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년 전부터 전해진,
기쁘게 공부하는 비법

논어 학이 1, 술이 13

by whilelife

1. 공부는 힘들다.


'공부가 재미있어요.'

누군가의 앞에서, 이 말을 해 본적이 있나요? 저는 대학교에 들어가기 전엔 공부가 재미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결단코 없었습니다. 사실 지금 돌이켜 보면 아쉽습니다. 공부가 즐겁다는 생각을 진작에 할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어떤 공부를 하든지 간에 즐겁게만 공부할 수 있다면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일 테니까요.


한창 공부해야할 나이에 공부도 재미없고, 대학갈 이유도 찾지 못했으니, 지금 이렇게 직장을 잡고 살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할 따릉입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늦은 나이에 공부의 재미를 조금씩 느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대학교에 진학하여 운명처럼 '논어'를 만난 뒤 생긴 변화입니다.


그 논어에, 공자는 '공부는 즐겁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것도 논어의 가장 첫편, 첫 문장에 말이예요. 그리고 단순히 공부가 즐겁다는 차원을 넘어, 어떻게 하면 공부가 즐거워 지는지, 그 비법까지 공개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오늘은 공자가 소개하는 '공부가 즐거워지는 비법'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2. 이천 년 전에 전해 내려온 공부의 비법





공자가 말했다.

"배운 뒤에 틈날 때마다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悅乎!

자왈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 논어 학이 1 -



이 문장은 논어의 가장 첫 편, 첫 구절입니다. 이 구절은 구조적인 순서가 있습니다. '배운다-익힌다(내것으로 연습한다)-(내것이 되면) 기쁘다.'의 순서입니다. 그러나 이 구조는 한 번으로 끝나면 의미가 없습니다. 이 순환구조를 무한 반복하여야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구절을 보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의견들이지요.


논어를 좋아하는 저는 두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할 때도 '공자'의 힘을 자주 빌립니다. 사실 너무 자주 빌려서 이제는 감흥이 떨어지는 듯해 보이지만요. 어느날도, 아이들에게 이 문장을 가지고 잔소리를 시작했습니다.


"얘들아! 공부가 즐거워지는 비법이 있어! 이천 년 전부터 전해 내려온 아주 비밀스러운 비법이야. 궁금하지?"

"도대체 뭐예요? 그 비법이란 게?"

"빨리 말해주세요!"

"<논어>라는 마법서에 보면 말이야. 공부가 즐거워질 수 있는 비법은 말이야!"


내 말에 흥미를 느낀 아이들은 귀를 더욱 바짝 대며 다가왔습니다. 그러자 저는 이렇게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자기 힘으로 열심히 공부하다보면 즐거워진대."

"네?"

아이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저를 쳐다봅니다. 그러자 저는 여기에 쐐기를 박습니다.


"공부가 즐거워지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고!"

"...... 뭐라고요!"

"너무해요!"


두 아이들은 발을 구르며 항의합니다. 그렇습니다. 공자가 말하고 있는 '공부가 즐거워지는 비법'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바로 '스스로 복습, 즉 연습하는 것'입니다.



3. 배워라, 수시로 연습하라! 그러면 기쁨이 있을 것이다.



<논어>의 첫 장, 첫 구절이었던 이 문장을 얼마나 많이 읽었는 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드는 생각은 '이게 뭐야! 뻔한 말이잖아.'였습니다. 이 문장을 읽고 마음으로 이해하게 된 것은 매우 한참 뒤의 일이었습니다. 직접 경험을 해 본 뒤에야 이 말이 얼마나 소중한지, 이 말이 얼마나 실천하기 어려운지를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논어를 처음 접한 뒤 십년이 지나서야, 저는 한문 공부에 본격적으로 매진하기 시작했고, 잠잘 시간도, 밥먹을 시간도 아까울 정도로 한문만 보고 살았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제는 한문이 너무 재미있어 잠자기 싫고 밥 먹기 싫을 정도였습니다. 그제야 알았습니다. 공부는, 하면 할수록 더욱더 즐겁게 빠져든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사실, 공자 선생님은 이 문장에서 평소에 우리가 착각하고 있는 사실을 하나 꼬집어 줍니다. '배우는 것'을 곧 '내 지식'이라고 생각하는 것, 바로 이것입니다. 배움은 그저 내 감각을 스쳐가는 순간일 뿐입니다. 그 배움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나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진심으로 착각합니다. 책을 한 번 읽은 것으로 그 책의 내용이 전부 내 안에 들어와 있다고 여깁니다. 교과서 속의 내용을 수업 중에 들었을 뿐인데 내가 다 아는 내용이라고 자부합니다. 그리고는 시험을 볼때에야 느끼지요. 배운 것이 내 머릿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뇌를 거쳐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배움이라는 기회를 얻은 뒤에는 '시간'을 투자하여 나 스스로 '연습'하였을 때 그 내용은 내 것이 됩니다. 공부의 내용이 내것이 되었따는 확신은 마음 속에 '기쁨'을 부르지요. 이는 곧 자신의 성장을 인지하고 자랑스러워하는 감정입니다. 자부심과 조존감으로 연결되는 매우 건강한 기쁨인 것입니다.



4. 기쁘게 공부합시다.






공자께서 제나라에 계실 때 '소'라는 이름의 음악을 들으시고

삼 개월 동안이나 맛있는 고기의 맛도 모르실 만큼 음악을 배우는 데 몰입하시고는

말씀하셨다. "음악 연주를 하는 것이 이토록 재미있는 것인 줄 알지 못했구나."


子, 在齊聞韶, 三月不知肉味. 曰 "不圖爲樂之至於斯也."

자, 재 제 문 소, 삼 월 부 지 육 미. 왈 "불 도 위 악 지 지 어 사 야."



- 논어 술이 13 -




논어의 첫머리에 공부에 관한 내용이 있다는 것은, 공자가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인간은 꾸준히 배워야 성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논어의 곳곳에서 공자가 즐겁게 공부에 몰두하는 모습을 마주칩니다. 이렇게 음악을 배우는데 몰두하느라 고기가 맛있는 줄도 몰랐다니, 이토록 공부가 즐거워지는 순간을 제대로 묘사한 말이 있을까요?


우리 아이들도 이런 모습을 닮았으면 하고 바랍니다. 그리하여 논어의 첫구절을 암기하도록 했습니다.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아!"

논어의 첫구절에 옛날 식 토를 달면 이렇게 읽을 수 있습니다. 이것을 수십번 읽고 외우게 했더니, 얼마 후 큰아이가 문장을 이렇게 바꿔서 외웁니다.

"하기싫으면 부려먹어라!"


그래서 논어 학이 1장은, 우리 아이들이 공부하기 싫고 숙제하기 싫으면 튀어나는 말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기특하기만 합니다. 한문 문장 하나를 외워 자기 자신만의 라임을 만들어 냈으니 아이들에게 이 문장은 자기의 것이 된 것이 아닐까 해서 말입니다.


공자 선생님께서도 떡볶이를 포크로 쿡 찍어, 우리 아이 입에 쏙 넣어주실지도 모릅니다. 한문 공부를 시작이라도 했으니 기특하다고 말입니다.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쌓여가다보면 언젠가는 아이들도 공자의 마음을 이해할 날이 올 것이라고 믿으며, 오늘도 엄마는 아이들에게 잔소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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