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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비아 Aug 19. 2024

다람쥐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2

다람쥐와의 전쟁을 선포한 지 어언 한 달이 지났다. 

브런치 스토리 참조: 2024-07-16 다람쥐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이번 다람쥐는 조그맣고 호기심이 많은 아이였다. 


솔방울을 숨겨 놓을 구멍을 모두 막아버려도 그 옆에 솔방울들을 모아뒀다. 

나뭇가지사이에서 뛰어노는 녀석에게 물총도 발사해 봤지만 더 높은 가지에 올라가 끼루룩 끼루룩 더 크게 소리를 지르며 우리를 내려다봤다. 

거금을 들여 커다란 부엉이까지 사다가 놨지만 녀석은 부엉이를 보고 겁을 먹기는커녕 부엉이 옆에서 솔방울을 잔뜩 까먹고 뒷마당 테이블을 어지럽혀놨다. 

남동생네에서 트랩을 빌려다 놓고 남편이 집에 있을 때 트랩을 설치할 작전도 세워 놓았다. 

또 최후의 보루로 미국산 100% 코요테 오줌도 사두었다. 하지만 동네에 어슬렁 거리는 코요테들이 우리 집으로 모여들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 작전을 보류하던 중이었다. 


2주 전만 해도 우리가 마당에 나와 있으면 우리에게 가까이 다녀오던 녀석이 요즘 통 조용하다 싶었다. 


오늘 아침, 창문 너머로 뒷마당을 내다보던 남편이 흥분된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여보 여보! 위즐" 

뒷마당을 내다보니 위즐 (족제비) 한 마리가 신나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소름 끼치는 손님은 시티에서 해결해 주었고

다람쥐는 상위 먹이 사슬이 나타나 다람쥐와의 전쟁을 종식시켜 주었다.  


뒷마당의 평화가 당분간은 지속되길 바란다.

하지만 태풍 전의 고요 같기도 하다. 

또 어떤 새로운 종이 출현해서 내 브런치 스토리에 소개될지... 


구글링을 해보고 ㅎㅎㅎ. 매우 만족스럽다. 


사진을 찍을 새가 없었다. 긴 얇은 꼬리에 꼬리 끝이 까만 갈색이었다. 몇년전 겨울에 눈 위를 뛰어다니던 녀석은 흰색에 까만 꼬리였는데, 계절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것 같다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로 자꾸 우리에게 다가오는 녀석, 족제비 형아가 순찰을 도는 우리 집엔 다시 나타나지 않기를. 


임무를 마친(?) 부엉이는 나무 기둥사이에서 휴식을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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