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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람에서 무덤까지

짧은 파편의 존재

by 천문학도

피에 젖어


우린 깨진 상태로 태어나


흩어진 파편을 찾으려고

하기에 우린 불안한 상태


여러 파편을 마주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


사랑이 온다는 건

깨진 존재끼리 하나의 모양을 이루는 것


화가 많은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 날카로운 표면을 지닌 것


뾰족한 칼날이 서로 부딪혀도

아프지 않은 건


말 못 할 고통을 참기

때문이다


온전한 상태라는 건

애당초에 불가능한 일


불안함과 불안함이

만나 단단함이 되어주기를


좋은 파편들이 되거나

좋은 파편들이 되어주다가


결국, 땅의 일부가 되어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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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수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