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임팩트리서치 with 로모, 2018.05.20-22
드디어 기대하고 있던 울릉도에 가는 날이었다. 며칠전부터 파도가 높아 부득이하게 들어가는 날짜를 변경했다. 오늘 또한 배가 뜰 수 있다는 보장을 할 수 없다고 전 날 연락이 왔던 터라 안심할 수 없었다. 이대로 울릉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것인가?! 기로에서 본 여행을 기획한 로모 나무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포항-울릉도행이 아무래도 어려울거 같아 강릉을 통해 들어가야할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11:00AM 기차라 급히 짐을 싸서 서울역으로 향했다. 지난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새롭게 개통된 강릉행 KTX에 오르니 여행의 설레임이 시작되었다.
본 여행은 울릉군, 한동대학교 산학협력단, 주식회사 로모가 공동으로 울릉도를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섬으로 만들어가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과정 중 하나로, 전문가들의 답사에 이어, 앞으로 진행될 한달살이 프로그램, 전문가 컨퍼런스 등을 위한 사전리서치이다. 나는 2차답사의 일원으로 로모 나무, 훈훈과 한동대 산학협력단 코디네이터 유설완님, 청년허브 파커와 함께 다녀왔다.
본 여행의 목적에 대한 더욱 자세한 이야기는, 로모의 브런치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릉역에 다다을 무렵 긴장감에 휩싸였다. 제 시간에 여객터미널 도착해야하는 미션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콜로세움과 같은 형태로 만든 강릉역에 도착하자마자 택시를 향해 경보를 했다. 강릉역 공사가 한창인 작년 7월에 왔었던 기억이 있어 역을 한번 둘러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럴 여유는 없었다. 오는 길이 많이 막힐 것이라고 터미널 직원에게 미리 들은 터라 마음이 급했다.
택시를 타고 가며 지도를 보니 왜 교통체증이 심한지 바로 이해되었다. 그 곳은 안목해변 바로 옆이었다. 최근 카페거리로 인기가 많아져 주말인 오늘 당연히 길이 막히는 게 당연했다. 별수 없이 거리 진입부에서부터는 걸어야했다. 그게 빨랐다. 강릉역에 이어 다시 10여분을 경보해서 제 때 도착했다.
그러나 나빠진 바닷날씨 때문에 배 출항시간은 20분여 연기된 상태였다. 그제서야 한숨 돌리며 배가 고프다는 사실을 다들 인지했다. 터미널 주변엔 밥집이 없었고, 건물 하나에 카페만 있었다. 더 멀리 가기에는 출발시간 탓에 부담스러워 할리스 커피에서 커피와 샌드위치로 배를 채우며 한숨 돌렸다.
배에 오르기 위해 터미널로 향했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마침 승선이 시작되었다.
우리가 탈 배는 씨스타11호로 쾌속선이었다. 배 하부가 아래쪽으로 쳐져 있지 않고 스키와비슷한 형상을 하고 있었다. 제대로된 정보인지는 알 수 없으나, 배가 출발하게 되면 살짝 가라앉는다고 주변에 계신 아저씨가 말했다. 출발하자마자 배는 심하게 흔들렸다. 방향을 전환하는 도중이라 좌우로 파도에 흔들리다가 앞으로 나아가자 이내 앞뒤로 심하게 흔들렸다. 불과 10분여 항해했을 때 무척이나 내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3시간을 간단 말이야?! 시간이 지날수록 아비규환이었다.(흑흑) 가는 내내 구토를 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많은 사람들이 바삐 화장실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선원들은 바쁘게 움직이며 어르신들을 부축해서 뒷편 바닥에 앉게 했다. 단체관광객으로 보이는 어르신들이 많았는데, 이런 점으로 보아 울릉도는 전혀 효도관광으로는 불합격이었다. 나 역시 약을 먹었지만 계속 핸드폰을 보다가는 멀미를 할 거 같아 내려놓고 잠을 청했다. 습도때문인지 공기의 쾌적도를 유지하기 위해서인지 에어컨을 쎄게 틀어놔서 너무나 추워 잠에 들었다 깨기를 반복했다.
예정된 3시간 30분보다 더 늦은 4시간이 지나서야 힘겨운 항해가 끝이 나고 섬이 보였다.¶
[여정편]
01. 쉽게 갈 수 없는 섬
02. 노을 아래 디딘 첫 걸음
05. 잔잔한 물결따라 떠나온 섬
[마을편]
06. 옹기종기 태하마을
07. 또다른 세계, 나리분지
08. 든든한 현포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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