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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 갑천씨

10. 갑천씨의 사고

by 씬디북클럽




갑천씨가 사고를 냈다.


사고가 난 건 딸이 대학생이 되던 해 늦은 가을이었다. 도로 한복판에서 갑천씨의 용달차가 멈추었다. 다른 차들과 작은 접촉 사고가 났다. 베테랑 운전수 갑천씨 답지 않은 석연치 않은 사고였다.


갑천씨는 머리가 아팠다고 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다른 차들의 운전수들이 자신에게 삿대질을 하고 있었다. 해골이 깨질 듯 아팠지만 두통약 한두 알이면 참을 만했다. 두통약 여러 알을 입 안에 털어 넣어도 참을 수 없을 때쯤 혜옥씨와 함께 동네 병원에 갔다. 가벼운 뇌졸중 또는 뇌수막염일 수도 있다고 했다. 계속 큰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


혜옥씨는 제나 엄마의 도움으로 그가 근무하는 종합 병원에 예약을 했다. 인천에서 가장 큰 병원이었다. 갑천씨는 큰 병원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이렇게 일을 못 나가면 혜옥씨와 남매는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되었다.

갑천씨의 병명은 뇌종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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