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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리 May 21. 2023

눈동자

어느날 그는 신에게 물었다

왜 자기를 이렇게 만들었느냐고

신은 그에게 말했다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노라고

무엇이 그를 이리 욕되게 만들었나

그를 절망의 담요로 감싼 이는 누구인가

누구도 답하지 않는 물음을 던지며 그는

한참동안 웅덩이를 들여다보았다

속에는 검은 눈알 하나가 들어 있었다

까만 눈동자에 비친 형상을 보았을 때

그는 놀라고 말았다 그 속의 형체는

자신이었다 새까만 눈은 그였다

자기 눈을 마주하고도 그는 오래도록

깊은 물 속을 노려보며 생각했다

그리고 드디어 깨달았다

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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