔들거릴 때,

그 사이로 나의 푸른 계절도

같이 손을 흔든다.


언젠가는 푸르렀던 청춘도

낙엽처럼 하나둘 툭툭 떨어질 테지만,

언젠가는 새하얗게 불어오는 겨울처럼

모든 것 희미하게 옅어지겠지만,


아직은 그때가 오지 않았다.


꿈결처럼 손 흔들고 있는 꽃이 있는 한,

화음 같은 꽃받침이

서로를 든든히 받쳐주고 있는 한,

함께 나란히 앉아 수줍게

봄의 노래를 부르는 한,


아직 여전히 청춘이다.


외로운 산에 푸른 그늘이 되어 주는

저 구름들 있는 한,

하늘로 손을 뻗어 어린잎의 꿈을 꾸는

저 나무들 있는 한,

그리움 가득 은 끝없는 오솔길에

저 바람들 함께 걸어가고 있는 한,


아직 여전히 청춘이다.


영혼 깊숙한 곳에 배어있는 햇빛과

이슬과 흙내음이 함께 지은 시가

살아 숨 쉬는 한,


우리의 청춘은 저 연둣빛 대지 위에서

앳된 어린 꽃처럼 수도 없이

다시 피어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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