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크리스마스 때 나는 나에게 주는 선물로 페루 리마행 비행기 왕복 티켓을 샀다. 버킷 리스트 중 하나인 페루 마추픽추에 가기 위해서였다. 지금은 밴쿠버에서 살지만 이곳 에드먼턴에 있을 땐 나의 산행 친구였던 동생과 크리스마스이브에 영상 통화를 하며 둘이서 리마행 왕복 티켓을 끊었다. 그때는 왕복 800불에 발권을 했는데 지금은 거의 3000불을 줘야 한다. 역시 사고를 칠 거면 빨리 치는 게 정답이다. 그때 발권하면서 내년 10월이 까마득했지만 우리의 페루 여행은 발권하는 그 순간부터 시작되었고, 그 멀고 멀었던 10월이 이젠 코앞으로 다가왔다.
여행 비용은 작년에 내가 세컨드 잡을 뛰며 모아둔 돈을 사용한다. 식당 웨이트리스로 주중에 하루, 주말에 하루 두 달을 일하며 모아둔 삼천불. 이걸로 비행기 값과 모든 경비를 커버할 수 있어 보인다. 사실 식당 서버인 웨이트리스도 버킷 리스트 중 하나였다. 요 버킷 리스트를 우연한 기회에 시작하게 되었고, 이 버킷 리스트의 실행을 통해 마추픽추 가기라는 또 다른 버킷 리스트를 이룰 수 있는 비용이 마련됐다.
얼마 전에 100번째 글을 쓰며 내가 브런치를 시작할 때 첫 마음을 되돌아보았다. 그리고 록키 하이킹 2권 연재를 시작했었다. 아뿔싸, 근데 내가 10월에 페루 여행 가는 것과 연재 일정을 함께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페루여행 전에 브런치북 2권을 10회 글로 급히 마무리하기 위해 발행 횟수를 매주 1회에서 2회로 늘렸다. 이번주 금요일 록키 겨울 산행 스토리를 마지막으로 브런치북 연재를 마무리하려 한다. 아직 올려야 할 록키 하이킹 스토리가 많아서 브런치북 3권으로 연재를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페루 여행은 조그만 배낭 하나를 메고 간다. 그리고 숙소도 리마 도착 후 3일 밤만 예약을 해 두고 나머지는 가서 닥치는 대로 경험하고 즐기기로 했다.
제 브런치 독자분들 그리고 인경 작가님,
모두 건강히 잘 지내고 계세요~
무사히 여행 잘 마치고 재미있는 스토리 가득 담아 돌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