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채민씨 Apr 15. 2016

어떤 책은 내 책이다

<나는 고작 한번 해봤을 뿐이다> 김민태 저, 를 읽고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노래를 들을 때 '내 이야기'라고 느껴질 때가 있다. 내 이야기이기에 더 열심히 읽고, 몰입해서 보고, 감정을 담아 듣는다. 이 책은 제목부터 내 이야기였다. 바로 사려다 그래도 이왕 산다면 훑어보려고 했다. 내 삶을 바꾼 '스티븐 기즈', '세스 고딘'이 나왔다. 내용은 더 보지 않아도 됐다. 이 책은 내 책이었다.


저자는 '한 번'의 행동을 큰 줄기 삼아 네 가지 장으로 이야기한다. 걷기, 독서, 만남, 글쓰기. 네 가지 모두 내 이야기였기에 일기를 보는 듯했다. 내 매일 습관 중 하나는 집 근처 동네 한 바퀴다. 저자의 경험처럼 나도 지하철 오가는 시간에 책 읽는 걸 즐긴다. 만남이 주는 우연찮은 계기들을 알기에 다양하게 자주 만나려 하고 매일 브런치에서든 SNS에서든 최소 1줄의 글을 쓰려 한다.


걷기에 관한 이야기 : 

'느리게 걷자, 누리며 걷다' https://brunch.co.kr/@chaeminc/359


지하철 독서에 관한 이야기 : 

'독서의 기술 : 장소' https://brunch.co.kr/@chaeminc/296


만남에 관한 이야기 : 

'연말까지 10명 만나기' https://brunch.co.kr/@chaeminc/254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 :  https://brunch.co.kr/@chaeminc/356


저자는 작은 행동, 사소한 실천의 중요성을 계속 이야기한다. 방식은 다르지만 원리는 같다. '과정 주의' '작은 습관' '실천주의' '비완벽주의' 등등. 중요한 건 동기부여가 아니라 그냥 하는 것이다. 습관을 만드는 간단한 방법은 매일 하는 것이다. 마치 냉장고에 코끼리 넣는 법은 문을 열고 코끼리를 넣고 문을 닫으면 된다 처럼 말만 쉬워 보인다. 살짝 현실적인 느낌을 넣으면 아주 작게 썰면 넣을 수 있다(다 들어갈 부피가 된다면!). 


습관 원리도 마찬가지다. 작게 쪼개서 매일 하는 것이다. '실패할 수 없을' 정도로 쪼개면 할 수 있다. <아주 작은 반복의 힘>에선 다이어트가 필요한 환자에게 먼저 매일 티비 볼 때 1분 동안 서 있기를 제안한다. 1달 동안 매일 1분씩 서는 게 되자 다음 달엔 중간 광고 나올 때 서 있기, 그다음 달엔 광고 나올 동안 걷기... 결국 운동이 습관이 됐다. 


습관을 만들 때 기준을 낮추고 '시도'를 성공의 기준으로 두면 상황을 바꿀 수 있다. <습관의 재발견>, <지금 시작하는 힘>의 저자 '스티븐 기즈'는 매일 팔 굽혀 펴기 1회로 삶이 바뀌었다. 2년 넘게 매일 '성공'중인 그는 몸이 좋아진 것은 물론이고 같은 방식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저자도 비슷한 길을 걸었고. 


'그냥 한다,의 힘' https://brunch.co.kr/@chaeminc/61 

'완벽주의의 늪' https://brunch.co.kr/@chaeminc/336


수많은 명사 이야기가 나온다. 모르긴 몰라도 언급한 유튜브 이외에 다양한 페이스북 카드 뉴스들을 섭렵한 것으로 보인다. 글을 읽다 보면 예전에 본 명언 카드 뉴스들이 떠오른다. 적재적소에 잘 녹여서 흐름이 이어지게 썼다. 무엇보다 글을 술술 읽히게 쓴다. 경험과 정보가 글솜씨에 적절히 갈려 막힘없이 꿀떡꿀떡 넘어가게 한다. 그 덕에 오는 지하철 마지막 역에 왔을 때 딱 다 읽을 수 있었다(그 타이밍이 주는 쾌감!). 


4가지 주제 중 가장 덜 여문 부분은 '만남'이었다. 다른 부분은 동류의 동질감을 주는 이야기였다면 이 부분은 내가 배울 부분이었다. 페이스북을 통해 관계 맺을 때 어떤 태도가 바른 태도일지 생각해봤다. 내가 맺은, 맺을 관계를 돌아볼 수 있었다.


내게 가장 감명 깊은 부분은 내가 걸어가고자 한 길을 거의 비슷하게 먼저 걸어간 이가 어떤 결과를 내는지 본 것이다. 물론 나보다 먼저 쌓여 있던 내공은 따라잡기 까마득하지만. 등산할 때 속도는 달라도 코스가 갔다면 같은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거니깐.


읽는 내내 내 이야기 혹은 동류, 동료를 보는 것 같았다. '작은 습관'은 말 그대로 작기에 당장 뭐가 나타나지 않는다. 하고 있단 것도 까먹고 꾸준히 하다 보면 뭐가 되긴 하는 길이다. 그때까지 꾸준하고 뚝심 있게 걸어갈 용기가 필요하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용기를 얻었다. 내가 언젠가 책을 낸다면 이 이야기를 담은 책을 냈을 텐데 다른 주제를 알아보게 된 게 유일한 흠.

매거진의 이전글 채민씨 3월 독서 정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