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을 사랑하는 법: 아모르 파티(Amor Fati)

여섯 편으로 이어지는 ‘운명을 사랑하기까지’

by Itz토퍼
db4858c4-06fd-4672-9a63-b226580be8da.png by ChatGPT

바닷가에서 자란 저에게 인생이란 항상 망망대해를 떠다니는 배처럼 느껴집니다.


우리는 각자 자신만의 배를 몰고 인생이라는 대양을 건너가지만, 바다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언제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는 날씨는 우리에게 아무런 선택권도 주지 않습니다. 때로는 순풍이 불어 눈이 따갑도록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반짝거리는 바다를 헤쳐 나갑니다. 그런가 하면 때로는 예고 없이 몰려온 먹구름과 함께 나타난 폭풍우가 집채만 한 파도를 일으키며, 배를 삼킬 듯한 기세로 공격해 옵니다.


사람들은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이면 하늘을 원망하고, 자신의 기도가 부족했다고 한탄합니다. 그뿐만이 아니죠. “왜 나에게만 이런 시련이 다가오는가” 하며 자책하는 한편, 저 멀리 순풍을 타고 해양을 가르는 다른 배를 바라보며 시기하느라 정작 자신이 굳게 잡아야 할 키를 놓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니체가 말한 ‘아모르 파티(Amor Fati)’, 즉 ‘운명애’는 그 상황에 대해 다른 자세를 가지라고 우리에게 말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꾹 참고 견디라는 ‘인내’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시간을 두고 버티라는 ‘기다림’도 아닙니다. 오히려 나를 삼킬 듯 덮쳐오는 저 차갑고 맹렬한 파도조차 ‘나의 바다’가 가진 본연의 모습임을 인정하고, 그 파도의 높낮이에 맞춰 기꺼이 몸을 맡기며 나아가라는 긍정의 태도에 가깝습니다.


‘운명을 사랑한다는 것’은 나에게 일어난 좋은 일들뿐만 아니라, 나를 할퀴고 지나간 상처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상실의 순간들까지도 “이것이 나의 삶이었다. 괜찮아. 그러니 다시 한번!”이라고 외칠 수 있는 용기를 뜻합니다.


물론 이 ‘운명을 향한 사랑’이 늘 숭고하게만 읽혀 온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잘못된 신념의 도구가 되어 누군가의 눈을 가리기도 했고, 아픈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기도 했습니다. 이 여섯 편의 글은 아모르 파티의 찬란한 빛뿐만 아니라, 그 이면에 숨겨진 어두운 그림자까지도 가감 없이 들여다보며 이 불완전한 생을 어떻게 온전하게 사랑할 수 있는지에 대한 삶의 지혜를 나눕니다.


이 시리즈가 독자의 바다에 몰아치는 폭풍우를 멈춰 줄 수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적어도 당신이 쥔 키를 더 단단히 붙잡고, 당신을 향해 몰아치는 파도를 향해 미소 지을 수 있는 작은 이정표가 되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운명을, 그 모든 순간을 뜨겁게 사랑하시길.



제1편: 상처까지 사랑하며, 다시 만난다면

제2편: 오타 하나에 지구가 멸망하나요

제3편: 우리가 몰랐던 아모르 파티의 흑역사

제4편: 무너진 운명조차 사랑할 용기

제5편: 인생이라는 랜덤 박스를 사랑하자

제6편: 왜 하필이면 ‘아모르 파티’인가? (2026-1-20)


From: It’s Top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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