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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Jul 18. 2022

여름 부채

여름부채


고마운 그녀가

고이 접어 만들어 준 퇴직선물


'지나온 길 돌아보니 모든 것이 은혜여라'


어찌 알고

내맘에 쏙 드는 그림과 글을 얹었을까


너에게서

꽃향기가 난다

너한테서

풀 냄새가 난다   


너는 꽃밭을 품었다

소박한 백일홍도

화려한 접시꽃도

더운 여름 햇살을 뚫고 핀

배롱나무의 분홍꽃도 모두 품어

너는 향기롭다 


너는 들판도 담았다.

들판에 가득 핀 개망초도

바람에 살랑살랑 강아지풀도

장맛비에 쑤욱 자란 이름 모를 풀도 담아

너는 너무 시원하다   


나는 너를 좋아한다

그래서 늘 곁에 두고 함께 다닌다  


손자가 모기장 속에서

편하게 낮잠을 잔다

선풍기는 소리가 커서

손자가 깰까 봐 치워 버렸다

조용히 다가가 너를 살살 흔들어준다

  

손자에게

꽃향기를 날려 준다.

방안 가득 꽃향기가 날아다닌다

   

손자에게

풀 냄새도 전해 준다

시원한 풀냄새에 예쁜 꿈 꾸며 잘도 잔다

                                                                          

개망초와 배롱나무 꽃
강아지풀과 접시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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